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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충남 최고봉 서대산(905.3m)

by 여.울.목 2023. 6. 24.

충남 최고봉 서대산(905.3m)

서대산드림리조트-제비봉-장군봉-서대산-개덕사-리조트(원점)
6.94km | 3:10 | 2.2km/h

 

주차료 3,000원 입장료 1인 1,000원
2.3km 가파른 길을 오르고
1.3km 능선을 즐기다
2.0km 가파르게 내려와 1.3km 원점으로 회귀

 

긴 코스는 아니지만 체력 안배를 해야 할 급경사
제비봉정상 군데군데 암반 동반 급경사지 + 로프
등산객 대부분 하산길 안전과 조망을 감안 제비봉으로 올라 개덕사 쪽 하산

 

사전 조사
사람들 대부분 제일 긴 코스를 잡았는데 6~7km로 마무리한다.
그들이 제시한 산행 시간은 점심 포함 4시간 정도다.
아이가 코웃음 친다. 우리 정도면 3시간이면 될 것 같다고.
고속도로를 나와 한적한 길로 달리다 보니 대충 보아도 서대산 같은 산이 보인다.
제법 늠름하다.
중하의 난이도라던 블로거의 말은 절대적이지 않은 것 같다.

 

Climbing_2023-06-24_서대산.gpx
0.73MB

 

 

서대산 905.3m
충남 최고봉이다. 그래서 산림청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렸는지 모른다.
충북 옥천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옛 문헌에는 깊은 산중으로 소개하고 있다. 꽤 유명한 3개의 서대사가 있어 서대산으로 불린 것 같다.
산은 어깨를 함께 하는 산맥이 없다.
외롭게 따로 솟아있는 산 비래산飛來山. 그러니 인근에서 녀석의 잘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서산드림리조트
사전 조사와 현지 경험을 토대로 정리하면,
겨울엔 거의 영업하지 않아 요금 낼 일이 없고
날이 풀리면 캠핑족을 받아 운영하면서 관리인이 나와 주차료와 입장료를 받는 것 같다.
캠핑온 사람들은 야영지 근처에 차를 놓고, 나 같은 등산객이 너른 주차장 그늘에 찾아 든다.
2명이 왔으니 주차료3 입장료2 5천냥이다.
이 돈 아까운 사람들은 개덕사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는데, 타지 사람이 여기까지 와서 그런 꼼수를 부리기엔 리스크가 더 크다. 안전하게 5천냥 내는 게 낫다.
이용료 덕분에 간단한 등산로 설명과 함께 지도를 내어준다.
게다가 혹여나 다치면 이용료 징수와 연관된 관리책임을 물어 쟁송에 휘말리기 싫어서 그런지 (계단은 없어도) 곳곳에 로프를 친절하게 메어 놓았다.
기억이 정확한지... 현수막에 서대산 98.5만 평이 사유지라고 써 있드라.

 

오르는 길 - 제비봉
들머리 리조트 입구는 제법 그럴듯하다. 멀리서 보면.
콘크리트 길이 등산로 입구까지 꽤 길에 이어진다.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간다.
서대산 정상의 강우레이더관측소로 올라가는 곤돌라 탑승장을 빗겨 본격 등산을 시작한다.
얼마간 낮은 수풀이 발목을 거추장스럽게 한다. 바로 용바위 푯말이 보인다.
큰 바위 두 개가 맞대어 사이에 동굴이 생겼는데, 용이 지나는 것 같아 용바위라고 한다.
이제 그 용바위를 뒤로 하고 오르막을 택한다.
아이가 발목을 접질렸다. 다행히 후퇴할 정도는 아니라 한다.
제비봉 갈림길까지 올라 숨을 고른다. 제비봉까지 10미터나 될까? 그냥 쉬고 싶댄다. 포기하고 내려서기에도 애매한 지점이다.
옛 표지판에 제비말재라고 씌여있다. 봉우리보다는 고갯길 정도였나보다.
제비봉에서 산를 조망하고 능선 시작점 절벽을 바라보니 볼만하다.
우리가 흘린 땀의 양이 제법이라 염화포도당으로 균형을 맞춘다.
아이의 발목이 걱정인데, 스스로 선두로 나서겠다고 한다.
이제 본격 오르막이다.
로프를 잡고 오를 정도는 아니지만, 로프를 잡아야 안전하게 내려갈 수 있는 곳이 많다.
선바위와 신선바위를 지나며, 숨을 고르고 펼쳐지는 풍광으로 고단함을 달래야 하는데 아이 컨디션이 영 아닌가 보다.
신선바위 위에 서니 아래에 구름다리가 보인다.
20년 전 일단의 무리와 여길 왔었지. 단시간에 정복하고자 최단코스를 선택했을 때 지났던 구름다리다. 안전검사를 받지 않았다고 건너지 말라는 안내판이 있었는데, 20년 지났는데... 건널만큼 안전한가?
급작 20년 전 일을 끄집어내니 실소가 번진다.
오름에 만만치 않은 구간임에 틀림 없다.
능선구간을 함쳐도 평균 이동 1.8km/h.

