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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의 책가방

꿀벌의 예언1,2

by 여.울.목 2024. 6. 9.

https://youtu.be/Bm4-RaEzjyA?si=MFDKGYhw51Jbvwd0

 

꿀벌의 예언 1,2
2023/06/20
베르나르 베르베르
전미연
주식회사 열린책들
 
‘꿀벌의 예언’
말 그대로 꿀벌의 예언 이야기다.
군 복무 시절쯤 「개미」라는 책의 신선한 충격!
「뇌」, 그 신선함은 줄었지만 역시~ 라는 생각을 여전히 하게 되었지.
그 믿음으로 책을 골랐나 보다.
그런데 이야기 소재나 짜임새 면에서 우리나라 웹툰이나 영화에 비해 그닥 뛰어나진 않더군.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는 순간 인간에게 남은 시간은 4년뿐이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실제 아인슈타인이 한 말인지도 분명치 않다네.
아무튼 이 충격적인 말을 화두로 언론 매체에서 많이 다뤘기 때문에 이 소설 소재의 신선함이 떨어진 건지도 모른다.
주인공은 <퇴행최면>으로 관객에게 전생을 경험시키는 일을 하고 있다.
우연치 않게 미래까지 가게 되어 3차 대전으로 멸망 직전의 지구를 목격한다. 미래의 자신에게서 지구를 살릴 방법이 <꿀벌의 예언>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꿀벌의 예언서를 얻어 지구를 살리려는 주인공 르네와 그 친구들의 이야기다.
이야기는 1099.7.15. 예루살렘 공성전에서 / 2023년 오늘에서 / 30년 미래 2053년에서
각각 시작하지만 만난다. 뿐인가? 전생에 뛰어들어 오늘을, 미래를 바꾸려 든다.
떠도는 듯한 이야기 – 중간중간 - 구약성서 내용이 나온다.
이집트로 갔다 탈출하고, 몇 번의 디아스포라로 세계로 흩어진 유대인 이야기
소설의 멋진 구성 같지만 왜 이러는지 잘 모르겠다. 문화적 이질감에 따른 저항인가?
<양자물리학-명상-불교>가 소설을 지배하고 있다.
아무튼 <꿀벌의 예언>서는 찾아야 할 일종의 성배聖杯가 된다.
성배의 행을 찾으러
전생을 오가며
현실에서 전생의 흔적을 찾아나선다.
예루살렘과 아크레(항구도시), 키프로스에 간다.
그리고 다시 파리로 돌아와 이야기를 맺는다.
꿀벌의 예언을 적은 책은 르네의 전생이 속한 <성전기사단>이 목숨을 걸고 지키고 있다.
몇 달 전 읽은 옴베르트 에코의 「푸코의 진자」. 자신의 박학다식을 글로 알리고 싶던 작가.
푸코의 진자에서 오가는 과거에서 나오는 <성전기사단> 이야기가 여기서 또 나온다.
지식의 양은 에코가 더 많은 것 같다.
재미는 12개의 베타버전을 썼다는 베르베르의 소설이 낫다.
내가 마치 몇 달 전 소설을 다시 읽고 있는 것 같더라.
작가는 소설을 통해 아직도 십자군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의 안녕을 빌어가며 여전히 내전을 치르고 있는 지구인들.
그리고...
서양인의 시각 -세계관이나 역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느낌.
 
아무래도 무얼 말하고 싶은지 정확하지 않더라.
답은 책 제목에 있음을 직감했지만 호기심으로 책을 읽어간다.
작가의 지식과 치밀한 구성은 수십억 인류 중에서 몇몇에게만 오가는 전생의 인연을 억지로 맺어주고 있어, 오히려 거부감마저 든다. 아마 이것도 서양인의 시각으로 본 동양적 사상을 재미로만 엮었다는 오해일지도 모른다.
애틋한 전생 이야기에서 뭔가 희망을 잡고 싶은데 소설의 진행을 위해 양자물리학의 논리성을 버린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예언서를 읽지말라고 했던 기사는 자신의 종말을 들춰보고 만다.
그럼 그게 어째서 어떻다고 풀어지면 좋겠는데 그냥 그러고 만다.
양자물리학을 설명한다.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오늘 삶을 통해 정해진 미래를 바꿀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전생의 자신에게 나타나 과거를 바꾼다.
오늘을 통해 미래를 바꾸는 건 지구를 구하려는 이타심 가득한 주인공만 가능한 건가?
예언서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말하며 예언서를 공개하고 만다.
뒤죽박죽이다.
「푸코의 진자」에서 그 소중한 성배는 이미 내 안에 있다고 말한다.
「꿀벌의 예언」에서는 그 소중한 성배는 꿀벌이다. 오렌지색 밀납 조각 속 유리상태의 원시꿀벌(라시오글로숨 도르키니) 여왕을 되살리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푸코의 진자」가 더 철학적이다.
그래도 대단한 지식을 가진 작가를 내가 함부로 말해도 되나? 건방진 나. ㅎ
그럼~ 내 독후감인걸.
그래도 얻은 게 있다.
다행히 지구를 살렸다.
다행히 전생이 있다.(?) 그럼 우리 아버지도 어머니도 내생이 있으시겠다. 다행이다. 더 평온한 삶을 사시길 기원합니다.
 
