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장군산
산행 7.37km | 2:14
걸어서 차도를 따라 원점으로 오는 길 1.9km |0:20
2017-07-16_10-35-07_장군산.gpx 산행 트랙
2017-07-16_12-50-24.gpx 원점회귀를 위한 차도 이동 트랙
공주시 장기면... 이제는 세종시 장군면으로 바뀐 곳이다.
장군면, 장군이라는 명칭이 김종서 장군 때문에 붙여진 지명이라고 한다.
<인물로 본 공주역사 이야기> 라는 책을 보면 김종서 장군의 유명세를 타서 "장군"이라는 지명이 붙여질 정도라고 한다.
헌데, 실제 김종서 장군은 무관보다는 문관으로서의 길을 걸은 세월이 훨씬 길다는 것이다.
조선시대를 빗대어 본다면 은연중에 김종서를 "장군"으로 확정지으면서 그 분을 폄하 했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그런 분의 정기를 느끼고자 찾은 장군산 장군봉이다.
들머리,
다음이나 네이버 지도에도 산행로가 표시될 정도면 제대로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
그냥 생각 뿐이다.
들머리조차 찾기 힘들다.
공주시 관할 시절에 만든 등산로 이정표의 설명하는 작은 글씨는 대부분 다 지워져버리고 없다.
글자가 문제가 아니다.
등산로를 제대로 정비하지 않아서 산행 내내 힘들었다.
일부러 이런 더위에도 긴 바지를 입고 왔다.
들머리부터가 만만치 않다.
들머리를 접어 들고서는 이정도면 괜찮은 길이다. --- 잠시뿐
길을 내려는지 개발 공사에 산이 깎이어 대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침착하게 포털사이트 지도 앱을 켜고 길을 다잡는다.
그것도 잠시,
지난해에 산불이라도 났는지 시커멓게 그을린 소나무를 베어낸 곳에 맞닥드린다.
무작정 베어낸 나무를 정리하지 않아 길은 자취를 감추었다.
이제 감으로 길을 찾아가야 한다.
연신 카카오맵과 나침반 어플을 교대로 처다보면 길을 다잡는다.
그런 고비를 몇 차례 지나면 그래도 다행하게도 끊기지 않고 등산로가 이어진다.
먹잇감이라고 생각했는지 나 못지 않은 끈기로 내 주위를 맴도는 날벌레.
내가 여기서 그냥 주저 앉거나 쓰러지면 아마도 녀석들이 나를 순식간에 뜯어먹고도 남을 것 같다.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에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움직인다. 나도 살아야 하니깐. ㅎ
그런길을 열심을 걷다보니 앞에 가파른 축대 위로 뭔가 있을 것 같다.
아~ 그거이 알고보니 임도다.
임도를 따라가고 싶은 유혹을 떨치고 다시 숲길로 향한다.
습기가 가득한 길을 걷다보니,
몸 속의 땀이 정신없이 밖으로 물량을 배출한다.
그 땀냄새를 따라 녀석들도 나를 계속 간본다.
이 산에 왜 이리 묘가 많은지 모르겠다.
성묘길을 따라가다 길을 잃을 가능성이 짙다.
애써 능선길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 재력 있는 집안의 가족 묘지가 나온다.
어찌나 잘 꾸며놓았는지 산행길로 접어드는 곳이 보이질 않는다.
얼떨결에 능선과 평행한 임도를 따라가는데,
그 길이 이 엄청난 구역을 만든 사람들의 성묘길이다.
어쩐지 그럴것 같더라 ㅠㅠ
가꾼답시고 모지 둘레 모두를 조경해 놓아서 울타리처름 만들었다.
원래 등산로로 접어드는 길을 찾는데 맘고생하게 한다.
다시 찾아 든 능선.... 땀만 엄청 쏟아 낸다.
아무리 걸어도 조망을 감상할 수 있는 지역은 없다.
이 산이 말 그대로 육산이다.
골산과 달리 울창한 나무로 뒤덮혀 한 숨 돌릴 곳을 허락하지 않는다.
장군산 근처에 다다르자 한국영상대학에서 경계를 따라 철망을 둘러놓았더군.
철망은 능선길을 따라 지루하게 이어진다.
이것들 만드는데도 참 힘들었겠다. CCTV는 대부분 땅바닥에 내팽겨쳐 있고,
대체 왜 이걸 쳐 놓은 것인지 모르겠다.
다행히 이정표를 만난다.
어뚱한 방향을 가르키는 이정표지만 그래도 반갑다.
이정표에서 몇 백미터를 걸으니 장군산 정상이 나온다.
측량 삼각점이 같이 있더군.
정상석은 공주시장이 세운 것이더군.
이후에 세종시에서는 전혀 이 구간을 정비하지 않았나보다.
장군산,
근처에 어깨를 나란히 한 봉우리 중에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지역이라 표지석이 서 있나보다.
그나마 이 구간 내내 처음으로 하늘이 보이는 지점이다.
멀리 경치도 우거진 수풀 때문에 답답하기만 하다.
그렇게 대충 훓고 나와 장군봉으로 향한다.
장군봉 근처에서 한 부부를 만난다.
다시는 이 산을 찾지 않는다고 한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조망도 없고, 찾은 시기도 장마철이라 그런지 영~...
세종시에 명산이 없나보다.
급조해서 만들어진 도시라는 느낌...
장군봉이라는 곳에는 지명에 대한 설명도 없고,
아예 장군봉이라는 표지판도 없다.
덩그러니... 반경 1km를 감시하고 있다는 산불 감시 CCTV 철탑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더군.
빽빽하고 틈도 찾아볼 수 없던 세종시의 아파트 숲도
300미터 남짓의 봉우리에서 보니 별볼일 없어 보인다.
이런저런 생각을 그냥 저 멀리로 던져버린다.
한국영산대학교의 철조망을 따라 쭈욱 내려오던 길은 잠시 대전공원묘지 근처에서 나를 헷갈리게 한다.
걸어서 내려가야 할 길이기에 영상대학을 거치는 것이 내게는 유리한다.
갈팡질팡...
역시나 이 산도 재력가들이 묘 터를 잡아 조경을 하면서 등산로를 감춰놓았다.
다행히 길을 찾아 내려선다.
대학 운동장 한켠의 수돗가에서 머리에 가득 엉킨 거미줄과 찌든 땀을 씼어낸다.
아~ 정말 매력이라고는 한 개도 찾을 수 없는 산행이었다.
겨울이었으면 조금 달랐을 수도 있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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