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덕산 청벽산 종주
마암리-마두산-명덕산-구비고개-달걀봉-마티-국사봉-매봉재-청벽산-마암리
16.8km | 6:20 | 2.7km/h
2018-03-31_09-31-03_명덕_청벽_환종주.gpx
계룡산 인근 하신리부터 꼬침봉을 지나 마티, 그리고 청벽까지 이어지는 종주 길은 비교적 많이 접했다.
대전으로 출퇴근하면서 매일 지나치는 살줄기의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워 찾아 나선 길인데,
그 기억이 벌써 2009년부터의 일이니까 10년 정도 되고 말았다.
10년...
무슨 일이 있었나?
승진이라는 달콤한 유혹에 한밤중을 야근으로 불밝히고,
그래도 짬을 내어 건강을 다진다며 틈새산행을 하고,
그러다 그 승진이라는 욕망의 굴레를 잠시 벗어나 무리를 해서 산행질을 하다보니
지금까지 '통증'이란 친구가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살아가면서 또 다른 한 마디를 지나는 성장통? 같은 느낌이랄까?
산행을 얼마간 접어보기도 하고, 가벼운 산행으로 바꿔보기도 했는데
기나긴 세월 간 쌓여온 잘못된 습관에 비롯한 이런저런 삐걱거림이 하루 아침에 해결될 것이라는 것은 무리지.
그런 걸 알면서도 괜히 짜증이 난다.
100대 명산이니 백두대간이니,
다른 사람들 대간 산행에 휩쓸려 이렇게도 저렇게도 다녀봤지.
그런 쫓음 산행에 드에 돈과 시간 앞에서 한 없이 나약해지는 나... ㅎ
얼마 전부터 아우성거리는 또 다른 '통증'에 맞서 겸손한 마음으로 산행길에 나서기로 한다.
브랜드 산행에 맞들린 내게 쉬 들어오지 않을 수 밖에 없는 산 명덕산.
최근 다시 가까운 곳부터 다시 시작하려는 산행을 위해 공주 주변 산을 찾아 볼 셈으로
포털사이트의 지도를 뒤적거리던 중 '명덕산'이 보이는 것임.
게다가 그 산행 궤적이 청벽까지 이어져 환종주를 하는 거임.
선택지를 두고는 석달 동안 망설인 끝에 배낭을 짊어지게 되었다는 말씀.
http://yyh911.tistory.com/12 GPS가 대중화 되기 전, 꼬침봉 찾아 헤맨 일부터
http://yyh911.tistory.com/15 멋모르고 꼬침봉-청벽 종주 해치워 버리고,
http://yyh911.tistory.com/381 최근 청벽-국사봉에서 마음을 가다듬고...
*명덕산 구간
떡갈나뭇닢이 너무나 무성해서 길 잃기 쉬운 곳이 많다.
다행히 길을 잃어도 그리 위험할 정도의 숲은 아니지만,
헛고생을 하지 않으려면 산행로를 찾는데 신경을 온통 쏟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의심나면 지도를 잘 활용해야 한다.
여기저기 푹푹 빠질 정도로 쌓인 떡갈나무잎더미에 이런저런 개발로 길을 낸 임도가 참~ 헷갈리게 한다.
완연한 봄이 오기 전에 눈에 익지 않은 명덕산을 찾은 이유도,
그나마 수풀이 무성하지 않는 시절을 택해야만 덜 구생할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청벽산 구간
역시나 나뭇닢이 장난이 아니다.
그래도 여긴 사람들이 제법 다니는 길이라 길을 찾느라 그리 고생하지 않아도 된다.
중간에 산림박물관에서 조성한 등산로까지 겹쳐 예전과 달리 안전하다.
국사봉 언저리와 청벽산 언저리의 뷰포인트가 정말로 끝내준다.
주차 할 곳 찾기가 참~ 난해하다.
청벽 주변이 어느새 식당과 이런저런 상업용 시설로 들어 차 있어서 함부로 차를 댔다가 생업으로 하시는 분들께 욕을 작신 얻어 먹을 것 같더라.
