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이상은 된 것 같다.
마트에 열심히 돈을 퍼다 주면서 모은 10만 포인트로 당당히 받아온 전자오르간.
허접하지만 부서져도 큰 부담없던만큼 아이들이 장난감처럼 맘껏 두드리며 친해졌던 물건이다.
시간이 흘러 나무무늬 필름도 떨어지고, 냄새도 나고...
MDF재질이다 보니 무겁고... 쳐다볼수록 꿔다 놓은 보릿자루처럼 자리만 차지하는 볼쌍스런 모양새다.
우선 녀석의 다리 역할을 판재를 분리해서
버릴 듯이 한쪽 구석에 놓으니,
아이들이 무척이나 아쉬워하며
소리도 안 나는 건반 위에 연신 손가락질을 하며 바람빠지는 소리를 낸다.
새것 사줄 맘도 없으면서 불쑥 뜯어 냈다는 생각에
괜히 측은한 마음이 든다.
MDF재질이라 무겁기도 장난이 아닌 녀석의 단추를 풀어헤쳐보니,
그래도 생김새가 만만한 걸 떠나 그 속이 장난감 같다는 느낌에 미련한한 자심감이 피어오른다.
나무를 주문했다.
이 놈의 허접한 오르간도 리폼해보리라~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군.
우선 원가를 낮추려다보니 맞춤재보다 규격재를 써야 했기에
머리를 많이 굴려야했다.
19mm스프러스 규격재 너비 89mm 140mm 235mm 판재를 다양하게 짜맞췄다.
. 89mm는 'ㅁ'자 모양의 테두리를 만들고, 여기저기 작은 구조재로 사용
. 140mm는 다 만든 후에 마무리로 뚜겅으로 쓰는데, 경첩을 달아서 아이들이 호기심이 발동 할때마다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다. 혹시라도 내가 잘못 끼워 맞춘 것이 있으면 다시 붙여야 하니까...
. 235mm는 89mm하고 더해서 밑판으로 사용했다.
스피커와 전자 회로판, 건반 그리고 계기판 위치를 잡기 위해 부품을 넣어 보면서
일일이 직소기로 톱질을 해야 했기 때문에
정성아닌 정성을 안 쏟을 수 없으이~
진한 송진내음 가득한 올갠앞에서
우리 큰애가 마지막 조립 전에 잘 되는지 검사를 한다. ㅋ
이제 제법 소리도 나니 이제 경첩을 달아 뚜껑을 달아 새 인생을 살게 하주마 ㅋㅋ
앞으로도 10년도 더 써도 될 것 같구...
나중에 기념으로 진열해 놔도 될것 같다는 혼자만의 생각 ㅎㅎ
<<다음 단계>>
TV장을 부수고 남은 강화유리판이 아깝다.
리폼한 저 녀석에 레일을 달던, 다리를 달던 해서 강화유리 아래로 밀어 넣다 빼는 식의 복합 테이블을 만들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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