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 2016.1.9.(토)
*장소: 남덕유산
*코스:
[A코스] 월성치-삿갓봉-황점
영각사 탐방지원센터-남덕유산
[B코스] 월성치-월성계곡-월성
*이동거리: 10.37km (6:25)
등산어플을 오룩스에서 로커스로 바꾸고 장거리 산행은 처음이라 GPS구동을 않고 트랙기록을 실행하는 바람에 1km넘는 거리를 까먹음. 거리를 다 합치면 대략 12km정도 될 것으로 추정
*참석: 산악회 회원 17명
*산행 개요
벌써 재작년이 되고 말았다.
12월까지는 산불조심강조 기간이라 등산로를 개방하지 않는다. 세상이 온통 눈으로 하얗게 덮였는데 산불 걱정에 등산로를 개방하지 않는다는 바람에 그냥 되돌아왔던 산이다. 지켜야할 것은 지켜야지.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산행을 한 1월 9일은 산불조심기간이 지나 등산로가 개방이 되었는데, 기간만 제외하고는 객관적인 수치로는 산 정상부근을 제외하고는 강수량이 얼마 안 되어 훨씬 위험한데...
뭐가 맞는 것인지 나도 잘 모르겠구나.
오늘은 등산 어플을 바꿔서 쓰기로 했다. 오룩스만 쓰다가 내 가입한 카페 운영진들 분께서 얼마나 로커스용 타일맵을 애지중지하며 장점을 부각하는지, 이번에는 로커스를 쓰기로 했는데, 아직 사용이 익숙치 않아서 GPS를 활성화 시키지도 않고 트랙 레코딩을 하다가 1km 넘는 거리를 그냥 날려버리고 말았다. 우이~ C 괜히 화가 난다. 다시 내려갔다가 다시 시작해? ㅎ
이번부터 우리 산악회 전용버스가 바뀌었다~
정열의 빠알간 색 버스
들머리에서 바라보니 남덕유산 꼭대기만 하얗고 시커먼 구름이 가득하다.
아무래도 추위에 한참 고생할 것 같다.
30여명 정도 될 것 같던 회원들이 기상청의 한파예보에 겁을 잡수셨는지 막상 산행 차량에 오른 인원은 17명이다.
산행 초반은 그리 힘들지 않은가 선배님들께서 잘 치고 나가신다. 무전기 담당자까지 펑크를 내는 바람에 내가 2번 무전기를 달고 중간에 섰다. 말이 중간이지 사실상 후미를 담당한 것이 마찬가지다. 내 페이스를 지키지 못하니 체력이 더 소모가 되는 것 같더군. ㅠ
조금씩 산의 기세가 가파르게 되니 일행의 꼬리가 점점 길어진다. 더군다나 1,000미터를 넘으면서부터는 바람이 옷깃 여기저기를 차갑게 파고드는 바람에 배낭에서 비니를 꺼내 뒤집어쓰고 귀마개로 잠금장치를 한다.
이제 남덕유산 정상부근 봉우리 능선이 시작되는 지점에 다다르자 아랫녘과는 다른 세상이 눈에 들어온다. 1,200미터를 지나면서 변화가 뚜렷하게 보인다. 들머리에서 바라보았던 하얀 봉우리와 구름 사이로 한발 한발 다가선다.
바람 때문에 추위를 더 느끼는 것이다. 이제 스틱을 접어야 이 오르락내리락 기암의 봉우리를 두발로 네발로 넘어 정상에 다가설 수 있으리라.
남덕유 정상은 구름으로 가득차서 아래 풍경은 잘 보이지 않는다.
선두를 따라 잡아 정상에서 만나 소모된 열량을 급 충전하고 나니, 이제 꼬리에 늘어선 선배님들을 맞아 함께 이동해야 하는데 어찌나 추운지... 발가락이 시려 발을 동동 구르며 일행을 기다려본다.
월성치로 내려서는 길은 오르는 길만큼 경사가 심해 아이젠을 찼는데도 썰매 타듯 죽죽~ 미끄러진다. 선두그룹은 삿갓봉 대피소에서 점심을 먹으려 맘을 먹었다고 한다. 우리 일행분들은 대부분 B코스인 월성치에서 월성으로의 하산을 생각하신다.
월성치까지 열심히 내려가 점심전을 펴고 식사를 마치고서는, 혼자 쓸쓸히 배낭과 무전기를 둘러매고 선두를 열심히 따라 나선다.
밥을 먹고 나서 그런지 반주를 하고나서 그런지 몸이 무겁다.능선길은 남쪽과 북쪽으로 갈리어 태양의 혜택을 받느냐 안 받는냐 호불호가 확연하게 들어나 능선 코스가 북으로 이어지면 시베리아 벌판이고, 남으로 돌아가게 되면 빨래라도 말릴 따듯한 분위기다.
월성치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여전히 구름에 가려져 있군.
남쪽과 북쪽, 춥긴 춥지만 태양의 힘은 대단하다.
앞에 보이는 삿갓봉과 무룡산을 지나 동엽령을 지나면 덕유산 지구까지 이어진다.
쳐다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설렌다.
이를 악물고 걷다보니 양지바른 산기슭에 우리 일행이 자리를 잡고 도시락을 먹고 있네~
식사가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후미를 선다. 어느새 벌어진 꼬랑지...
삿갓봉 가는 능선길에서 바라본 남덕유산, 살짝 틀어서 바라보니 위풍이 당당하십니다~ ㅋ
구름에 가려 잘 보이지 않던 산세가 그대로 드러나는데,
저 먹구름은 왜 자꾸 남덕유 정상에만 머물러 있는것인지...
삿갓봉이 보인다.
앞의 봉우리 뒤에 철탑이 서있는 것이 삿갓봉이여~
여전히 남덕유는 먹구름
삿갓봉으로 가는 길과 우회길이 갈리는 곳에서 친구와 잠시 머뭇거리다 삿갓봉에 올랐는데, 우리 일행은 일정을 단축시키려 우회로 돌아 간 것이여~
삿갓봉은 황점에서 삿갓봉을 목적지로 올라온 단체등산객으로 제대로 서 있을 수 있는 자리조차 없구나.
삿갓봉에서 바라본 남덕유~ 정상
삿갓봉에서 바라본 무룡산
남덕유산 정상보다도 사람들이 더 바글거린다.
도저히 사진 찍을 틈을 안 주네 ㅋ
그렇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삿갓봉 대피소에서 인증샷을 찍고서는 하산길에 접어드는데, 참 묘한 것이 1,200미터를 지나니 눈을 찾아보기 힘들어진다.
우리가 내려설 황점지구... 아래 쪽은 눈이 다 녹아있네
3.8km를 내려가야 한다. 그런데 가파른 길 조금만 고생하면, 거의 등고선과 비슷한 경사로 걸을만한 내려서기 좋은 하산코스였다.
덕분에 무릎이 반항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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