 

용바위
제비봉에서 능선길 첫 봉우리를 바라본다
신선대에서, 멀리 서대산 정상부 강우레이더관측소
신선대에서, 오른쪽 멀리 대전 시가까지 보인다

 

능선
이제 능선에 다다랐다.
숲 덕분에 직사광선은 없다. 아이가 숨을 고르고 체력을 회복하도록 서두르지 않는다.
 4, 5백 미터를 걷자 사자바위 안내판이 나온다.
사자바위? 사자가 입을 벌린 모양이라고 한다. 사실 전체적으로 남근석 모양에 더 가까운데 바위가 꽤 거칠어 뭐라 단정 짓기 애매하다.
이 산 바위 대부분 거칠다. 급하게 솟아올라 생성된 산이라 그런지 푸석푸석한? 느낌이다.
요충지였다면 - 산성 쌓기 좋은 돌이 흔하다. 사자바위도 풍화작용에 모양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

1km 조금 넘는 능선길. 조금 더 길었다면, 그러니까 이 산 규모가 더 컸다면... 아쉽다.
이런저런 바위덩이를 지나 장군봉과 마주친다.
산 정상부에 커다란 암석이 있으니 장군봉이라고 했을 거다.
계룡산 장군봉과는 사뭇 다르다. 계룡산 봉우리는 산 전체가 한 덩이 암석 같은 웅장함이 멀리서도 보인다.
크긴 크다만 서대산 봉우리는 산 정상부 몇 개의 거대한 덩어리가 서로 기대어 있는 형상이다.
바위 사이로 길이 나 있다. 조금 위쪽에 있어 하늘이 보였으면 통천문이라 했을 거다.
기어오르자면 오르겠는데 아이와 함께 왔으니 점잖게 우회한다.
기상청 강우레이더관측소가 정상과 장군봉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
쪽문이 열려있다. 전망대 안은 사람이 드물어 냉방가동을 않더라. 아쉬워하는 울 아들~
정작 서대산 정상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을 전망 데크에서 즐길 수 있다.

 

사자바위
사자바위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선바위
장군봉과 서대산 정상부과 성큼 앞에 다가와 있다
하산 예정인 곳, 절벽도 볼만하다
장군봉 밑 바위길
장군봉
강우레이더관측소에서 지나온 길을 바라본다
강우레이더관측소에서 옥천 방향 조망
서대산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  개덕사
내려서는 길 - 연천봉  갑사 길이 생각난다. 그 정도로 거칠지 않지만 2km 내내 다리 풀리지 않게 성심껏 내려서야 한다.
내놓을 만한 조망이 없는 구간이다. 힘들어도 제비봉 쪽을 택하는 이유가 있었다.
하염없이 내려선다.
아직 산행에 익숙치 않은 아이 입에서 한숨 섞인 소리가 나온다.
걸음을 멈추거나 속도를 줄여본다.
발목 상태는 그리 심하지 않다는데, 아무래도 오버페이스로 이 날씨에 더위 먹은 것 같다.
나 보다 훨씬 커버린 녀석을 예전처럼 업어줄 수도 없다.
아이가 go! 할 때까지 같이 멈춰 숨을 고른다.
질리기도 할 것이다. 지도 앱을 켜 남은 거리를 스스로 가늠토록 안내한다.
그렇게 찾은 개덕사!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개덕사까지 내려왔다.
개덕사 다다르기 전에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해야 하는데 놓쳤다.
1km 조금 넘게 전원주택 택지 개발 도로와 그늘 없는 임도를 걸어야 한다.
짜증 숨긴 아이의 내심이 어쩔 수 없이 배어 나온다.

 

아들아 고생 많았다.
30분 거리에 있는 청풍명월 식당에서 어죽과 도리뱅뱅으로 속을 달래며 산행을 마무리한다.
힘들었는지 차 안에서 내내 꿈나라다.

내려서는 길 너덜지대 돌탑
개덕사 '개'
개덕사 조경, 보기 좋다
제비봉 부근을 바라보며 주차장으로 회귀 - 산행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