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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지리산 노고단(1507m)에서 피서를?

by 여.울.목 2023. 8. 7.

노고단에서 피서를?

2023.8.05.(토)
성삼재
~ 노고단
8.6km
2:50
3.1km/H

 

Climbing_2023-08-05_노고단.gpx
0.92MB

 

국립공원수입징수규칙 갈무리

 

섭씨 34도를 오르내리는 더위다.
폭염 경고 메시지가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에 날라든다.
나 혼자라면 마음이 가벼웠을 텐데 아이와 함께하려니 며칠 전부터 걱정이다.
위안 되는 건 기상청 누리집 산악일기예보다.
노고단은 22~23. 이 정도면 시원한 냉방기를 가동한 상태와 다름없다.
그래도 걱정이다.
자동차에서 잠시라도 내릴 찰라 뙤약볕이 살을 파고들어 땀방울을 밀어낸다.
내 근심과 달리 아이들은 무심하다.

구불구불한 지방도를 피해 시간을 줄이고자 조금 더 고속도로를 달려 구례 화엄사IC에서 나왔다.
불볕에 달궈진 들을 지나 천은사 이정표를 따라 산길에 접어든다.
금방금방 고도가 높아진다.
고도 500m를 지나 에어컨을 끄고 차창을 열었다. 나무 그늘을 타고 올라가는 길 내내 시원한 바람에 행복하다.
조금 더 기운을 내 1000 근처에 다다르니 공기 자체가 다르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바람을 맞이한다. 신선한 들숨과 날숨에 호강을 누려본다.

성삼재 주차장은 거의 만차다. 사람들이 이리 몰려드니 주차료를 징수하나 보다.
제법이다. 아마도 차량 억제 정책 같다.
시간제로 요금을 받는다.
(소형 기준 최초 1시간 1,100원이고, 1시간 초과 후 10분당 300원 가산, 9시간 이상 주차하면 13,000원 부과)

성삼재, 산행은 약 1100m부터 시작한다.
대피소 공사로 임도를 따라 노고단으로 향하는데, 얼마 안 되는 산행 코스마저 임도로 대체되니 산행보다는 트레킹에 가깝다.
땀이야 나지만 기온이 높지 않으니 움직거림에 힘이 붙는다.

노고단 고개에서 탐방 예약한 내역을 QR코드로 확인하고 생태복원을 위해 마련된 데크길을 따라간다.
군사시설이 있던 곳이라 그런 건지 1500m 넘는 고지이기 때문인지 큰 나라라고는 주목 한 그루 정도다.
가까이 봄에 야생화와 초목이 이국적이다.
멀리 봄에 초목 아래로 펼쳐지는 웅장한 산자락, 그 사이로 부끄러운 듯 모습을 보이는 섬진강 줄기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한여름답지 않게 시원한 바람까지 솔솔 불어댄다.
~ 누군들 다시 내려서고 싶을까?
오름에 고단한 시름은 어느새 씻겨 아이 얼굴이 활짝 피어난다.

화랑이 쌓았다는 돌무지를 돌며 무슨 소원을 빌었을까?

하산 후 달궁과 뱀사골을 지난다.
뭔 사람이 이리 많다냐?
달궁은 취객 위주, 뱀사골은 계곡 물놀이객으로 가득하다.
아무리 물놀이라지만 이 더위에...

지리산 노고단에서 피서 제대로 했다.

 

시암재휴게소 전망대에
도라지모시대

 

멀리 섬진강
섬진강 당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