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혼자 산에 오를 땐 많은 생각을 짊어지고 오른다.
산 어딘가에서 보따리를 풀어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훌훌 털어내고 싶을 때.
거친 숨을 내 뱉으며 오르내릴 땐 그 짐짝을 잠시 잊을 수 밖에 없다.
부러 거친 코스를 찾기도 한다.
잠깐이라도 딴 생각을 하면 크게 다칠지도 모르는 그런 길을 기어간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맞닥드린 절벽을 오르고, 피하고 싶은 낭떠러지를 미끌어져 내려서면
저 아래서 지지고 볶아대며 앓던 응어리는 ...일 뿐이다.
그러다 생각지도 않게 펼쳐지는 멋진 풍경에 다다르면,
비로서 짐을 내려놔야하는데...
감히(?) 내려 놓을 수 없다.
솔직한 표현 - 민망해서 풀어 놓을 수 없다.
이런 짐을 짊어지고 게 창피하다.
그런 산이다.
폰을 꺼내 이어폰으로 조용필의 ♬"그 또한 내 삶인데"를 틀어댄다.
보온병 뜨거운 차 한 잔이 석 잔이 되어도 계속 듣고 싶다.
내려서는 계곡길 내내 가사를 씹고 또 씹어본다.
어제, 싱어게인이라는 TV프로를 봤다.
어쩌다 듣보게 된 ♬"그 또한 내 삶인데"
이제 철 들기 시작했나? 노래가 끝났는데 눈물이 고여있더군.
오늘은 그 노래를 아무도 없는 문필봉에서 혼자 듣고잡았다.
노래를 들으며,
코로나 땜시 얼굴 보기도 힘들어진 친구에게 톡을 던진다.
-함께 산행하고, 소주 한 잔하기도 힘든 세상이네~
-넌 산행이라도 하나보다. 몇 주째 쉬지도 못하고 일하고 있다. ㅠㅠ
ㅋㅋㅋ 삶은 감자다.
그 또한 내 삶인데
작은 창에 기댄 노을이
남기고 간 짙은 고독이
벌써 내 곁에 다가와
더 없이 외로워져
보이는 건 어둠이 깔린
작은 하늘 뿐 이지만
내게 열려 있는 것 같아
다시 날 꿈꾸게 해
손 내밀면 닿을 듯한
추억이 그림자 되어
지친 내 마음 위로해주고
다시 나를 살아가게 해
계절 따라 피어나는
꽃 으로 세월을 느끼고
다시 고독이 찾아와도
그 또한 내 삶인데
손 내밀면 닿을 듯한
추억이 그림자 되어
지친 내 마음 위로해주고
다시 나를 살아가게 해
라라 라라라라 라 라라
라라 라라라라 라 라라
더는 사랑이 없다해도
남겨진 내 삶인데
가야할 내 길인데
그것이 내 삶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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