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진악산
2016.5.7. 10:50부터 4시간 가량
개삼터공원-저수지-덧메기재-진악산(관음봉 732m)-물굴봉-물굴-개삼저수지-공원 원점회귀
6.7km 이동
오랜만에 평상平上선생을 대동하고 산행을 한다.
그 오랜만에는 옻탐을 하느라 근 2주 넘게 열꽃이 오를까 몸 움직이는 것을 꺼려온 이력까지 포함이 된다.
그래서 그런지 온 몸의 근육은 풀어질대로 풀어진 것 같다.
그리 큰 산은 아닌데도 움직거림이 무척이나 무뎌진다.
2016.5.7. 토요일
황사기운이 뚜렷한데 이것저것 가리다 언제 제대로 산에 올라보겠어?
연휴의 한 가운데라 그런지 고속도로는 평시와 달리 차량이 가득하다. 막히는 정도는 아니지만 달리고 싶다고 무조건 엑셀을 밟기엔 무리가 있는 상황이다.
아침 9시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휴게소를 들리고 어쩌고 하다보니 산행은 10:50부터 시작한다.
평상선생까지 대동하다보니 4시간 가량이 소요 되었고, 전체 이동거리는 6.7km 이다.
오늘의 코스는
개삼터공원에서 개삼저수지를 지나 덧메기재를 거쳐 진악산-물굴봉-도구통바위를 지나서 도구통고개를 지나 개삼봉으로 해서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는 것인데 어찌하다보니,
"개삼터공원-저수지-멋메기재-진악산(관음봉 732m)-물굴봉-물굴-개삼저수지-공원 원점회귀"를 하고 말았다.
공원의 표지에서는 시계방향으로 돌라고 안내를 하고 있다.
다 그런 이유가 있는데, 1번무전기가 구지 시계반대방향으로 돌아야한다며 며칠 동안 연구한 인쇄물을 내미니 따를 수밖에...
진악산의 악이 岳이 아니라 樂이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평상선생을 다독다독 꼬드겨 산에 오른다.
헌데 1번무전기도 이 산을 처음 찾는지라,
개삼공원에서 저수지까지는 임도로 이어진다.
저수지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비포장이지만 트랙터가 쉬이 지날 수 있는 넓직한 길이 덧메기재까지 이어진다. 이건 아마도 등산로 정비하기 위해서 사업자들이 내어 놓은 길임에 틀림없다. ㅎ
산행은 덧메기재를 지나면서 진가를 발휘한다.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이놈의 것이 계속 몰아친다.
비조봉까지는 그런대로 오를만한 코스였는데 비조봉을 지나면서 바로 진악산 정상이 보이길래 이제 다 왔다싶으면, 여기가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속된 말로 사람 간을 제대로 본다.
1번 무전기 한 번 더 가짜 정상 봉우리 나타나면 되돌아 간대나?
야~ 즐거울 樂이 아니라 岳이 맞는 것 같다. ㅋ
산 정산 코 밑부분에서는 발길을 잘못 디디면 낙상해서 다치기 쉽상인 암벽투성이의 절벽과 같은 길이 피날레를 장식한다.
진악산 정상 표지석
진악산 정상에 너른 터가 있어 아예 우리가 전세를 내고는 점심 전을 제대로 편다.
정상에서 바라보이는 옥빛의 저수지가 개삼터 저수지고, 왼쪽으로 금산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고개를 조금 왼쪽으로 돌리면,
황사 때문에 시야가 많이 가려있지만 그래도 희미하게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서대산이고 그 옆으로 천태산이라고 안내판에 설명이 되어 있더군. 서대산이 충남 최고봉이라 그런지 그래도 뾰족한 봉우리가 눈에 띄인다.
보석사... 아무튼 여기 정상에서는 그렇고, 물굴봉에서 조금 내려와 보석사 방향으로 갔어야 했는데 너무나 당당하게 저수지 쪽으로 내려가라는 1번무전기의 자신감 찬 목소리...
보석사 쪽으로 길게 돌아 개삼터공원으로 원점회귀해야 하는데,
개삼저수지로 원점회귀하는 코스로 접어들고 만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수도를 하고 있는 바위굴은 구경을 했다지만, 영 사진을 찍고 싶은 기분이 나지 않았다.
음기가 가득한 것 같았고, 가파르고 가파른 너널지대와 같은 지형이 계속 이어지면서 넝쿨과 같은 아열대성 식물이 온 천지를 뒤 엎은 곳을 하염없이 내려가다보니 좀 긴장도 되었다.
자꾸만 뒤로 쳐지는 평상선생이 걱정되어 1번무전기와 나는 내려오는 내내 의도치 않은 쉼을 계속 가졌다.
녀석의 모습이나 움직임 소리가 들리면 다시 우리도 걸음을 옮기고...
거의 저수지 부근에 다다랐는데도 여전히 넝쿨식물이 기세 등등이다.
부러진 거대한 참나무가 넝쿨에 걸려 대롱대롱 메댈려 있다. 재수 없으면 그 아래에서 쉬다가 언제 벼락을 맞을지도 모른다.
하산길 내내 묘한 긴장감을 머금고 수풀을 헤치고 다시 저수지에 다다르니 비로소 얼굴에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아마 혼자서 그 코스를 내려왔다면 움직여 내는 땀 외에도 진땀 한참 흘렸을 것이다.
오랜만의 재활 산행이었다.
내려오는 길이 좀 낯설기는 했지만 산행이 깔끔하게 마무리되었고, 땀도 제법 시원하게 흘렸다.
황사가 있었지만 산행하기 딱 좋은 기온과 바람에 몸도 마음도 상쾌했다.
이제 힘들지만 조금씩 다시 산행을 시작하자, 1번무전기 말대로 뭔 부귀영하를 누리자고 산 찾을 여유도 없이 몸 망치며 살았는지~ 피식... 웃음지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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