봄맞이 산행
남해 설흘산-응봉산
선구마을-응봉산-설흘산-다랭이마을(가천리) 6.6km 3:36
*선구마을~300고지
완만한 동네 뒷산 느낌으로 산책하기 좋다는 느낌이다.
*300고지~응봉산 정상부
거리는 얼마 안되지만 300고지를 올라서면서 시작되는 암릉구간이 응봉상 정상부까지 이어져 쉬 속도를 내기 어렵게 한다.
*응봉산~설흘산
가파르게 응봉산을 내려오면 한동안 완만하게 오르내리는 길이 펼쳐지다 설흘산 봉화대 근처에서 숨을 가파르게 한다.
응봉산 정상부와 달리 육산의 풍미를 더 준다.
가천리로 내려서는 길이 설흘산 쪽으로 나 있어 혼동하기 쉽다. 이정표를 잘 살펴봐야 한다.
*설흘산~다랭이마을
가파른 내리막이라 힘들다. 이리로 거꾸로 오른다면 뚜껑 열릴뻔했다.
'괜히 간다고 했나...' 언제나 아침이면 후회 아닌 후회를 한다.
일어나기 싫다.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일어난다.
점심꺼리를 준비하려 나보다 훨씬 먼저 일어나 분주히 움직이는 마눌님을 봐서라도 일어나야지.
게다가 오늘은 아이까지 데리고 가야한다.
이제 제법 체력이 늘어서 녀석이 나를 앞질러가는 경우도 있다만,
장거리 여행이다보니 이런저런 걱정이 앞선다.
간만에 버스가 만차다. 인원수 세는데도 편하다. 빈자리 3개만 확인하면 된다. ㅋ
처음 계획을 세울 때 설흘산부터 시작하는 코스를 잡으려던 1번 무전기...
여기저기 산행기를 보니 대부분 선구마을에서 시작한다. 완만하게 오르는 게 건강에도 좋을 듯...
녀석 어찌나 진정한 산악회 어쩌구... 운운하면서 투덜거리던지 ㅋ,
그래도 41명이나 되는 대 부대를 이끌고 "선구리-응봉-설흘-가천"코스를 선택하길 잘했다.
응봉산 주변이 온통 암릉구간이다. 그것도 비스켓을 세로로 세워놓은듯한 거친 암릉이다.
게다가 설흘산부터 가천리 다랭이마을 까지 하산 코스가 가파르고 거칠다.
아마도 사람들 처음 계획대로 끌고 왔다가는 엄청 욕먹었을 것 같다.
여기저기 나무마다 꽃망울을 머금은 것이, 이제 곧 꽃천지가 될 것 같다.
6.6km의 짧은 구간임에도 거친 암릉코스라 그런지 제대로 속도가 나지 않았다.
점심시간 포함해서 3:40정도 걸렸다.
선구마을 들머리는 네비게이션에 '남해노을펜션'을 치면 된다.
들머리 입구에서 단체 인증샷~
팟팅!
들머리에서 바라본 풍경.
마늘밭과 지방도 넘어 선구마을, 선구마을 너머 바다다~
펜션이 여기저기 있어 콘크리트 포장길만 찾다가 제대로된 산행길을 찾는데 많이들 헤매는지 들머리에 리본을 엄청 달아 놓았다.
산행 내내 거의 바다를 볼 수 있다. 조금 뿌옇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제법 조망이 좋다.
15분 쯤 걸었나? 첫 번째 조망이다. 얼마 오르지 않아 바다가 싱그럽게 우릴 반긴다.
한동안 동네 뒷산 같은 포근함을 주던 길이... 드디어 300고지를 넘어서자 암릉 구간으로 바뀌고 만다.
암릉을 피해가는 길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위길을 따라 낑낑대며 오른다.
왜냐면 계속 이어지는 풍경이 주는 그 맛을 도무지 떨칠 수 없기 때문이다.
처음엔 거대하게만 보였던 시루봉 뒤의 고동산도 한참이나 내 발 아래로 떨어졌다.
장등산을 등에 지고 임포마을과 운암마을이 포근하게 둥지를 틀고 있다.
이제 멀리 서쪽으로 新여수항이 보인다.
제작년 진달래보러 왔던 영취산이 저 바다 너머다. 전라도 여수다.
전라도와 경상도가 이리 같이 붙어 있는데,
어찌 사투리도 확연히 틀리고 감정도 다른지 모르것유~
암릉이 방향을 바꾸어 자리를 잡아 멀리 우리가 산행을 시작했던 선구마을이 보이 원샷으로 잡힌다.
내 눈에도 멋지게 보이는 풍경인데,
외국인들 눈에는 우리가 나폴리 뭐시기 보는 것처럼 이국적으로 보이겠지?
암릉구간이 응봉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내내 바다도 한껏 볼 수 있다.
응봉산 정상...
뒤로 보이는 산이 설흘산이다.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돌무지 위 돌맹이 바람이 제법 부는대도 잘 버티고 있더군.
설흘산 쪽 조망은 좋은데 우리가 지나왔던 구간-선구마을 쪽 조망은 별로다.
