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벽-청벽산-매봉재-국사봉-마티
2024.3.1.(금)
5.35km, 2:05, 2.6km/h
대부분 산행은 싫든 좋든 시원하게 땀을 쏟고 난 후 개운한 기분이 든다.
멋진 풍경까지 보태진다면 더할 나위 없다.
그런데 가끔 산행하고도 왜 이런 고생하는지 의구심 드는 경우가 있다.
이번 산행이 그랬다.
연후 중 미세먼지 없는 날을 택했다.
한겨울에도 산행하는데 궂은 날씨쯤이야. 아마 시기적 상대성 때문에 준비를 가벼이 해서 그럴 수도 있다.
바람이 꽤 칼지다. 땀 걱정해서 갈아입을 옷까지 챙겼는데... 내내 체온을 잃지 않으려 열심히 걸어야만 할 지경이었다. 기온이 그렇게 낮은 것도 아닌데 몸과 맘에 비해 시절이 사람을 괴롭히나 보다.
산행 내내 등산객 한 명 보지를 못했다.
연휴 내내 내 머릿속을 흔든 직장에서의 일 - 산행 중간중간에도 자꾸 끼어든다.
오늘도 웨이포인트를 기록하며 산행을 한다.
왜 이리 손이 시린지. 왜 이리 구조목은 많은지.
자주 다니는 길인데도 군데군데 이런 시설물이 있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도 잠시다.
산림박물관-과학고 임도를 가로질러 매봉재를 지나자 귀찮게 서 있던 이정표와 구조목은 자취를 감춘다.
그러고 보니, 청벽부터 매봉재삼거리까지는 등산로도 잘 정비된 편이다.
반면 국사봉을 거쳐 마티까지는 관리주체가 뚜렷치 않나보다.
흔한(?) 구조목 하나 보질 못했다. 무슨 기준으로 안전시설을 설치하는지 궁금하더군.
게다가 떡갈나무잎이 등산로 곳곳을 덮어 심란하다. 사람들 발길이 조금만 게을러지면 길조차 희미해질 것 같더군.
마티로 내려서는 날머리는 오히려 희미하다. 마티서 국사봉을 향하는 이정표는 엉뚱한 곳에 서 있고, 겨울인데도 등산로를 인식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추웠다.
몸도 마음도 추운 산행이었다.
청벽은 언제나 멋진 풍경을 주는데, 국사봉 쪽은 겨울보다는 완연한 봄에 찾아야 훈훈한 산행이 될 것 같다.
집으로 가자~ 차를 청벽대교 밑에 세운 덕에 차량 굉음과 갓길 위험성을 무릎서고 아스팔트길을 걸어간다.
추위에 몸이 얼었나 보다. 무릎메 미세한 통증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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