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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여행 이야기

울릉도 & 독도 여행 이야기 4.14.~4.15.(1박2일)

by 여.울.목 2018. 4. 19.

울릉도 & 독도 여행 이야기
4.14.~4.15.(1박2일)


 

 

B플랜

무조건 가는 거다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여행경비 입금도 다 됐고 30명이나 되는 인원이 움직이는데 방향을 쉽게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D-day로 다가서자 보다 세밀한 일기예보가 내 근심을 키운다. 주말 내내 비가 온 댄다.

그래도 가기로 한 거다. 다시 말하지만 미룰 수가 없다. 그럴 힘도 내게 없지.

톡으로, 전화로 - 비 온다는데, 바람 많이 분다는데... 가긴 가는 거냐? 멀미약은 뭐가 좋냐, 아이젠도 꼭 챙겨야 한다. 제 날짜에 돌아오지 못하면 회사에서 짤린다. 비바람으로 배 못 뜨면 B플랜은 뭐냐? ㅋㅋ

화살은 시위에서 떠났고 일단 가봐야 하잖아요?

출발까지 남은시간을 가족과 함께 하고픈데, 내일 일행에게 나누어줄 간식을 준비하느라 밤 9시가 조금 못되는 시간에야 귀가한다.

미안한 마음에서 출발한 것인데 어쩌다 가족들에게까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만다. 나도 가기 싫어서 그런 걸까?

 

 

10분 일찍 오는 센스

작년 1월 한라산 등반 때 2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던 일행을 뒤늦게 차를 멈춰 세워 태웠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안내 문자에 넣은 말이 ‘10분 일찍 오는 센스.

말이 무섭다.

“03:30” 10분 일찍 오라는 말이 부끄럽게도 4명이나 얼굴을 보이지 않는다. 1명은 그나마 가는 길이라 중간에 태워간다. 그리고 3명이나 펑크를 냈다. 친구들이 급기야 시간이 다 되어 집으로 달려가 현관문을 두드려도 일어나지 않는다. 부부가 참석하기로 한 일행도 안 온다. 게다가 이 번 여행에 필요한 이런저런 물건을 가져오기로 한 인물다. 어찌나 깊은 잠에 빠졌는지 수 없이 던지는 전화벨소리에도 깨어나질 않는다.

~ 출발부터 이리 삐걱거린다. 괜시리 고단할 것 같다는 생각. 10분을 훌쩍 넘긴 시간이 되자 망설임 없이 차를 출발시킨다.

 

 

 

바이킹을 타다

0414 후포>울릉도 08:20 -플라워 2층 우등석/K26 2:30소요

 

적막이라는 단어를 표현하기 딱 좋은 상황이다.

우등버스라 그런지 자리는 편안하다. 이래저래 얽힌 심정인데,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잠은 오더군.

새벽까지 배웅 나온 마눌님께 짜증부린 게 괜히 미안스럽다. 여행 내내 밖에서는 시달리면서 안에서만 투덜대는 비겁한 사랍같기도 하구... 아무튼.

 

잠시 휴게소에 들렀다. 빗줄기가 너무 거세다.

아직도 말이 없다. 묵언 수행...

잔뜩 찌푸린 하늘이지만 해는 떴다. 아침은 온통 회색빛이다.

바다가 보인다. 후포는 처음이다.

대충 보기에 그리 파도가 세지 않아 출항은 가능할 것 같다.

지금부터 여행사 호갱이 되어버린 건가? 아침 식사라는 것이 소금국물에 게 다리 몇 개 둥둥 떠다닌다. 그래도 국물과 함께 꾸역꾸역 밥알 삼켜야 한다.

조용한 동네와 달리 여객터미널 대합실은 호떡집에 불난 것처럼 북적거린다. 이 많은 사람들이 배에 탈 수는 있는 건지 의심 들 정도다.



씨플라워 | 443| 388| 42노트(78km/h) | 초쾌속선 | 후포울릉독도

우등석이라고 하는데, 2층 전체가 다 우등석인가?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 바로 앞자리다. 덕분에 다리는 편하게 뻗을 수 있다.

새벽 출발 때부터 춥다. 목에는 머프도 했고, 후드점퍼에 등산재킷까지 껴입었는데 손발이 차다. 긴장했나?