23~24 지금처럼 미래에 관심을 가지게. … 뿌리는 과거를, 줄기는 현재를, 가지는 미래… 과거는 땅속 깊이 뻗어 있는 긴 뿌리들 속에 흩어져 있어. 현재는 단단하고 선명하지. 하나의 줄기 속에 들어 있거든. 미래는 나뭇잎이 달린 무수한 가지들로 이루어져 있어. 실현 가능한 미래의 시나리오를 의미하는 무성한 나뭇잎들은 서로 경쟁하듯 자라나. … 우린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미래에는 얼마든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것.
69 인간이 소비하는 식물의 80퍼센트가 꽃식물 → 꿀벌 실종 → 식량부족 → 전쟁
71 (양자물리학은) 관찰자가 관찰 대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미래를 본 것만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야.
84 역사는 우리 모두가 합의한 거짓말들의 집합입니다.
171 최초의 역사가 <길가메시 서사시> 주인공 수메르인 길가메시
175 인생이 해결해야 할 과제의 연속인 줄은 알지만 요즘 들어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네요.
241 -우린 여전히 낙원에 있는지도 몰라. … 단지 그걸 인지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야.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인류는 그 낙원의 존재를 인지하지 못하고…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셈이네요.
257 여행에 위험이 따르다 보니 사람들이 평생 태어난 마을을 떠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286 태초부터 인간이 천사, 하느님, 악마, 마귀라는 이름으로 부른 조재들은 실은 차처럼 퇴행 최며으로 자신의 전생과 얘기를 나누기 위해 미래에서 찾아온 사람들이었는지 몰라. 그렇다면 혹시 모세에게 율법의 판을 준 것도 미래에서 온 모세 자신이 아니었을까?
317 만나: 가나안 땅 가던 중 하늘에서 내려준 식량
356 양봉하는 사람들의 안전을 고려해 인류는 오래전부터 공격성이 약한 꿀벌 종만 골라 사육해왔어요. 그 결과 오늘날의 꿀벌들은 천적에 저항하는 능력이 사라지게 됐죠.
31~32 서기 30년 다니엘이 진흙으로 된 발이 달린 거인의 이미지를 빌려 메시아의 출현을 예고했을 때, 예루살렘에서 메시아를 자처한 사람이 170명이 넘었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경쟁자. 경쟁에서 예수가 이긴 이유 – 그의 말을 전한 사도 바울 덕분. 바울의 천재적인 소통과 조직 능력
33 삶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잠재적 가능성을 깨닫는 것이다. 한데 이 가능성이라는 것은 써봐야 비로소 알 수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 아닌가.
39 인류는 3보 전진하고 나서 2보 후퇴한다.
39 -쇠망이 필연적 과정이라면 사랑가 평화에 기반한 문명 건설을 위한 모든 노력이 결국 무의미한 것 아니오? -어떤 일이든 영속성을 기대하고 임해선 안 될 것이오. 하지만 인류는 진보하게 돼 있소.
57 분명히 난 2053년까지만 구술해 줬는데 어떻게 다른 장이 있을 수 있는 거지? … 살뱅이 내가 얘기해 준 것보다 더 먼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안돼.
62 그게 아니라면, 지금 내가 하는 행동이 그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뜻일까? 그렇다면 구술하는 예언서의 마지막 장 내용을 결정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바로 내가 되는 거야! 그러니까 내가 지금 마지막 장의 내용을 모르는 건 지극히 당연한 거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니….
92 고정되지 않은 여러 개의 평행 현실이 존재한다는 거야. 베스파 로슈푸코가 우연히 미래를 보게 됐기 때문에 (달리 말하면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를 열었기 때문에) 현재가 변했다는 거지.
슈뢰딩거는 <관찰자가 관찰 대상을 변하게 한다>라는 결론을 내린다.
147 만약 자네들이 죽는 날짜를 미리 안다면 어떨까. 이판사판이라 생각하고 무모한 짓도 서슴지 않을거야. … 하고 있는 일이 실패한다는 걸 미리 알면 어떨까. 아는 순간 포기해 버리고 말겠지. 정반대로 성공한다는 걸 미리 알면 어떨까. 당연히 노력을 게을리하겠지. 미래를 아는 게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 「노화의 종말」에서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 하는 이유와 맥락을 같이한다.
218 원시말벌 ⇒ 개미(잡식성)/꿀벌(식물성)/등검은말벌(동물성)
219 꿀벌의 의사소통: 춤, 진동, 냄새
234 그걸 읽는 우를 범한 게 무척 후회되네.
332 인큐내불러: 15세기 후반 유럽 인쇄 간행물
333 사람들은 성서의 내용을 알기 위해 +더 이상 사제라는 매개를 거칠 필요가 없게 됐죠. 글만 읽을 줄 알면 됐으니까.
345 르네 : 베스파 – 제3차 세계대전은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화 과정이다. 그래야 과잉 상태 인류 수 줄어들게 될 테니까.
362 예언이 없었다면 그 일은 일어나지조차 않았을 것이다.
378 옮긴이의 말 – 예언은 아직 오지 않은 시간에 대해 말하고, 퇴행 최면은 이미 지나간 시간을 되돌린다. … 치밀하면서도 박진감 넘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