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찾은 운장산
2016.06.11. 운장산
피아목재(운장산주차장)-활목재-서봉(칠성대1122m)-운장산(1125.8m)-동봉-내처사동
6.7km 4:00 (평균 1.6k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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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전화음성부터 뾰루퉁하더니 새벽 5시 조금 넘어 1번 무전기가 참석불가 의사를 톡으로 던지고 묵묵부답... 건강 잘 챙겨라~ 참석예상 22명에서 빼기 4를 하고 출발한다.
진짜 리무진 우등버스로 바꿔야 하나 ㅠㅠ
병대가 시작점의 높은 고도를 그리도 원하더만 588m지점에서 산행이 시작된다.
오늘은 산행대장님과 1번무전기님의 빈자리를 박 위원이 대신한다.
운장산은 벌써 세 번째인데, 피아목재에서 출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거꾸로 돌아서 그런지 참~ 낯설다.
운장산주차장의 휴게소는 폐업을 한지 한참은 되어 보이는 것이 상태가 관심 밖에 있는 폐교와 다름없는 신세다. 너른 주차장에 우리를 내려놓고는 버스가 얼마 기다려주지도 않고는 도착지점(내처사동)으로 꼬랑지를 뺀다.
아직도 누룩 내음이 몸에 가득 배어있는 선배님들의 아쉬운 탄성이 쏟아진다. ㅋ
오르는 길은 생각보다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고, 불금을 보내신 이력임에도 탄력 있게 따라 붙으시는 분들이 참으로 놀랍다.
얼결에 배낭에 넣게 된 소주 대병과 물의 무게와 며칠 동안의 밤샘으로 지친 몸땡이가 움직거리지 말고 아예 땅에 붙어 있자고 난리다.
내처사동에서 오를 때 동봉까지의 길은 계단식 봉우리로 사람 간보는데 딱인 코스인데,
우리가 잡은 코스는 칠성대 앞까지 화끈하게 오르고는 활목재에서 고개를 푹 숙였다가 여이 땅! 하고 우당탕 오르면 된다.
<왼쪽 뾰족한 봉우리가 칠성대, 오른쪽이 연석산이 있는 능선>
<연석산 쪽을 다시 찍어 봄>
<동봉은 부끄러운듯 구름 뒤에 숨어 있고...>
<활목재에서 긴 한 숨을 돌리고, 막바지 오르막 채비를 한다>
바라보는 각도 때문인지 칠성대가 제일 높아 보인다. 볼품없는 정상 운장대에 비해면 3.5m 낮을 뿐인데 대표직도 빼앗기고... 병대가 맘 먹고 클릭 몇 번 잘하면 순위가 바뀔 수도 있는 거 아닌가? ㅎㅎㅎ
칠성대에 다다르자 북쪽으로 몰려가는 구름이 운장산 능선을 뛰어넘지 못하고 턱걸이를 하느라 바람과 한기가 능선 전체를 감싸 안고 만다.
운무가 주는 광경도 좋았지만 칠성대와 운장대 사이의 멋진 능선을 감상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 산 제일봉 운장대는 그 좋은 자리를 통신시설에 내어주고는 다른 산에 그 흔한 정상석에 비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화강암 조각으로 자리를 때우고 있다.
남과 북쪽으로는 나무가 우거져 조망이 그닥 좋지 않지만 동서로는 볼만한 경치인데 구름이 모두 점령해버려 다들 싱거운 표정으로 점심전을 펼 동봉으로 향한다.
<구름에 가려 잘 생긴 능선의 모습 보는 건 포기해야>
<동봉에서 바라본, 구름에 가리운 운장대와 칠성대>
동봉으로 가는 구간에서 보이기 시작한 몇 명의 군인들, 그 행렬이 띄엄띄엄 생각보다 길게 이어진다. 공수특전사 대대 병력이 체력단련을 온 것 같다. 다들 부사관 이상인데 대대장한테 꼼짝없이 잡혀 주말에 영외로 나가지 못하고 두꺼운 전투복을 입고는 땀을 뻘뻘 흘리고 있다.
힘들어도 건강을 위한 여가를 보내는 우리하고는 달리 직업인데 어쩐다냐 힘들어도 잘 참아라~
동봉 정상석은 언놈이 빼갔는지 이빨 빠진 잇몸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더군.
동봉에서 한 100여 미터를 내려가니 점심전을 펼만한 공터가 보인다. 드디어 배낭속의 알콜을 꺼낸다. 선배님이 싸주신 해삼을 시작부터 나누어 짊어지고 온 병대와 경성이도 짐을 던다.
점심 메뉴가 갈수록 푸짐해진다. 갖은 푸성귀와 장류, 해산물로 작은 잔치를 벌이는데, 홍 선배님께서 칠성대 중턱부터 속이 안 좋으시더니 식사를 못하신다. 뒤풀이까지 생략하고 가셨는데 많이 허기지셨을 것 같다.
<내처사동으로 내려가는 길은 산죽과 참나무로 빽빽하다>
<이제 다 왔다. 주차장 부근 전나무 숲, 비가 오는데 비오는 느낌은 안 든다>
<소나기가 제법이다>
내처사동까지는 2.3km, 1시간이면 된다.
군인들의 산악행군을 보아서 그런지... 그들보다 더 질서 정연하게 발길을 내딛는다.
동봉에서 내처사동까지의 길은 대부분 산죽으로 가득한 것 같다.
사람의 키 높이까지는 산죽이 그 위로는 참나무가 무성하게 푸르러 햇볕을 가려준다.
나무사이로 한 두 방울씩 내리던 빗줄기가 하산을 완료하니 제법 시원하게 내린다.
산행 내내 구름 뒤로 태양이 숨어서 그런지 더운 날씨 때문에 고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시원한 바람과 빗물로 초가을 산행을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쉬움은 항상 조금 더 많은 동문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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