승선을 완료했는데도 배는 떠나지 않는다. 갑자기 배가 기우뚱한다. 바다가 요동치기 시작한 것 같다. 마치 전운이 감도는 것 같은 상황이다.

생뚱맞게 해운사 직원 한명이 2층으로 뛰어올라와 승선권 중 회사보관용을 떼어내지 않고 배에 탄 사람을 찾는다.

416 세월호 참사 4주기다. 그 후로 크게 변한 것 중의 하나가 배 안에서의 경거망동이 많이 사라졌다는 것이고, 오늘처럼 가장 기본적으로 인원체크를 철저히 한다는 것이다.

찾지 못했는지 너 댓 명 직원이 배 안을 누비며 그 사람을 찾는다. 사실 그 사람보다는 제대로 승선권을 떼어주지 못한 검표원이 더 문제건만... 배는 15분이나 지났는데도 원시적인 문제 때문에 출발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그 누군가는 창피해서 나서지 못하는 것 같다. 어찌해서 배는 출발한다.

방파제를 빠져나가지도 않았는데 배가 사방으로 휘청거린다.

여행을 펑크 낸 3명에 티켓팅 소동 탓인지 일행의 얼굴에서는 여행이 주는 설렘이란 찾을 수 없는 것 같다.

 

항해에 익숙한 승무원들조차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기우뚱거린다.
멀미약 기운이 온 몸으로 퍼져 신경을 느슨하게 한다. 배는 시속 80킬로미터 정도로 달리는 셈인데 높은 파도와 부딪치니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게워내는 소리가 요란해진다. 울릉도에 2/3정도 다가선 시간이 되자 이제 자신은 대상에서 빗겨갔다는 안도감을 느끼고서는 멀쩡한 사람들끼리 가벼운 농담을 겁 없이 던져보기도 한다.

 

20여분을 늦게 출발한데다 날씨까지 도움을 주지 않으니 제시간에 사동항에 도착할리는 만무하다. 11시가 훌쩍 넘어 벌써 점심을 찾을 때가 되고 말았다.

 

 

 

독도는 우리 땅

0414 울릉도>독도 11:50 -플라워 2층 우등석/L1 편도 1:20소요

 

독도 가는데도 이 배를 탄다. 일단 하선한다.

좌석이 달라 다시 티켓팅 해야 하고, 최소한 멀미로 고생한 사람들 생각해서 밥은 육지에서 먹어야 하겠지. 20여분 동안 도시락으로 허기를 채운다. 일행 중 6~7명은 도저히 독도 행에 오를 수 없다고 승선을 거부한다.

손바닥 반 만 한 백반덩어리만 먹어서 그런지 속이 허한 기분에 간식으로 빈자리를 채운다.

2층 왼쪽 창가 맨 앞줄이다. 꽉 막힌 공간에서 나름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정도가 더 심하다.

잠시 배낭에서 물건을 꺼내 몸을 일으키는 순간, 배가 깊은 고랑에 빠졌다가 다시 솟구치는데 일어서려는 내 다리의 탄력까지 보태져서 부~웅 공중부양을 한다. 나보다 주변 사람들이 더 놀란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하늘에 떠 있는 기분이 든다.

그런데 울릉도에 오는 중에 멀미에 적응해서인지 더 개어낼 것이 없는 건지 객실은 너무나 조용하다.

배는 독도까지 내내 격렬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입도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데, 접안준비를 한다는 방송이 나온다. 배가 선착장에 측면으로 다가 선다. 배는 아직도 출렁이는데... 승객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밖에서 배를 힘차게 묶는 과정을 심각하게 바라본다. 먼저 뱃머리가 묶이고, 선미 쪽을 묶고, 출입구 몸통까지 단단히 묶고 나자 문이 열린다.

벌써 세 번째다. 이제 감흥이라고는 없을 것 같았는데 다시 심장이 쿵쾅거려 사진기를 들고 쏟아지는 빗속으로 달려든다.

바람에 날린 세찬 빗방울에 온몸이 흠뻑 젖었다. 윗옷은 벗어 말리는데, 물에 흠뻑 젖어 묵직해진 바지는 도무지 어쩔 도리가 없다. 불편한 느낌이 돌아가는 내내 나를 불편하게 한다. 나 말고도 다 이랬을 텐데 누구하나 투덜대는 사람이 없다.

