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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세상사는 이야기

주둥이

by 여.울.목 2015. 5. 6.
해가 바뀌어
꽃보다 초록이와 연두가 어울려 만들어내는 봄의 향연은 사람들을 산과들로 발길을 내딪게 만든다.


그 연한 초록의 유혹 때문에,
가끔씩 이맘 때면 이렇게 새벽에 고통 아닌 고통에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인다. ㅠ


옻...
조금만 먹어야 하는데,
귀한거라고 연한 잎사귀를 잎 안으로 마구 우겨넣더니
결국 일요일부터 녀석이 꿈틀대더만
내 입이 ^주둥이^가 되고 말았다.

아침 밥상에 오른 제철 밥상을 보고는
부푼 입술과 옆트임까지 진물로 말라붙어 크게 입을 벌리지 못하는 주제에 말을 한다는 것이
"버 버버~!"
인상을 잔뜩 찡그렸나보다. 벌컥 화를 낸것이다.


갑자기 이솝우화 '두루미와 여우'이 생각 나는 것이여. 난 스스로 짐승 주둥이로 부풀어 오른 내 입이 웃기기도하고 머꼬 싶어도 입을 오무릴 수도 벌릴 수 없는 고통에 비명처럼 내뱉은 말인데...
입을 한껏 벌려야 먹을만한 제철음식을 정성껏 올려 놓은 것이여.
사실 주둥이라면 동물적으로 더 쩌~억 벌려 맛나게 우겨 넣었어야 하는데 말여 ㅎ


밥상머리 교육? 그건 한 참 물건너가고 만다.
뭔지도 모를 원시적 으르렁거림에 밥상 분위기가 허막하기 그지없다.
적막감에 미안스럽고, 시과도 할 수 없는 상태 ㅠ
그냥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어린이 날이라는데, 이런 몸으로 아이들과 밖으로 나설 수가 없다. ㅋ
아그들아 아직 너희보다 철 없는 아빠를 용서해다오.
게임 좀 그만하고 책 좀보라고, 방 정리 좀 하라고 제 일을 스스로 챙겨 조절할 줄 아는 이성적인(?) 사람이 되라고 잔소리할 때는 언제고
아비는 술이나 옻을 먹을 때마다 과유불급으 니들에게 내 가진 패가 별것 아님을 매번 들키고 만다.

그래도 내 귀여운 주둥이 옆에 얼굴을 비벼주니 이럴 땐 니들이 어른 같다.

옻탐 덕에 연휴 내내 의자에 걸터 앉아 밀린 숙제를 많이 했다.

핑계 같지만 가끔 어쩔 수 없는 이런 일탈에서 내 자리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볼 구 있는 기회를 갖는 것 같다. ㅋㅋㅋ

그나저나 병원가서 주사도 맞았는데, 빨랑 가라앉아야 주말 제암산에 오를 수 있을텐데 걱정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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