나무가 무성해지면 이 쪽 조망은 좀 그저그럴 것 같다.
여기서 가천마을로 바로 내려서는 길이 있는데,
산행로 방향이 설흘산 쪽으로 나 있어
나처럼 처음 오는 사람들 자연스레 쉬운길로 잘못 내려서기 딱 이다.
1번 무전기 무전을 친다. 응봉산 정상에서 이정표 잘 보고 찾아 오라고...
지난 이야기를 먼저 하자면... 후미 대부분이 이곳 갈림길에서 자유를 찾은듯 ㅎ
응봉산 정상에서 내려서기 시작하면 가파르게 내리꽂는 길이 이어진다.
다행히도 얼마 안되지만 가파르디 가파른 길을 내려서면 편안한 산책길이 1km 정도 이어진다.
이 길에서 슬슬 체력을 비축하고 호흡을 가다듬어야 한다.
왜냐하면 봉수대가 있는 설흘산으로 올라서야 하기 때문이다.
설흘산 정상 턱밑에서 보니 숨이 막힐 정도로 가파르다.
그러니 봉화를 피웠겠지.
그래도 다행인 것은 길이 정상을 향해서 정직하게만 나 있지 않다는 것이다.
지그재그로, 때로는 허리를 감아 돌듯이
그래도 스틱을 뽑아 힘을 보테야 한다.
아들 녀셕이 힘든지 숨소리가 너무나 거칠다.
녀석에게 숨을 고르고 천천히 오르라하고
먼저 내 패턴을 유지해 앞으로 나간다.
같이 쉬면 나도 와르르 무너질 것 같은 느낌? ㅋ
몇 십미터를 남기고 망산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선발로 나선 1번 무전기가 망산을 다녀 내려오는 것이 보인다.
언제 또 올까 해서 가봤는데... 좀 그렇다네.
그래 괜히 왔나보다. ㅋ
측량삼각점 하나가 달랑 있고 봉우리는 온통 철쭉나무으로 빼곡히 둘러싸였다.
철쭉만 없으면 조망이 꽤 좋으련만, 인간 눈요기 위해서 그렇 수는 없겠지.
뒤 돌아 내려선다.
다시 오른다.
와우! wow!!!
남해 설흘산(雪屹山) 봉수대
남해 설흘산 봉수대는 해발 490m 설흘산 정상에 자연암반을 기반으로 돌을 쌓아 만든 것으로
위에서 보면 원형에 가까운 형태지만 밑 부분은 각이 져 있다. 높이6m, 지름7m, 둘레가 20m 이다.
남해금산 봉수를 받아 내륙의 망운산 순천 돌산도 봉수와 연결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조선 때 남해안 방어와 관련된 시설로 당시 통신체제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인정
경상남도 기념물 제248호로 지정, 2007.2. 봉수대 주변을 복원‧정비하였다고 한다.
<안내글에서 옮겨옴>
이제 다랭이마을이 코 앞이다.
층층이 이어진 논과 밭이 가까이 보인다.
어찌나 가파른 내리막인지...
발가락으로 체중이 마구 쏠린다.
날머리 인근에는 너덜지대까지 포진하고 있다.
지친 발걸음에 자칫 삐끗하면 발목나가기 쉬운, 위험한 코스다.
그래도 거의 다 왔는지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다랭이마을이다.
내려서서 마을 구경 좀 하고 싶은데,
집으로 올라갈 길이 막막하니 다들 참기로 하고 먼 발치서 그림만 그린다.
뒤풀이 식당 앞에서 한 컷~
식당 이야기 좀 하자.
식당이 해바리숯불장어구이, 설흘산에서는 약 30분 정도 떨어진 식당인데... 대부분 이 동네가 멸치쌈밥이 특색 메뉴다.
아~ 근디 제작년 남해 금산 때 어찌나 비리고 맛이 없던지 사람들이 다들 숟가락을 일찌감치 놓고 나가버려서 회비는 아낀 웃지 못할 기억이 있다.
간만에 바다에 왔는데 회를 먹자니 쩐발이 딸리고,
또 멸치보쌈을 먹자니 나부터가 내키지 않는다.
그래서 찾은 것이 "바다장어"
보통 1인 분에 15,000원 18,000원하는데 여기만 1인 분에 12,000원이다.(인터넷엔 아직 11,000원인데 얼마전에 가격이 오름)
다른 곳과 다르다면 싼 대신 다 구워서 돌판에 올려져 나온다는 점. 소주도 3,000원이다.
싼게 비지떡이라고 다들 금새 먹어치우는... 양이 좀 그렇지만 그래도 숯불에 구워먹는다고 호들갑피우면서 돈 쓰는 것보다는 낫다. 전반적으로 괜찮은데 단체손님 받는데 영 살갑지가 않다.
그래서 쫌 마이너스다. ㅎ
아무튼...
단체 산행이었지만, 개인적으로 아들과 함께 꼭 붙어서 하루를 함께 했다.
녀석, 산행도 시원하게 잘 해주고 한껏 어른스러운 모습이다.
이제 공부한다 뭐한다 같이 할 시간도 조금씩 줄어들 텐데
따라다닌다고 할 때 자주 데리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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