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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칠갑산 산행이야기

by 여.울.목 2016. 2. 14.


 

 

 

 

 

 


 

칠갑산 산행

2016.2.13. 08:08부터 11:05까지 (2:57)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 <천장로> 칠갑산 <사찰로> 장곡사 (7.09km:: 평균2.4km/h)
쌍수산악회 회원 27명과 함께 여유있는 힐링 산행


 

 

2016-02-13_08-08-27_칠갑산.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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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내게는 등산만큼이나 건전한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며칠 전부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고 당일 새벽에는 항상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긍정가 부정 이놈저놈이 번갈아 나를 뒤흔든다.
어찌됐든 무거운 이부자리를 걷어내고 나오면 나온 순간부터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
특별히 하는 일도 없는데도 어쩌다 산악회에서 임무를 맡게 되니 더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설연휴 시작부터 이어진 독한 감기 때문에 정신이 혼미하고 근육은 타 풀어져 있는데 산행이나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게다가 일기예보 상으로는 내일 일요일까지 비가 내린단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현관문을 열고 눈과 낯짝으로 날씨를 가늠해본다.


뿌옇기는 하다만 비는 내리지 않는다. 시산제까지 있는 날인데 행사가 엉겨붙을까봐 내심 걱정이 앞선다.
시산제와 윷놀이를 곁들이는 산행이라 가깝고 평이한 칠갑산을 잡아서 그런지 지난 번 산행에 비해서는 인원이 부쩍는 것 같다. 행사장으로 직접 오시는 분들도 많다니 그나마 사람이 없어 김샐 일은 없을 것이다.
꼬부랑 마치고개길에 접어들자 이놈의 독감 후유증으로 귀가 멍멍하고 어제 마신 술 탓으로 속이 울렁거린다. 이동 거리가 얼마 안 되니 바깥바람을 바로 쐴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어제부터 내린 비와 포근한 기온으로 천장호의 얼음이 많이 녹았다. 그친 비의 여운으로 안개가 가득해서 산행을 하면서 경치를 감상한다는 포부는 일찌감치 버려야 할 것 같군.


▼ 안개 속에 갇혀버린 출렁다리... 참 운치 있네요

 


▼ 출렁다리 뒤로 마치고개가 보이네요. 안개가 조금만 옅었으면 더 멋졌을 텐데 아쉽네요~

 

출렁다리를 건너서 능선까지 얼마간은 등고선을 거슬러야만 한다. 그러고서도 산이니까 조금은 더 힘을 내서 오름을 해야 능선 타는 맛을 즐길 수 있는데, 이 산을 처음 찾는 분들은 안개 때문에 가려진 시야와 자꾸 잽처럼 날려드는 크고 작은 오르막에 아주 형식적인 한숨 섞인 짜증을 내뱉으신다. ㅋ
그렇게 능선산행은 얼마간은 이런저런 이야기 소리가 꼬리에 꼬리를 물었는데, 정상까지 오름길 3.7km 중 2km를 남겨두고서는 후미와의 간격이 여지없이 벌어지고 만다. 정상 근처에 다다르자 묵직한 안개비가 내려 체온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이 그것이 10여분이나 지나니 잠잠해진다. 그러니 다른 산 같으면 비와 바람에 범벅이 되어 본때를 보여줄 듯 성질을 부려댈 것 같은데, 그리 변덕스럽지도 않고 점잖게 사람을 달래주는 것이 푸근한 충청도의 인심을 자아내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안개가 산 아래뿐 아니라 정상까지 삼키고 있는 바람에 가장 인기 높은 것은 정상석이다.

 


하산 길은 차분한 오름길만큼이나 정겨웠다. 그냥 솔밭길을 걷다보니 장곡사가 보이네.

 

 

그리 큰 절은 아니지만 오랜 역사를 간직한 듯하다. 특이한 것은 대웅전이 두 채라는 것이다. 위쪽의 상대웅전 아래쪽의 하대웅전.

힐링할 수 있는 멋진 산이다.
다만 동서로 길게 늘어지는 코스라 대중교통을 이용하던지 자가용차량 두 대를 활용해서 움직여야 횡단 코스를 맘 편하게 누릴 것 같다.

다들 조금의 여력이 남았는지 봉우리 하나는 더 넘고 싶은 의욕을 보인다.
산악회 맞기는 맞나보다. ㅋ

시산제는 장승공원에서 간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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