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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아산 영인산 산행이야기

by 여.울.목 201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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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회에서서 영인산을 탐방하기로 했다.
어찌나 만만하게 여겼던지,
5개의 봉우리를 모두 돌기 위해서 태극자 모양으로 그 동네를 돌기로 한다.
그래야 점심끼니 때를 맞출 수 있을 것 같더군.

건방지게 만만히 생각한 산행은
자연휴양림 입구에서부터 생각을 고쳐먹게 만든다.
두 둔이 팅팅 부어오른 직원이 아침 7시 반인데, 벌써 나와 입장료를 챙긴다.
참말로 부지런하다.
영인산 입장료 2,000원
단체 20명부터 1,600원

4시간 생각했던 산행은 3시간을 조금 넘겨 마무리했다.
능선 언저리에 있는 수목원과 산림박물관까지 둘러보면 4시간은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자연휴양림 입구에서 시작한 산행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다.
등반대장이 먹고사는 게 바쁘다고 산행에는 빠졌다.
덕분에 넘겨받은 무전기는 창의로운 산행(?)을 방해한다. ㅎ

|| 휴양림 입구에서 출발해서 상투봉으로 향한다.

상투봉은 산의 형상이 상투 같이 뾰족하게 솟아 있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낙조와 주변 전망이 아주 일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다들 무난한 산행이라고 생각하더군.
한 명의 이탈자도 없다.

멀리까지 시야가 보여지지 않았지만,
덕분에 햇빛 걱정은 덜었다.
모순된 말 같지만 이런저런 걱정없이 걷기에는 무난한 날씨다.
능선 쪽에서 바라보면 나즈막한 언덕같기도 하다만,
상투봉이 맞긴 맞는 것이 정상에 올라서면 대부분이 평지여서 사방을 여기서 다 조망할 수 있다.

걸어 온 길을 되돌아 봄
바로 앞 암릉이 보이는 봉우리가 닫자봉, 그 뒤로 보이는 산줄기가 영인산 정상과 깃대봉, 기념답인데... 닫자봉부터 산줄기로 이어진다.

 

|| 상투봉에서 닫자봉

상투봉에서 닫자봉으로 가는길...
다들 만만치 않은 산이라는 것에 동감하게 만드는 코스다.
지난 달 오봉산에서 만난 암릉구간만큼이나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진다.

축척되어 있던 찌꺼기가 몽땅 땀으로 흘러나오는 것 같다.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게 만든다.

이 지역에 사시는 선배님 말씀으로는 이곳이 닻을 내리는 곳의 의미에서
음성을 기준으로 변천해서 "닫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봉우리에서 일행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만난 것은 드문일이다.

 

|| 닫자봉에서 기념탑

닫자봉에서 엔진의 열을 식히고 내려서는 길은 얌전하다.
이런 길은 "시련과 영광의 탑"이라는 곳을 지나 크게 S로 휘어져 영인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앞에 보이는 건물이 산림박물관이다.

|| 시련과 영광의 탑

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 재조명(청일전쟁)과 아산만 일대의 국제 무역항 건설 등을 기리며 세워진 탑으로 높이 30m, 둘레 26m라고 한다.
정상에 서면 서해바다, 삽교천, 아산만 방조제와 아산 시가지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간 날은 등산하기에만 좋은 날이었지.

 

|| 깃대봉~영인산, 산성

깃대봉은 청일전쟁에서 이긴 일인들이 지들의 깃대를 꽂았다고 해서 깃대봉이라고 한다.
다른 이름을 지어주는 게 좋지 않을까?

깃대봉에서 바라보니 지나온 길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래도 많이 왔구나.
아산만... 너머가 경기도겠지.

 

|| 영인산(신선봉)

조금의 오르락 내리락을 하면 영인산 정상인 신선봉에 다다른다.
이정표가 이길 저길... 아내하느라 정신없다.

봉우리 이름은 신선봉이다.
아산의 진산인 영인산은 해발 363.6m '사람의 기원대로 되는 신기한 징험이 있다'는 뜻의 영험함
산세가 험하지만 사람이 전혀 다치지 않고,
정상에는 우물이 있어 가뭄이 있을 때 기우제를 지내던 산이라고 한다.

우물은 찾을 수 없었는데,
지날 때 배 모양의 전망데크가 있었는데 그거이 그게 아닐까? - 혼자만의 추측
신선봉 일대에는 우물을 찾을 수 없었다.

 

|| 영인산성

닫자봉으로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는 오르막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게 했다만,
그리 험난하거나 영험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데계단길, 965계단을 내려서면서 보여지는 풍광은
과연 산성이 들어설만한 요새같은 지형이라는 생각이 들어선다.

영인산성 965계단
등산로를 우회함으로서 성터의 훼손을예방하고 안전하게 접근해 관람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백제시대의 석축산성으로 둘레는 1km에 이른다.
성벽이 가장 잘 남아 있는 부분은 동벽으로 현재 높이는 3m정도, 300~400m구간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다.

 

|| 마무리

술을 많이 마셨다.
토요일까지 힘들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