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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지수하고 친해지기!_2012.04.

by 여.울.목 2014. 9. 1.

지수하고 친해지기

토요일.

그나마 11시30분 전까지는 시간이 있다.

사무실 출근 대신 결혼식장에서 서빙을 봐야한다. 큰아이와 아내는 학교에 나간다고 한다.
부녀지간에 느림의 미학을 즐기며 천천히 옷을 입고 집을 나선다.
4400원.

과자 음료수... 지수의 기분은 짱이다.
딸아이의 손을 잡고 천천히 내가 태어난 집으로 향한다.

11시30분 이후 땜시 아이를 맏겨야 하니까. 산이 가로막고 있어서
터널을 지나던지 시내를 통과해서 뺑 돌아서 가야한다.
오늘은 아침나절의 짧은 여유를 지지고 볶아볼 양으로 저 산을 넘어가기로 한다.
산새들만큼이나 조잘대는 조그만 입,

넘어져도 울지도 않고 일어나는 토끼같은 쾌활함,

오랜만에 아빠와 마주치는 사슴같은 눈망울.
내 기준만으로 이건 너무 얕게 저건 너무 깊게만 재고 있던 아이의 생각.
“나 (말을 안 해서 그렇지) 다 알 아~”
그래 알만도 하겠다.

까치집이라고 하니까 ‘둥지’라고 아빠한테 가르침을 준다.
지만 지수하고 좀 친해질 수 있는 정말 따듯한 봄날이었다.


50분 동안 2km를 걸었고, 46m에서 150m의 높이를 오르내렸다.

 

 

jisunfather.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