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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공주 금학생태공원 2:16

by 여.울.목 2016. 12. 18.

공주 금학생태공원

생태공원(수원지) 입구~주미산~철마산~생명과학고제2농장 뒷산~금학골; 원점회귀

8km | 2:16 | 3.5km/h


 

어찌어찌 감기는 떨어진 것 같은데,
이제 몸을 잘 다독여서 다시 원상회복을 시켜야하는데 두려움 때문인지 차가운 바람이 부는 밖으로 나가기 싫다.
자구만 실내에서 타는 바이크라도 하나 사자구 마눌님만 조른다.

 

언제나 그런 포인트에서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아이들이 학원을 간다고 나설 때 무턱대고 배낭에 물하나 달랑 넣고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시작은 조용하게 가볍게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집에서 가까운 금학생태공원을 택했다. 오가는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좋은 장소다.
평소 공주대간을 오가면서 저쪽 길은 어떻게 펼쳐질까? 의문을 가졌던 그 길을 들머리로 잡기로 했다.

2016-12-18_13-30-20_금학생태공원.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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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학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이 확 달라졌다.
주미산 자연휴양림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 여름 경에 개장을 하면서 울퉁불퉁했던 좁은 시멘트길이 왕복2차선으로 멋지게 바뀌었다.



들머리는
금학생태공원 주차장에 조금 못 미치는 곳에 있다.
주미산까지 3km


능선에 올라타야 하기에 처음은 굵고 짧게 가파름을 선사한다.
조금만 고생을 하면 이제 능선을 따라 서서히 오르기 시작하면 된다.

처음 생각 같아서는 금방 공주대간 능선에 다달을 것 같았는데,
길이 그리 녹녹치가 않다.
고지 하나를 지나고서는 움푹 내려서는 저지대가 형성되는데,
괜히 음산한 기분까지 든다.
반가운 노란 리본들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가만히 보니 우리 내 모교 동창회의 리본도 함께 있군.

드디어 공주대간길 능선가 닿았다.
몇 번을 지나면서 그리도 궁금해하던 길을 온것이다.




이제부터는 익숙한 길이다.

 

게다가 주미산 자연휴양시설이 들어서고서는 산 아랫쪽에 건물들이 보이니
산행을 하면서도 괜한 두려움 따위는 없다.
예전에 처음 공주대간길을 찾았을 때 이 산속에 아무것도 없어
대체 여기가 어떤 곳인지 불편한 심기를 가지고 지났던 때와는 분위기기 180도 달라졌다.

그리고 주미산 정상.
공주 대간길을 주~욱 그어 보면 배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그 배의 끄트머리에 해당하는 곳이라고 舟尾산이다.



주미산 정상(331.6m)에 옹색하지만,

케언 한 무지와 표지석,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정상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바로 앞에 더 높은 철마산 이라는 봉우리가 있어서 그런지 지도에는 주미산이 표시되어 있지도 않다.
그래도 공주의 풍수와 관련된 산인데 지리원 인간들이 좀 성의가 없다.
아님, 시청 사람들이 관심을 덜 갖았던지.



주미산 정상 데크에서 바라본 조망
멀리 보이는 산맥이 계룡산 줄기다.



주미산에서 조금 내려와 다시 올라서면
철마산이다. 이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봉우리다. 345.1m



누군가 국가지점번호 표시판에 '철마산'이라고 손수 글을 올려놓았다.
국가에서 만든 측량기준점도 함께 있는 봉우리인데,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철마산을 찍고,
이제 봉화대 쪽으로 가다보면
내가 그냥 공주생명과학고 제2농장 뒷산이라고 붙인 봉우리가 있다.
그 봉우리 전방 500m 전 잘룩한 허리 부분에 연리지*가 있다.

 

아는 선배님이 이의를 제기하셔서 연리지에 대한 내용을 다시 살펴보니,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들이 서로 엉켜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을 말하네요. 그러니 아래 사진은 연리지와 관련 없음을 알립니다.

 

*연리지: 맞닿아 연이어진 가지.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들이 서로 엉켜 마치 한 나무처럼 자라는 것으로, 원래는 효성이 지극함을 나타냈으나 현재는 남녀 간의 사랑 혹은 짙은 부부애를 비유하는 말이 되었다.

- 출처: Daum 고사성어대사전 -


참나무가 기묘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지날 때마다 사진을 찍었는데,
그 동안은 광각이 없어서 찍어도 프레임이 잘 잡히지 않았는데,
G5광각 렌즈에 녀석이 한 번에 잡힌다.
조금 더 올려 찍으려했더니 하늘 빛이 너무 환해서 검게 나와서 그냥 이렇게 잡아본다.



무려 한 뿌리에서 바로 갈라진 가지가 15개다.
다른 곳에서는 2개 정도가지고 사랑나무니 어쩌구하는데,
15개나...
원래 효성을 상징하는 연리지가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사랑을 뜻하는 말로 쓴다고 하는데,
이쯤이면 화합을 상징하는 것으로 다시 의미를 바꿔야 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ㅋ

누군가 정성스레 보호수라고 쓴 종이를 코팅까지 해서 올려놓았다.




공주생명과학고등학교제2농장 뒷산 봉우리
살짝 웃자란 가지마져 귀엽다.
나무가 저 자리를 지키고 있어 가진 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다.

나무 앞에 있던 돌무지는 누가 일부러 그랬는지 무너져 없어져 버렸더군.



이제 우리집 뒷산 봉화대도 한결 가까이 다가선 느낌이다.



멀리 계룡산 줄기도 여전하다.



그 봉우리를 내려서
시간이 조금 더 되면 봉화대까지 올라 걸어서 집에 가도 될만 한데,
원점에서 아이들과 집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면서 생태공원쪽으로 내려서기로 한다.

500여 미터를 내려서면 산기슭에 평평하게 다져진 공터가 나타난다.
그 공터는 아까 그 봉우리쪽에서 불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샘 정도는 아니지만 수맥이 지표에 노출된 것 같다.
사람 발길이 뜸해지면
주변 야생동물들이 목을 축이러 오는 곳인지 여기저기 파헤쳐진 흔적이 역력하다.

아마 몇 십년 전에 만해도 사람의 발길 뿐 아니라 손길까지 닿았더 곳 같다.




금학생태공원 내에
'환경성질환관리센터'를 건립 중이라던데,
그럼 갈림길부터 등산로 폐쇄를 알리던지 ㅆㅆ

누가 산길에서 여기까지 내려와서 다시 되돌아가겠어.
옆으로 돌아가는 길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고 참~

공사장 안전 문제라면 따로 우회할 수 있게 해주면 되는 것이지...



어쩔 수 없다.
약속시간도 다 되어 가고,
공사도 이제 마무리 단계라 그리 위험하지도 않은 것 같다.
센터 건물이 앞에 보인다.


산림휴양마을을 조성하면서,
토종물고기를 방생했나보다.
그래서 그런지 저 안 쪽 호수에는 그 전에 볼 수 없던 물오리들이 눈에 띄더군.
녀석들이 자리를 잘 잡아 생태계를 이룬 것 같어.



드디어 저기 산행 출발점
원점이 보인다.

감기 후유증 때문에 속으로 겁도나고 걱정도 많았는데, 산행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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