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향적산이라...
전날 친구와 산에 오르기로 약속을 했는데... 일요일엔 출근을 해야 할 것 같고, 아이들이 같이 놀아달라고 하는 터에 근처 마땅한 산을 찾다보니 지난 봄에 오른 향적산이 생각났다.
유난히도 길고 추웠던 지난 겨울을 겪은 저 나무들에게 푸른 새 잎은 언제나 나올까 심히 걱정스럽게 올랐던 향적산.
여름 내내 쏟아 부은 빗물에 가파른 오르막 산길 여기저기는 물이 파 놓은 깊은 주름이 곳곳에 나 있었다.
봄날 내 걱정과 달리 산은 오통 푸르름이다. 거센 바람 때문에 여기저기 부러진 나뭇가지가 전쟁의 잔해처럼 널부러저 있었다.
여름의 향적산이라...
그냥 오름에 땀방울이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온다.
친구와 근 10여년 만에 함께 오른 산이다. 그렇게 서로 자기의 삶을 사느라 오랫동안 다른 산을 오르내리고 있었나보다.
술에 찌든 몸뚱이를 이끌고 향적산 봉우리에 다다를 무렵 야생꽃이 우리의 맘을 환하게 만든다. 햇볕 아래였지만 그 꽃을 바라보며 있는 능선엔 시원한 바람이 살맛나게 해주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 100대 명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친구가 이렇게 가까운 곳에 좋은 산이 있었다니! 하며 산을 맘껏 즐긴다.
그렇게 쪽 술기운을 빼내고는 아쉬운지 맑은린과 또다시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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