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후에 안 이야기지만 우리나라 3대 계곡이 설악산 천불동계곡, 한라산 탐라계곡, 그리고 내가 다녀온 지리산 칠선계곡이라고 한다. 국립공원 관리공단홈페이지에서도 그리 말하고 있으니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그런 유명한 계곡을 잠시나마 찾을 수 있었다니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계곡길이가 9.7㎞나 되는데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서부터 천왕봉까지 이어져 있다. 1997년 태풍 ‘사라’때 엄청난 폭우로 인해 훼손돼 1998년부터 생태계 회복을 위해 출입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2004년부터 복원사업이 시작된 지리산 반달가슴곰들의 주요 서식지가 되기도 했다. 현재 칠선계곡 일대 124,000㎡의 면적이 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전체 탐방로 9.7㎞ 중 추성리에서 비선담까지 4.3㎞는 전면 개방하고, 비선담에서 천왕봉까지 5.4㎞는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루 60명씩만 공단 직원 4명이 안내하는 탐방가이드제를 5월, 6월, 9월, 10월에만 시행하고 있다. 계곡을 넘나들면서 이어지기 때문에 자칫 길을 잃기 쉽고, 10㎞에 가까운 탐방로를 걸을 수 있는 체력이 요구돼 초보자들은 탐방이 쉽지 않다고 소개되어 있다.
# 참고
<비선담~천왕봉 구간 한시적 제한적 탐방 '칠선계곡 탐방예약 가이드제'>
□ 예약시기: 5월, 6월, 9월, 10월
□ 예약방법: 국립공원 홈페이지 1인 당 4명까지
▶ http://reservation.knps.or.kr/information/trailInfo.action?trailCd=1#tab1
□ 되돌아오기 토요일 추성주차장 08:00출발 추성주차장-삼층폭포-추성주차장(13km왕복) 7H
□ 올라가기 월요일 추성주차장 07:00출발 추성주차장-천왕봉(9.7km) 8H
-올라가기는 백무동이나 중산리까지 당일 하산 불가할 경우 장터목 등의 대피소 예약해야 함
-여행자보험 개별 가입 후 확인서 지참
-06:40까지 도착(되돌아오기는 07:40)해서 예약 및 보험가입여부 확인, 안전교육 필
○ 자동 취소 (SMS 문자 발송 자동 발송)
-기상특보(호우, 태풍, 예비특보 포함) 발효 시
-천재지변 등으로 해당지역 입산 통제 시
-운영 당일 비가 오거나 지속될 것으로 기상예보 시
-전일 강우량 30㎜ 이상 시
ㅁ 상시 개방되는 칠선계곡의 하부구간인 추성 주차장~비선담(4.3㎞)까지 산행
2015-08-08 지리산 칠선계곡__20150808_0924.gpx
새벽 5:30에는 일어나야지 이런저런 준비를 여유 있게 하는데, 집사람이 흔들어 깨워 일어나니 아침 6시를 넘긴 시간이다. 세수를 하고 나오니 벌써 6분이다. 어떻게 준비하고 나왔는지 모르겠다. 전 날에 미리 챙겨놓은 짐을 정신없이 배낭에 집어넣고는 집을 나선다.
여름 휴가철이라 그런지 커다란 대형버스에는 고작 14명이 전세를 내고 말았다.
공주에서 칠선계곡까지 2:30은 가야 한다고 한다.
도착 때만하더라도 텅 빈 주차장이었는데, 하산하고 보니 주차장이 꽉 차 있었다. 주차장은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투자했나보다. 주차료를 받는 주체를 보니 추성리 마을주민들의 협의체더라. 대형버스라 그런지 주차료를 8,500원이나 징수해간다.
추성주차장에서 900여 미터는 햇볕이 쨍쨍한 가파른 도로 위를 열나게 올라야 한다. 가파름이 30~40%는 되는 길이다. 계곡산행을 생각했던 환상이 깨지는 듯 사람들 그 무더위 속에서 900미터 동안 온 기를 쓰느라 제 페이스를 잃고 만 것 같다.
▼올라가는 길에 가게에 들러 얼음 막걸리와 소주 몇 병 챙겨갑니다. 많이 마시는 것은 안 좋지만, 올라가는 길에 한 두잔으로 지친 분위기를 확~ 끌어올릴 수 있었죠.
▼ 900여미터를 가파른 길을 따라 오르니 저 멀리 계곡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네요.
그 반듯하고 가파른 길은 지났지만, 이제 오르막 산행길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산행길은 계곡을 따라 이어졌지만, 그저 물소리만 들릴뿐 계곡은 저 아래에서 혼자만 흐르고 있었죠. 그러니 계곡산행을 기대했던 일행들에게 줄줄 흘러내리는 것이라고는 땀줄기니 얼마나 고단했겠어. ㅋ
코스 자체는 그리 힘들지는 않았지만 무더운 날씨와 계곡을 갈망하는 마음 때문인지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거웠다. 나만 그랬나? 어제 하루 종일 쪼그리고 앉아서 나무로 무언가를 만든다고 더위를 즐겨서 그런지 금새 지친다.
▼ 구름다리 지나고 나면 시원한 계곡길 나올 줄 알았는데, 다시 무더운 산행길로 이어지네요.
이렇게 힘들게 나 그리고 뜨거운 날씨와 투쟁을 하면서 3km 넘게 오르니 비로서 계곡과 함께 하는 산행로가 나타납니다. 말 그대로 청량제.
상시 개방되는 4.5km구간의 3km니까 오랜 시간 동안 땀을 흘려야 했구,
하지만 땀 흘린만큼 보상은 충분하다니깐요.
여기가 비선담이요~
▲ ▼ 보이는 전망대가 상시 개방되고 있는 탐방로의 끝이다.
나머지 5.4km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5월, 6월, 9월, 10월 중 토요일은 되돌아오는 코스를 운영하고, 월요일에만 긴 코스인 올라가는 코스를 개방한다.
물이 참 맑다.
그리고 깊다.
▼ 자물쇠로 닫혀있는 나머지 5.4km의 계곡이다. 솔직히 자물쇠를 열지 않아도 훌쩍 뛰어 넘어서 계곡을 따라 올라갈 수도 있겠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6월 이후로 개방을 하지 않은 탓, 그리고 얼마 전 내린 많은 비로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산행하면서 길을 잘 잃는 코스가 이런 계곡이다. 계곡을 몇 번 가로지르다보면 어느 새 자연스럽게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으니...
입맛만 다시다가 되돌아 선다.
오르던 길에는 보지 못했던, 산장의 황토로 지은 창고다.
어쩐지 이 산중에 어울리면서도 이국적이다.
사실 계곡은 들어가면 안 되는 것인데, 여름철이라고 집중 단속을 한다고는 하는데, 점심을 깃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등산객과 물놀이꾼들 순식간에 계곡을 점령하고 만다.
어쩜 이러니까... 입산 통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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