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블루로드 B코스 http://blueroad.yd.go.kr/ko/open_content/course/snowcrab/
해파랑길 21코스 https://www.durunubi.kr/course-detail-view.do?crs_idx=T_CRS_MNG0000004198
산악회에서 바다를 간다.
바닷가.
트레킹이라 참석자가 많을 것 같았는데, 사람이 없댄다.
금요일 늦은 퇴근에도 추워진 날씨 탓에 옷장 앞에서 한동안 고민케 한다.
버스 안은 날씨만큼 썰렁하다. 강 다리 건너기 전까지 버스 안엔 우리 부부가 전부다.
시작부터 그랬다.
미리 얘기들어 알고 있다던 버스기사가 터미널을 그냥 지나친다. 버스를 세워 무거운 생수 묶음을 들고 쫓아오는 사무국장 내외를 맞이한다.
버스 종점도 한산하다. 세종에 들러 좌석을 채우니 그나마 활기가 돈다.
그리고... 독한 약기운 탓에 영덕까지 잠에 취해 왔다.
트레킹인지라 전/후 무전기를 켜지 않나 보다. 오후 3시까지 축산항에서 만나기로 한다.
영덕블루로드 B코스다. 해파랑길로는 21코스에 해당한다.
영덕블루로드 홈페이지(http://blueroad.yd.go.kr 영덕군 운영) 15.5km 5시간
두루누비 홈페이지(https://www.durunubi.kr 한국관광공사 운영) 12.7km, 5시간
*GPX 트랙은 두루누비 홈피에서 제공하고 있더군
실제 걸어보니 두루누비에서 소개하는 12.7km가 맞는 것 같다. 난이도는 보통.
12.3km, 4:20소요, 2.8km/h 수월한 산행에 비하면 느린 편이었다.
영덕해맞이공원 → 축산항
남에서 북쪽 방향으로 이동한다.
포장길 걷기와 다르다. 일부 아스팔트 구간도 있지만 나지막한 뒷동산을 수없이 오르내린다.
해맞이공원 쪽은 정비가 잘 된 편이고 내륙지방 사람들이 오랜만에 바다를 보니 감흥이 넘쳐흐른다. 바다다~. 보이는 것 모두가 새롭다.
가파른 해안절벽 양지마다 연보라빛 해국이 무리지어 피어 있다.
일행 한 분이 일반도로로 접어 길을 잃어 노물항에서 기다린다.
지루할 것 같던 시간은 오히려 작은 노물항과 마을을 천천히 바라봄에 구간 중 가장 포근한 감성으로 남는 시간이 되었다.
5km를 넘겼을라나? 내륙 지방 사람에게 이제 파도소리도 시끄럽고 그 풍경이 그 풍경이다.
축산항에 가까울수록 길이 희미하다.
모래사장까지 걷다보니 지루함에 귀찮음까지 더해진다.
끝점 축산항.
일행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다. 지금까지 지나온 작은 포구와 달리 제법 큰 어선이 여러척 정박해 있다.
한 낮이라 그런가? 항구는 고요하다. 사람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먼저 도착했을 2번 무전기에게 전화를 하니 트레일 러닝을 하다 힘에 부쳐 택시를 불러달라고한다. 다행히 택시에서 내리니 멀쩡해보인다.
산악회 와서 마라톤을 하다니 ㅎ
일행 모두 무사귀환해서 가자미정식으로 뒤풀이 한다.
특이한 건 웬만한 건 다 가자미로 되어 있다.
더 특이한 건 올들어 13년만에 소주값을 올렸댄다 2천원에서 3천원.
약기운에 술도 거부하고, 그 기운에 버스에서 졸고졸아 잠만 잔다.
아~ 버스.
온도 조절이 그리 힘든가? 너무 더워 히터 이야기를 하니, 아예 꺼버린다. 살짝 춥더라.
역순으로 도는 버스, 우리부부가 마지막이다. 내리며 감사하다는 말을 건냈건만 뭐이 틀어졌는지 인사도 안 받는다.
어쩌다 버스 시작과 끝을 담당하고 마는데, 탁 트인 바다를 보고 오는 길… 마무리가 좀 그렇다.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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