▼ 사동항에서 다시 독도로 가기 위해 배에 오른다.



▼창밖으로 독도가 보인다!

귀항하는 길은 파도에 맞서지 않아서인지 뭔가 원풀이를 했다는 느낌 때문인지 모두에게 수월하다.

 

 

 

웬 짜증

언제 완공될지 모를 공항이 들어설 것이라고 공항펜션이라고 이름 지었단다.

계획된 일정대로 사동항 인근 숙소에 일단 짐을 풀고 잠시 쉴 틈도 없이 도동에서 시작하는 행남해안산책길을 걷기로 한다. 사동 숙소에서 버스로 10분도 채 안 되어 도동에 도착한다. 세 번째 맞는 울릉도라 그런지 도동의 풍경이 낯설지 않다.

여전히 흩날리는 빗방울. 성질은 조금 줄였지만 바람은 여전히 거센 편이다.

그런데... 갑자기 짜증이 솟아오른다.

인내라는 근육이 다 풀려 힘이 빠졌나보다. 우산 들고 카메라 메고는 회색빛 하늘아래의 거무틱틱하고 울퉁불퉁한 암반길을 어기적거리자니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른다. 남은 일정을 내게 묻는 것조차 짜증난다.

저녁 식사를 위해 남들보다 일찍 회귀한다.

식사장소에 먼저 들러 인원을 파악하고 비 맞고 들어서는 일행을 맞아 장소를 안내한다. 마지막 인원까지 점검을 마치고 자리에 앉으려는데, 녀석들 벌써 한구석에 자리를 잡고 먹어대기 시작한다.

속 좁은 생각 같다만, 나만 이타적인 사람인 것 같은 착각에 괜히 짜증 섞인 서글픔이 몰아친다. 나도 내 만족을 위해 들어온 모임인데 같은 돈내고 이건 뭔지.

한 선배님이 그러신다. “(직장에서) 승진하는데 도움도 안 되는데, 고생이 참 많다.” ㅠ ㅠ

머릿속이 복잡하다. 뭘 모르는 옆자리 후배 녀석과 쓴 소주잔만 들이킨다.

 

저녁식사 후 자유시간

맥주 한 잔씩 더하자고 방을 옮겨가는데 사심으로 가득찬 내 머리와 가슴 때문인지 갑자기 술이 올라와 도저히 앉아 있을 수 없더군. 방으로 올라와 일찍 잠을 청한다.

 

 

 

성인봉

그래도 일찍 자서 그런지 아침 날씨만큼이나 컨디션은 좋은 것 같다. 




오징어 내장탕에 백반으로 칼로리를 채운다.
▼아침 식사 장소에서 바라본 도동항. 참 복잡하다.

관광팀과 산행팀으로 나뉘어 움직이다 나리분지에서 만나기로 한다.

포털사이트 로드뷰가 성인봉까지 제공된다. 그만큼 난코스는 아니라는 것이고, 화산지형의 특성상 아예 절벽 같은 난코스는 개방도 하지 않은 것 같다.

우리가 탄 버스가 중형버스라 큰 길에서 내려 걷기 시작했다. KBS중계소 갈림길까지 생각지도 않은 걸음을 더 했다. 포장길 끝까지 SUV택시도 오간다. 꽤 많은 사람들이 택시로 편하게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자 도동항과 함께 바다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숲길에 들어서니 사람들 사는 동네에서 볼 수 없던 동백나무가 눈에 띤다. 그리 쉬운 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한 오르막도 아니다. 힘든 구간은 자로 여유 있게 늘어져 있다. 그래도 오르막인지라 우리 일행의 행렬이 흐트러지기 시작한다.

이것저것 챙기느라 늦게 출발한 내가 어쩌다 선두에 서게 되었다. 아침 컨디션과 달리 발걸음이 상큼하지 않다. 다른 일행을 따라잡았는데 추월하고픈 생각이 없다. 페이스를 조절하고 싶은 생각뿐이다.

▼숲 사이로 말잔등이 보인다. 구름이 살짝 얹혀 있다. 공군의 레이더 시설이 있는 것 같더군.