그리하여 짱구를 돌리다 찾은 곳이 청벽대교 밑이다.
뭐라고 해도 여긴 공유지니까 나도 대들어 할 말이 있다. ㅎ
청벽대교 밑에 주차를 하고 잠시 다리 밑의 풍경을 감상한다.
금강의 '보' 수문을 개방해서 그런지 물이 많이 빠졌다. 수심이 족히 1미터는 빠진 것 같군.
여기저기 드러나는 모래톱이 오히려 더 정감있게 다가온다.
청벽에서 갑사로 가는 국도변에 들머리가 있다.
산행 정보를 얻으려 찾아가 누리꾼의 블로그글 을 따라 철계단을 따라 올라갔더니 장어집 영업장 한 마당이다.
이런~ 지송....
장어집 뒷길로 올라가다보면 이거이 어떤 분 산로로 향하는 길인지 갸웃뚱거리게 한다.
초행길에는 이런저런 본능을 일깨워 길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ㅎ
산길 곳곳이 바람에 몰려와 쌓인 떡갈나뭇닢 덕에 숨바꼭질을 제대로 한다.
마두산... 봉우리는 온통 참나무로 둘러쌓여 조망을 기대하기 어렵다.
나무 사이로 가련히 보이는 금강
금강 옆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청벽산... 오늘 마무리를 할 곳이다.
동네산이라고 깔봐서는 안된다. 능선까지 등고선과 맞서는 오르막이 제법이다.
아들녀석 일정에 맞추어 함께 나오다 놓고 온 스틱이 너무너무 그립다.
이런 산행이 대부분 그렇듯이 오르락 내리락을 수 없이 반복하다보니 체력단련에는 그만이다만,
능선에 접어들어 쉴만하면 또 내려서서 올라야한는 ... ㅋ
그래도 환하게 웃어주는 봄 꽃 덕분에 맘이 활짝 개인다.
이름 없는 또다른 고지에 올랐다.
숨을 돌릴만한 공터다.
봉우리는 얼마 전까지 무덤이 주인이었나보다. 지금은 이장을 했는지 흙이 뒤엎혀진 흔적이 역력하다.
명덕산부터 달걀봉까지 유난히 산소자리가 만더라.
좋은 명당이라는 생각도 들었다만,
한편으로는 묘 쓸 몇 평의 땅도 없어서 산골짜기까지 올라와야 했던 가난 때문은 아닌지... 측은한 생각도 들더라.
보살핌이 잘된 묘소보다는 거의 버려지다시피한 곳이 많더군.
한 3km정도 지났을 때부터 임도나 나타난다.
벌목구간이 시작된다.
임도를 따라가다보면 엉뚱한 길로 접어들기 쉽다.
이런 곳에 리본이 필요한 건데, 있던 리본이 벌목하면서 같이 사라진 것 같다.
벌목 구간.
지도에서는 과수원으로 표시되어 던데,
업종을 바꾸려는 건가?
임도를 따라가다 얼결에 루트에서 벗어나고 말았다. ㅠㅠ
그래도 우뚝 솟은 봉우리는 올라야 할 것 같다.
명덕산 지나 328.6m고지.
다시 그 길을 찾아 오른다.
이럴 때 가장 힘이 빠진다. 정상적인 산행보다 2배나 힘이 드는 것 같다.
그래도 여긴 북쪽으로 시야가 탁~ 트였다.
그나마 이 시야는 어떤 분의 산소가 있기 때문이다.
멀리 계룡산 줄기가 보인다. 제법 괜찮은 포인트인데, 오늘도 이높의 미세먼지가 시야까지 가린다.
이 봉우리 정상에도 묘가 있다.
바로 아래 햇볕 잘드는 산소와 달리 봉분도 작고 한 것이 후손들이 산 주인 몰래 써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들머리 때 갑사 방향 지방도를 다시 만나기 위해 내리막길을 따라간다.
