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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마곡사 태화산

by 여.울.목 2016. 11. 5.

마곡사 태화산 산행

한국문화연수원~나발봉~활인봉~백련암~마곡사한국문화연수원



내 사는 곳에 있는 마곡사.

마곡사는 불교 한 종파의 충남 여러 절들의 우두머리격이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만큼 역사도 있고 그 위치도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쭐하는 기분에서 벗어나 좀 객관적으로 본다면은... 일제 강점기 때 그들이 우리의 종교마저 손쉽게 통제하려고 종교, 특히 불교에도 그런 조직적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잘못된 점은 바로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마곡사에 대한 이야기는 좀 뒤로 하고,

오늘은 태화산 산행이야기다.


태화산에 있는 마곡사 해야하는데, 보통 그런 방식으로 불리우는데, 여기는 마곡사가 워낙 유명하다보니 '마곡사'가 먼저 나온다. 아무리 그래도 마곡사를 품고 않은 것이 태화산임은 바꿀 수 없는 것이다.

그것도 참 희한한 것이 마곡사 본사는 물을 건너에 있고 태화산은 그런 마곡사를 호위하고 있는 모양새다. 마곡사 대웅전을 기준으로 한다면 태화산은 안산이 되는 셈이다. 아마 그래서 태화산보다 마곡사가 먼저 나와도 그리 어색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보통 마곡사에 다다르면 사곡면 쪽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마곡사 주차장에서 내려서 몇 백미터를 걸어 올라가서는 마곡사에 일정 금액을 시주를 해야만 통행증을 얻을 수 있다. 그러고 나서는 문화재 관람료가 아깝지도 않은지 마곡사로 들어가는 낮으막한 고개 갈림길에서 바로 왼쪽으로 끼어들어 영은암 쪽으로 향하면 태화산을 환종주 할 수 있는 등산료에 접어들게 된다.

 
그런데 오늘은 사무실 공무로 지도에는 전통불교문화원으로 되어 있더만, 한국문화연수원으로 마곡사 경내에 들어선다. 대형버스로 연수원까지 진입하기 위해서 유구읍에서 사곡면으로 넘어가는 상원골계곡으로 가는 국도를 타고 넘어가다보면 석수랜드를 지나자마자 입구가 나타난다.

몇 년 새에 공사를 했고, 이름도 '불교'라는 명칭을 쓰다보니 영업이 안 되니 문화연수원으로 바꾼 것 같다.

 

2016-11-02_09-41-49_태화산.gpx

 


 



 

한국문화연수원 주차장에서 들머리를 찾느라 좀 헤매기는 했다.

바로 어설픈 안내문이 쓰여진 곳으로...

사실 태화산은 산행을 하는 사람들에게 큰 매력은 없다.

좋은 전망도 없고 짜릿한 암반구간도 없고... 그 것 빼고는 괜찮다?


한국문화연수원을 깃점으로 나발봉과 활인봉, 두 봉우리를 두고 크게 오르고 내리는 능선으로 구성이 된다.

얼마 간만 고생하면 계속 숲길만 걸으면 된다.

다른 산들가 달리 조망이 별로라고 한것 처럼 이 산은 육산이다. 무릎에 전혀 부담 없이 소나무가 주는 신선한 공기를 맡으면서 쉬이쉬이 걸을 수 있는 길이다.

아래 사진은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출발해서 나발봉 사이에 펼쳐진 소나무 숲이다.

아침 출발 때 너무나 쌀쌀해서 목에 둘렀던 머플러가 화면을 가렸길레 이 사진을 지워버릴까 했는데, 특별하게 써 먹을 사진이 없는 것이여~



나발봉에는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너무나 금새 도착한 나머지 난 나발봉이 따로 있다고 생각해서 쉬지도 않고 그냥 휘~이 지나치고 말았다. 

이제 두번째 봉우리 활인봉을 향해가는데,
먼발치에서 힐끗 보이는 태화산 줄기... 겨울이면 그나마 저 능선이라도 확연히 시야에 들어올려나.



나발봉 봉우리에서 나무 사이로 멀찌감치 보이는 한국문화연수원


한 곳이라도 조망이 터져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렇다고 일부러 나무를 베어낼 수는 없는 일. 여긴 여기대로 매력이 있어서 사람들이 꽤 많이 찾는다.

그런데 그럼에도 제대로 된 안내도가 없는 것은 참 아쉽다.



활인봉 정상 정자에 앉아서 늦으막히 거꾸로 도는 우리 일행을 만나 보온병에 담긴 차 한 모금씩 나누어 마신다.



이제 내려서는 길에서 만난 한 암자
가을 하늘에 잎파리는 다 떨구고 열매만 다닥다닥 붙어있는 감나무가 참 인상적이다.



내려오다보니, 지나온 암자가 백련암이여?
백범 김구 선생님께서 머무셨다는 곳.
백범일지를 읽다가 그 분께서 공주 마곡사의 주지가 되실뻔 했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반갑기만 했는데... 그 마당 쓸던 곳이 여기란 말이지. 한 번 일부러 찾고 싶었는데 어떨결에 다다랐다.

 
그러고 보니, 원래 영은암으로 내려서야 온전한 환종주가 되는데 어쩌다 일행 따라서 큰 길로 내리막길을 잡다보니 이리 내려오게 되었다.

덕분에 그 유명한 선생의 명상길을 걸어보네~


이제 마곡사로 들어선다.

깨딱하면 쓰러질 것 같이 기우뚱 서 있는 해탈문 ㅋ




해탈문을 지나면 천왕문을 또 거치게 되어 있다.



해탈문과 천왕문을 거쳐
맑은 시냇물을 건너자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때 맞춰 바람이 세계 불어 잠시 고인 개울물 위로 잔잔한 물결이 일어나 운치를 더해준다.



다리를 건너 본격적으로 경내에 들어서면 5층 석탑이 보인다.
고려 말기에 원나라의 영향으로 라마교 풍의 양식이 접목된 것이라고 한다.
다보탑이라고도 하며, 2층 기단위에 5개 층의 몸돌을 올린 후 머리 장식을 올렸다.

보물 제799호





마곡사의 대웅전은 특이하게도 대광보전의 뒤편에 따로 있다.
대웅전으로 가기 계단으로 발길을 옮길 때 힐긋 쳐다본 마고사의 창고 모습.

언제나 푸근한 느낌을 준다. 2층으로 올라가는 통나무 계단은 정말 일품이다.



마곡사의 대웅전은 석탑이 앞에 있는 대광보전 뒤편 언덕에 따로 자리잡고 있다.
특이한 가람배치이다.
올라오자마자 유홍준 선생의 말대로 부처님의 시선으로 세상에 무엇이 보이는지 바라본다.
ㅋ 앞 대광보전 때문에 시야는 가렸다만... 그래도 가장 평화로와 보이는 정경인것 같구나.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 효종 2년 1651에 중수된 건물이란다. 당시에는 '대장전'으로 불렸는데, 언제부터 '대웅보전'으로 바꾸어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밖에서 볼 때는 2층 건물인데 안에서는 통으로 이어진 공간이다.

보물 제801호





대광보전이 있는 뜰에는 아직 덜 물든 가을이지만 사람들의 발길을 머물게 하기에는 충분한 기운이 흐르고 있다.

 

 

이제 다시 한국 문화연수원으로 발길을 옮겨 산행을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