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안 우유 두 팩, 무얼할까?
여기 저기 찾아보니 우유와 계란을 가지고 핫케이크를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퇴근길에 4,300원 짜리 핫케이크 믹스를 샀다.
거칠지만 아빠가 간식 만들어주마~
괜히 일을 벌리는지 모르겠다.
핫케익 믹스를 사오는 차 안, 나보다도 더 흥분되어 있는 우리 아들.
제품 뒷면의 요리법을 읽어 내려가면서 자기도 한 몫을 하겠다고 선언하고는 콧노래를 부른다. ♬
방법은 간단하네~
1인분: 핫케익 250g 한 봉 + 계란 하나 + 우유(또는 물) 150ml
1. 계란 풀기
한 봉지에 1인분이라고 해서...
사람이 몇인데 1인분 가지고 되겠어? 욕심을 부려 계란 두 개를 풀어 넣는다.
거품기로 박박 비벼주니 아마츄어가 했는데도 제법 잘 섞이네요.
2. 우유 붓기
우유를 250g 한 봉 당 150ml를 넣어랍니다.
2인분을 만들기로 했으니까 우유를 300ml를 넣으면 된다.
우유 한 팩에 200ml니까 한 팩 넣고, 100ml만 정확히 재서 부어주면 된다.
큰 아이가 조심스레 우유를 계량컵에 부어준다.
녀석, 떨고 있다. ㅋ
(우리 같은 아마츄어들에게는 저울과 계량 컵이 없으면 ... ㅎㅎㅎ)
3. 반죽하기
반죽... 손으로 하는 건 없다.
그냥 계란 거품기로 잘 저어주면 된다.
아~ 그런데 1인분!!!
간식 1인분이 얼마나 되겠냐는 생각에 250g 두 봉을 몽땅 넣었더니 ㅠㅠ
냄비 한가득 찬 반죽
너무 욕심을 부렸구나
이 많은 반죽을 언제 다 구어낸다냐~
3. 굽기
이제 팬에다 구우려니,
녀석들 지금까지의 과정에 벌써 질렸는지 다들 도망가서 지들끼리 방구석에서 공놀이를 한다.
그래 튀기는 것이 아니고 굽는 것이다.
그래도 반죽이 팬에 달라붙으면 안되니까 기름을 쳐주는데,
그 기름도 많을 것 같다고 키친타올로 닦아내란다.
미리 약한 불에 달구어진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하라는대로 키친타올로 닦는다.
그리고 반죽 한 국자를 팬에 차분하게 올려줍니다.
그리고, 설명서에서 나오는대로... 반죽에서 아래 사진과 같이 기포가 올라오면 뒤집어 주면 되는데,
- 조금 맘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불을 정말로 약하게 해야 하더구요
- 가능한 얇게 펴주는 것이 좋구요
- 기포가 올라오더라도 약한 불이니까 반죽이 조금 노릇해만 하면 천천히 뒤집어도 되네요
- 그리고 자꾸 걱정된다고 기름을 붓지 않아도 되더군요
아무튼 한 번 해 보면 압니다. ㅎ
첫 번째 작품은 탄 부분이 많았죠.
불이 너무 쎄고, 팬에 부은 반죽이 너무 두터워서 안은 질퍽- 겉은 검게 타고 기름에 튀겨지고 ㅋ
그래도 초보자 치고는 제법 색깔이 잘 나온다.
제품 설명서엔 뒤집어 준 후에 1분 정도 있으면 다 된다고 하는데,
1분 하고도 조금 더 진득허니 있으니까 적당하게 노릇하게 익더만.
아무래도 불 세기에 따라서 만드는 사람이 적당히... 경험이 최고다.
4. 이젠 먹어봅시다.
왼쪽 접시는 처음 시도할 때 걱정되서 기름을 여유있게 부었더니 기름 기포로 여기저기 패여 있다.
반면 오른쪽 접시는 기름을 따로 붓지 않고 약한 불에 여유 있게 구워준 것이여.
우리 딸아이가 시식을 하기 시작한다.
시럽을 뿌려 먹으라는데,
냉장고가 부실해~. 그래서 달달한 요플레가 있길래 찍어 먹기로 했지.
아이들이 맛있게 잘 먹는다.
아빠의 거들먹 거림을 대견히 여겨 잘 먹어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결론은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다는 것이지만 욕심은 부리지 말자는 것이지.
다음 번엔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지.
다음 번엔 1인분만 해서 말 그대로 간식으로 먹을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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