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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머리봉 이야기

by 여.울.목 2018. 12. 25.

아이가 기말고사를 빌미로 24일 하루종일 같이 놀아달라고해서 기획한 휴가였다.
탁구치고, 농구 한 판, 영화 한 편, 청년다방 떡볶이...

그런데 녀석이 그만 독감에 걸려 두문불출해야 한단다.

어쩌냐.
집에서 딱히 할 일도 없어 새해에 기 좀 충전하려 혼자 기도터를 찾기로 한다.

다행히 걱정했던 한파는 햇볕을 이기지 못하더만,
기도터는 철조망으로 둘러쳐져 있고 찾는 이 드무니
우회로까지 사라지고 말았다.
비록 녹슨 철조망이지만 최소한의 준법정신이 발길을 돌리게 한다. 솔직히 CCTV가 무섭더군 ㅎ
언제쯤에나 천황봉이 충청인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올 수 있을까?

자물쇠 굳게 채워진 철문 앞에서 투덜대며 주문을 외어보지만, 역시나 공염불이다.

기? 기도는 또 뭐여~
폰을 두적거리다보니 '타미플루'가 어쩌구저쩌구...
하산 내내 녀석 생각에 않던 전화질만 해댄다.

그것 참...
그걸 너무 멀리서 찾았나?
나만큼 큰 덩치에게 아빠 미소 보내고,
세탁기 돌리고, 뺄래 널고 개고, 둘째 하굣길 마중나가고

... 낮잠때리며 낯설었던 휴가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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