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초판 2007/10/30
개정판 2022/03/28
개정판 76쇄 2024/11/19
한강
(주)창비
노벨문학상의 열풍 속에 몇 권을 묶음으로 구매했다.
권위 있는 상이다.
이 책을 포함한 작가의 작품 전반에 대해 평가했을 텐데 유독 우리나라 안에서 그녀를 비난한 곳도 다수였다.
바로 이 책 때문인 것 같다.
책은 3개의 부분으로 나뉜다. 비난은 아마도 두 번째 몽고반점 때문이었을 거다.
나 같은 문외한에게 - 이야기 중 몇몇 토막만 잘라 내 보면 -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난 예술과 외설을 명쾌하게 특정짓지 못한다. 대세에 따를 뿐이다. ㅎㅎ
스치듯 마광수 교수의 ‘경마장 가는질’이란 소설이 생각난다.
그리 야하지도 않더만. 오히려 비판과 비난, 예술이 아니라 외설이라는 무수한 언론 질 때문에 읽게 된 책이었다. 그냥 재미없었다는 느낌만 남아 있다.
다시 채식주의자 이야기를 하자.
책은 ‘채식주의자’라는 순(純)한 이미지를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며 내 편견을 가르며 시작한다.
내내 채식이라는 갈등 덩어리가 소설을 이끈다.
처음엔, 채식주의가 없었다면… 비극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는 이상한 논리를 생각게 한다.
마지막까지 일상의 소설처럼 뚜렷한 결말을 던져주지 않지만,
문제의 원인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을 묵직하게 내 안에 눌러 넣는다.
그 원인은 다수인 듯 하나이기도 한 것 같다.
형식적으론 작가가 밝힌 대로 세 개의 소설을 하나로 합쳤기 때문이 아닐까?
사건을 이끄는 시점이 다른 ‘채식주의자/몽고반점/나무 불꽃’을 읽어가며, 마디마디 영화나 드라마로 본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읽은 ‘소년이 온다’ 때문에 정치적 속뜻이 있으려나 하는 섣부른 짐작은 지워버린다.
사실 ‘몽고반점’을 읽어갈 땐 이윤기님의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처럼 <창조적 신화읽기>로 이해해야 하는지. 예방주사? 뭐… 이런 고민을 했다.
https://yyh911.tistory.com/208
하지만 세 번째 파트까지 읽어가니, 다른 결로 봐아겠더라.
말초신경 자극을 어떻게 미화시켜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실질적으론 내면의 무엇 – 첨엔, 뱃속부터 올라온 얼굴 때문이란다.(172p) 원인을 알았으니 윤리적? 갈등을 뒤로 하고 살살 풀어낼 줄 알았건만.
언니의 시선에선 성장 과정에서의 무엇이 문제라고 여겨지게 한다.
평범 속에서 갈망하던 자유를 찾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작가는 비극으로 이끌어 간다.
어쩜 영혜의 시점이었다면 진정한 자유를 표현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게 진정한 자유인가? 나무가 되는 것.
거칠게 집안을 휘어잡은 영혜의 아버지, 털끝 하나 손해보지 않으련 얍삽한 남편, 진리라도 찾을 듯한 고뇌를 끝내 자신의 욕망해소로 치졸케 만들고 만 언니의 남편, 혹시라도 어찌 엮일까 연을 끊는 가족들, 당사자를 위한 건지 모르지만 끈을 놓지 않으려는 언니…
그리스 로마신화 1,2,3,4,5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1 2000/06/26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2 2002/02/07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3 2004/08/13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4 2007/10/15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5 2010/10/15 초판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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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난 영혜의 언니를 통해서 우리를 아니 최소한 나를 본다.(231p, 243p)
때론 비겁하고 내내 무던했지만 악착같이 살아온 그녀다.
잊고 싶은 기억도 많지만 지워지지 않는다.
탈출구를 찾아도 보지만 비린내 나는 용기보다 현실의 끈을 놓지 않으려 한다.
요즘 읽고 있는 유전자 관련 책를 보며
이래저래 뒤섞이고 일그러진 우리와 달리 심플한 유전자의 목적을 보며 - 말이 되는지 마는지 모르지만 - 그녀가 유전자 본능에 충싫란 일상의 우리가 아닐까.
동생 영혜에게 말한다.
이건 꿈일 거라고. 꿈에서 깨어나면 명확해질 거라고.
그 명확함이 더 두려운 현실일지라도?
누가 살아 있고 누가 꿈을 꾸고 있는지 모른다.
누구나 유전자의 욕심에 이끌려 나와 처음 사는 세상이다.
이성(異性)의 시점을 자신인 듯 표현할 수 있을까?
저자가 묘사하는 주인공 여성들의 얼굴을 그릴 때마다 작가 얼굴이 떠오른다.
작품에서 자신을 그려냈는지 모른다. ㅎ
게다가 자꾸 다음 궁금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이야기는 단락져 쉽게 읽힌다. 그럼에도 단락 끝과 다른 단락 처음이 맞다 있어 책장을 넘기지 않으면 안절부절케 한다.
단어들, 어릴 때 교과서 단어에 풀이를 빼곡히 써가야 했던 숙제가 생각난다.
작가답게 어휘력이 뛰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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