450고지 정도를 넘겼나? 능선구간으로 올라서자 숲은 단일 수종으로 바뀐다. 흰회색의 나무가 인상적이다. 나중에 찾아보고 안 것인데 나무 이름이 너도밤나무.

전 세계를 통틀어 울릉도에만 있다는 특산수종.

울릉도의 울릉(鬱陵)이 숲이 무성한 언덕이라는 뜻에서 붙여졌다. 섬이 화산체로 평지는 거의 없고 해안은 대부분 절벽이다. 하와이 같은 대양 섬에 비해 지질학적 역사가 짧기 때문에 진화생물학 연구대상지로 주목을 받고 있으며, 650여 분류 중 특산식물이 50여 종에 달한다고 한다.

너도밤나무는 서양에서 행운과 번영을 상징하는 나무라고 한다.

울릉도 전설에 따르면, 울릉도 개척민이 살던 태하령에 신령이 나타나 밤나무 100그루를 심으라고 했는데 실제 다 심었는지 확인해보니 99그루, 산신령이 화가나 벌을 주려하는데 옆에 있던 나무 하나가 나도 밤나무요해서 마을 사람들이 위기를 넘겼다네. 그 후 밤나무를 정성들여 키웠지만 모두 죽고 너도밤나무만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네.



 

어제 내린 비로 얼었던 땅이 진흙투성이다. 700고지 가까이부터는 골짜기에 아직 하얀 눈이 남아서 너도밤나무와 그 아래 낮게 깔린 녹색 식물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능선을 탄지 얼마 안 되었는데 길은 거친 능선을 비켜 등고선을 따라 팔각정까지 이어진다. 원래 능선을 제대로 탄다면 삼각산 정상과 관모봉을 지나야하는데 등산로 자체가 KBS중계소 쪽과 이어져 있지 않다. 거긴 그런 험한 화산지형인 것 같다. 그리고 화산체인데도 일부 봉우리를 빼고는 흙이 많은 육산이라 나무가 울창해서 바다까지 바라보는 조망은 기대하기 어렵다. 어제보다는 훨씬 나은 날씨지만 아직도 두터운 구름이 많이 남아 있어서 아직 시야까지 좋은 편이 아니다.

▼팔각정에서 바라본 도동항과 바다

팔각정을 지나면서 다시 등고선과 직각을 이루는 길을 이겨내야 한다.

그리고 바람등대라는 곳에서 관모봉-성인봉으로 나누어지는 능선길을 만난다. 이름값을 하는지 바람이 참 거세다.

1번 무전기가 막바지 오르막에 지쳤는지 걸음을 멈춰 선다. 지도로 거리를 가늠해보니 바로 저 위가 정상이다. 녀석, 잠시 숨을 고르더니 다시 열심히 걷는다.

성인봉 봉우리는 마치 여인의 가슴부분 그곳처럼 단이라도 쌓아 놓은 듯 볼록 튀어나 있다. 봉수대 같은 느낌이다. 우리 앞 일행과 나리분지에서 넘어오는 사람들이 겹쳐 성인봉 정상 좁은 길은 병목현상을 보이고 있다. 오르려는 사람, 내려서려는 사람 모두 얼결에 줄을 서서는 멈춰선 상황, 잠시나마 사람들 감정까지 격해진다.

인증샷을 찍으려 바위 덩이 앞에 줄을 서고 있다. 더 중요한 건 성인봉에서 바라보는 경치다. 정상석에서 눈길을 돌려 말잔등 쪽을 바라보는 순간 구름인지 안개인지 순식간에 시야를 가려고 만다. 그 짧은 시간에 상고대까지 보았다는 1번 무전기. 사진으로 담을 수 없더라도 마음에는 담을 수 있었을 텐데 정상석을 바라보며 혀를 차는 사이 그만...

▼금새 구름에 덮혀버린 말잔등/ 그러니 바다 조망이야 오죽하겠어... ㅠㅠ

 

내려서려니 참 아쉽다. 그렇다고 한참 뒤쳐진 일행을 핑계 삼아 구름 걷히기를 기다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저기 사진으로 보았던 그 멋진 조망을 보지도 못하고 이렇게 내려서는 구나... 찝찝한 심정으로 나리분지로 향한다.

