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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봄맞이 양성산 가족산행

by 여.울.목 2016. 3. 21.

 


 

 

양성산 가족 산행

 

 

2016.3.20. 2:10소요, 1.6km/h

주차장-독수리바위-팔각정-양성산-주차장(원점회귀)

거리 3.4km


 

 

2016-03-20_11-03-43_양성산_001.gpx

 

 

 

 

   

 

주말 아침은 의례 내가 움직거리면서 가족을 깨우기 마련인데,

오늘은 어제 들이 부은 음주때문에 제대로 늦잠을 잔다.

그래도 약속을 지켜야 하기에 아직 띵~한 머리와 무감각한 몸뚱이를 끌고 나선다.

 

아침을 먹기 거북스러워 건너뛰었건만 그래도 산을 올랴야하기에 주차장 인근의 상가에 들러 어묵으로 속을 좀 달래본다.

예전에 올랐던 코스는 시계방향인데,

어쩌다 차를 댄 곳이 주차장을 기준으로 반시계방향으로 도는 코스 앞에 섰다.

허걱, 시작하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따듯한 일요일 날씨라 그런지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는데,

이런~ 오르막에 닿자마자 꽁꽁 여미고 온 옷가지를 벗어던지느라 여념이 없다.

 

시작하자마자 오르막이 시작되서 낯설기도 했지만, 그런대로 가족 단위의 산행이 무리없이 이어질만한 코스다.

몸이 달궈지자 숙취로 입은 말라오고 맥주까지 섞어 마신 탓에 머리 속은 쿵쾅쿵쾅

 

조금 고생하니 전망 좋은 바위가 나오기 시작한다.

어디서 봤는지 바위에 걸터 앉아 포즈를 취하는 녀석들... 귀엽다.

 

독수리바위

독수리 부리같이 뾰족하다.

하지만 바위의 성질로 봐서는 그리 오래 버틸 것 같지는 않고 인상에 남을 정도로 커다랗지는 않다.

기념삼아 찍어본다.

 

 

이제 조금씩 팔각정(382.2m)이 보이기 시작한다.

원래 산 이름은 양성산(300.6m)인데, 사람들이 등산의 절정으로 팔각정을 지목하고 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전망이 좋다.

솔직히 양성산은 이름만 있지 조망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고 그냥 휙~ 지나치고 말 정도이다.

 

저기가 팔각정입니다~

 

양성산에서 바라보이는 대청호

아직 봄 옷으로 갈아입지 않아서 그런지 예전에 처음 찾았을 때처럼 가슴뛰는 감흥은 없네요.

가뭄으로 챙피하게 바지가 질질 흘러내려온듯한 모습도 쫌 거슬리고...

 

팔각정을 내려와서부터는 내리막길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는 부담될 정도의 내리막이다.

아이들이 내려서는데 한걸음 한걸은에 집중을 한다.

그렇게 조금씩 불규칙한 세상에 조금씩 발을 내딪고 균형을 찾아가겠지. 파이팅~이다. 우리 모두!

 

청소년수련원으로 내려가는 하산갈림길에서 내려가자고 칠얼대는 딸아이를 업고서는 양성산 쪽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녀석을 업느라 물이며, 점심식사와 간식이 들어 있던 제법 무게가 나가는 배낭을 큰 녀석에게 건넨다.

힘들다는 소리 한 마디 않고 씩씩하게 잘간다.

대견하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뒤돌아 서면서 인상을 찌푸리는 녀석 ㅋ 

이제 힘이 빠지기 시작하더니 배낭 때문에 급격하게 에너지가 방전되었나보다.

자꾸 동생 탓을 하면서 투덜대기 시작하네...

정상 같지도 않은 정상에 가져온 은박자리를 펴고 점심 상을 차린다.

아직 숙취에 입에 물 말고는 아무것도 넣고 싶질 않다.

그래도 힘들다는 녀석들이 점심상을 맛나게 해치우고 힘을 내니 내 얼굴에도 화색이 다시 돈다.

 

산 이름도 양성산이라고 한 것은 아마도 양성산을 기준으로 문화유적이 있었기 때문인가 보다.

내려오는 길에 '양성산성'에 대한 안내글이 세워져 있더군.

산성이라고 여겨질만한 석축 한 점도 보이지 않았지만, 양성산 정상의 평평한 지형이나

안내판이 세워진 곳의 다져진 건물터 같은 곳이 꼭 뭔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

 

안내판의 내용을 옮겨놓자면,

옛 문의현의 행정 중심지였고 현재 문의면 소재지인 미천리 마을 서쪽에 있는 해발 292m의 양성산 정상부를 퇴뫼식 산성이다. 삼국시대 축조된 산성으로 후삼국시대까지 치열한 격전장소로 군사적, 행정적 중심지 역할을 한 산성이란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474년 신라 자비 마립간 17)에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려태조 때 후백제와 전투를 벌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는 성이라고 한다.

 

 

 

이제 슬금슬금 여유를 즐기면서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면된다.

그리고 문의문화재단지가 있다. 단지 안에 미술관도 있고, 부글거리는 속도 정리할 겸 단지내로 들어가서 산행의 피로를 달래보기로 한다.

아이들과 여러번 찾았던 곳이라 낯설지 않다.

미술관도 그렇고... 봄이 조금 더 와 있었다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그런 변화를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자주 데려오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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