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김종욱 찾기'
방학.
아이들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하기로 한다.
‘김종욱 찾기’를 검색하니 뮤지컬보다 영화가 먼저 나온다.
임수정, 공유 주연의 ‘김종욱 찾기’ 2010년에 소설을 소재로 개봉한 영화다.
신문기사를 찾아보니 창작 12주년 맞아 오픈런(폐막일을 지정하지 않고 계속되는 공연)으로 공연 중이라는 것을 보니 영화를 소재로 창작 뮤지컬이 만들어진 것 같다.
게다가 일본에 라이선스를 판매하는 업체도 영화 제작사와 같은 CJ E&M이더군.
2016년 일본에서 라이선스 초연 후, 3년 연속 그곳 무대에서 공연 중이란다. 올해는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도요하시 - 4개 도시에서 공연
이정도면 먼저 나온 영화보다 더 성공한 뮤지컬이 아닐까?
긴 시간 동안 공연된 것이라 그런지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지하철 4호선 혜화역에서 내려 2번출구로 나와 2~30여 미터를 걷다가 좌회전하면,
컬처스페이스 엔유(구 대학로 쁘띠첼 씨어터)가 나온다.
그리 크지 않은 지하에 자리 잡은 소극장이라 주의 깊게 찾아봐야 한다.
신문기사 내용처럼 ‘김종욱 찾기’가 OPEN RUN 중에 있다.
관람료 정가는 45,000원, 이런저런 할인행사를 해서 보통 2만 원 선에서 관람이 가능하더군. 인터파크 티켓에서 14,000~45,000
평일 2시, 5시, 8시 공연
주말 1시, 3시10분, 5시20분 7시30분으로 휴무 없다네
100분간 공연
초딩 이상이면 가능한 공연이라 울 초딩 딸까지 데리고 갔다.
관객 중 최연소 같더군.
소극장이라 시설에 대한 염려가 조금 있었는데,
의자도 편안하고 냉방도 빵빵하다.
음악과 조명이 연기자들의 호흡과 딱 들어맞는다.
데이트 뮤지컬로 넘버1이라는 데 난 아들하고 딸하고 데려가 좀 궁상맞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방학기간이라 그런지 다양한 연령층이 공연장을 채우더군.
다다다... 빠른 말투로 시작되는 공연.
공연은 2명의 남자 배우와 1명의 여자 배우가 등장한다.
첫 개시를 한 남자 배우가 남녀 두 배우의 사랑이야기에 공연 내내 감초 역할을 하는데,
혼자서 21개의 배역을 맡는다고 한다.
소극장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이다 보니 중간중간 배우들이 직접 세트를 빠른 움직임으로 옮기고 의상도 후다닥 갈아입고 나온다.
15명 배우들이 3인 1조로 교대 출연을 한다.
인터파크티켓에 들어가면 교대 로테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줄거리...야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겠지. ㅋ
-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차린 짝사랑 하던 여자에게 고백조차 못했던 월급쟁이 출신 그 남자 & 첫사랑 ‘김종욱’/ 김태윤
- 운명적이고 이상적인 사랑. 그 사랑만을 향하는 ‘그 여자’/ 서지수
그 남자와 그 여자 사이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멀티 맨/ 박세웅’
흥미롭게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웃어야 할 때 웃고 박수쳐야 할 때 신나게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지른다.
기록적인 폭염에 서울까지 찾아온 보람이 있다.
쉴 틈 없는 이야기 전개와 웃음을 자아내는 배우들의 대사와 몸짓.
그래도 우리 초딩 아이는 1시간을 넘기자 조금 지루해한다.
그 시점이 딱 스토리가 질질 끌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과거의 첫 사랑을 찾는 일과 현실의 사랑이 겹치는 과정, 데이트 나온 연인들에게는 가슴 뭉클한 시간이지만 울 초딩 아이에게는 웃음기 없는 시간이 지루할 수밖에 없겠더군.
운명적인 첫 사랑이라는 이미지를 걷어내고 현실에서의 사랑을 찾는다는 결론으로 무대의 막이 내린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나오는데,
요 녀석 까불대며 움직거리다 관람석 의자 사이에 다리가 끼어 정강이에 피멍이 들고 만다. ㅠㅠ
빠져나가려 모두 일어서 줄 서 있는데 눈물 뚝~뚝 흘리며 흐느껴 우는 녀석이 어찌나 안쓰럽던지.
녀석 다친 것 빼고는 참 좋은 시간이었다.
극장을 나오니 소나기가 내린다.
비만 아니면 이 낭만의 거리를 녀석들과 함께 걸어보고 싶었는데 편의점 의자에 앉아 비가 잦아들기만 기다리다 시간에 쫓기어 혜화역에 들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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