꽤나 긴 나무계단을 다 내려서니 말잔등-성인봉-알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품은 깊은 골짜기가 나온다. 아직 눈이 그대로다. 냉기가 흘러넘친다.


이제 계곡을 따라 얼마만 내려가면 나리분지다. 실망으로 가득 차 있던 순간 구름이 걷히면서 나리분지 쪽이 환하게 미소 짓는다.

연두와 분홍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빛이다.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처럼 공룡들이 살고 있을 것 같은 이국적인 풍경이 펼쳐졌다.


 

시간이 없으면 나리분지에서 산행을 시작하는 것도 좋은 방법 같다.

나리분지 구간은 그리 어렵지도 않다. 성인봉을 오르지 않더라도 산행 입구까지 이어지는 평지 숲이 참 맘에 든다. 나리분지를 2번이나 와 보았지만 숲길은 이번이 처음이다. 환상적이다. 나리분지는 5월이면, 아니 가을이면 더 풍요로울 것이다.

~ 오기 힘든 곳이지만 언제 기회가 되면 가족과 함께 다시 이 숲을 걷고 싶다.

우리나라 지형 특성상 평지는 모두 개발되어 사람들만의 차지다. 외국 영화에서나 볼 법한 그런 숲이기에 기암괴석이 병풍이 되어 더욱 이국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다.



 

나리분지 공군부대 근처 식당에서 관광팀과 조우한다.

 

이제부터는 함께 육지관광을 시작한다.

두 군데나 단체쇼핑몰을 들르고 모노레일을 타고 육로관광 A코스를 거꾸로 돌아 나와 촛대바위와 내수전망대까지 오르는 빡빡한 일정이다.

차에서 오르락 내리락. 그때마다 인원파악 하는 것도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네.

 

그리움과 아쉬움이 공존

0415 울릉도 > 후포 17:30 -플라워 2층 우등석/I17 2:30소요

이제 관광도 지쳤는지 다들 집에 가고 싶은 가보다.
이를 악물고 내수전망대에 올라 마무리 경치를 즐겨본다.

▼내수전망대에서 바라본 관음도



▼죽도


▼저동항

▼성인봉을 비롯한 울릉도의 봉우리


저동항이 주는 풍경은 다른 항구와 다른 향을 풍긴다도동과 달리 서민 동네라는 운전기사의 설명처럼 높은 방파제 안에 오밀조밀 모여 있는 어선과 골짜기 안의 작은 집들이 포근함을 준다.

▼저동항 풍경

▼저동항 촛대바위에서 바라본 죽도

 

한 번 당했던 일이라 다들 미리미리 멀미약을 챙겨먹는다. 배는 그런 사람들을 비웃듯이 마치 고속버스를 탄 것처럼 평온하게 나간다.

새로 배정받은 자리는 열의 중간 지점이라, 2시간 반 동안 앞자리 동기 녀석들이 있는 힘껏 등받이를 젖히는 바람에 온 몸이 뒤틀릴 듯이 갑갑해 힘들었다.

 

저녁은 제대로 먹자고 후포를 등지고 영덕으로 향한다.

대게가 상에 가득 나오는데 다들 늦은 저녁이라 그런지 먹느라 말이 없다.

난 괜히 서운한 맘이 들었는지, 내일 하루 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인지 냅다 들이 부은 술 덕에 영덕부터 금강 둔치까지 내내 잠은 실컷 잤다.

 

▼우연히 잡은 식당, 내게는 20년이나 선배님이 여기까지 내려와서 운영하시는 식당이었다.




새벽 1
시가 넘은 시간에 도착. 1박 3일이 되고 말았다.

내내 뭔가 쌓인 게 더 많은 여행 같다.
내 속 좁은 것이 원인일지 모르지만, 일단 심난함의 한 원인이라고 생각된 일에서 손을 떼어보자
직장에서 눈치보면서 이런저런 준비하기도 힘든 게 사실이다. ㅎ

글을 쓰면서 가만히 생각하니 네 탓 내 탓이 보다는 지금의 내가 참 불안한 모양이다.
무엇 때문인지 여유를 가지고 차분하게 다잡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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