갑사터널이 생기면서 오가는 사람들이 뜸해진 구비고개
고갯길에서 내려오는 날머리도 그렇고, 다시 들어서는 들머리를 찾는 것도 그렇고...
여기서 생업을 하고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짜증' 덩어리인가보다.
오가며 하나 둘씩 집어드는 것이 이분 들 생업과 관련 있을 테니...
사유지라서 리본을 달아도, 달기도 어려울테지,
지도를 보고 산줄기를 찾아 오르니 오엽송 나무 사이로 번듯한 길이 나온다.
그 길을 따라 능선을 자아 낙엽속을 헤매다 찾은 철조망.
한동안 철조망을 따라 'ㄴ'로 따라가면 된다.
개인이 이런 철조망을 수 km나 시설해놓기는 힘들텐데.
안에 산삼을 재배하고 있던지, 국가 주요시설물이라도 있는걸까?
마암리 산108, 110, 111-1 일원인데, 소유주는 개인이더만,
지적 경계도 아닌 것 같구...
등산로가 이 철조망을 지나 다시 제법 이어지는 것을 보면 예전부터 사람들이 많이 다녔던 것 같은데???
아무튼...
달걀봉부터 마티고개로 갈라지는 봉우리까지는 길이 참 희미하다.
몇 번을 Locus에 의존해야 했다.
드디어 낯익은 장면이 펼쳐진다.
앞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우산봉이다.
마티고개를 지나 올라가야할 국사봉
여기서 보니 정말 사람이 엎드려 있는듯한 보습 같다.
말도 쉬어 가야만했다는 마티고개
이제는 터널이 뚫려 드라이브코스가 되고 말았다.
국사봉으로 향하는 들머리는 길 건너 국사봉쪽을 차분하게 바라다 봐야 한다.
10km를 지났다.
참을만 했다던 근육이 반란을 일으키려한다.
무엇보다 마티로 내려서는 그 무지막지한 내리막 때문에 왼쪽 무릎에서 신호를 보낸다. 겁난다.
아~ 좋다.
산불감시 무인카메라가 설치된 국사봉 인접, 뷰포인드!
마티에서 그냥 내려설까 고민했는데 정말 잘 왔다.
국사봉을 지나 후다닥 매봉재까지 왔다.
이젠 무릎통증이 제대로다.
과학고등학교 쪽으로 내려서야 할 것 같다는 생각뿐이다.
아래 사진이 매봉재 벤치에서 찍은 이정표 사진이다.
내가 산행하면서 벤치에 앉아서 쉬는 일은 거의 없는데 ㅠㅠ
여기서부터는 자주 쉴 수밖에 없었다. 집을 나설 때 잊고 온 스틱이 간절하다.
산림박물관↔과학고, 고갯길에 '+'형태로 국사봉~청벽으로 이어지는 산행로가 교차한다.
내 마음도 이런 저런 일로 교차한다.
내려서는 내내 통증 때문에 그나마 길이 편한 여기서 다 내려놓고 하산하려고 맘을 다잡았는데,
포기하고는 좀 쉬고 났더니 다시 간사한 욕심이 치밀어 오른다.
"청벽 포인트"의 휴혹... 맛 본 사람은 쉬 버릴 수 없다.
자주 쉬기로 하고 다시 오른다.
미안하다 무릎아~
0.9km는 뭔 생각으로 왔는지 모르겠다.
통증 때문에 이런저런 걸음걸이를 다 해봤다. ㅎ
그래도 이정도면 보상은 충분하다!
멀리 세종시도 보이고,
보 수문을 열어서 그런지 금강 상류쪽으로도 모래사장이 여기저기 눈에 띤다.
통증에 효엄이 있는 찐한 연두빛 새싹
아~
기초체력 훈련을 꾸준히 해야겠다.
산행 말미의 통증 때문에 뭐라고 마무리를 지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 종주 구간을 쪼개서 잘 정비하면 이 쪽 상권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더군.
헌데 사유지가 많아서... 그게 쫌 그렇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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