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간, 봉화대-우금티
2011.04.11.
토요일을 열심히 일해 하루의 시간을 빼냈다.
집안 모임에, 아이들과 나들이도 챙겨야 하고, 또 뭐가 있더라?
에이 "ㅆ"
친구에게서는 문자가 온다. 산에 갈거냐고...
이미 토요일 등산모임에서 있을 진달래 가득한 영취산은 날아가 버렸고,
머릿속에는 사무실에 쌓아 놓은 일거리까지 뒤죽박죽이다.
내심 어렵게 내민 내 말에 집사람도, 아이들도 크게 거부감을 표시하지 않는다.
점심 때 가족모임은 불참하기로 하고 오후에 아들 녀석과 부루마블 한 판 해 주기로 계약을 하고 배낭을 싼다.
10:20~14:00
수원사지-봉화대-공주농고제2농장 뒷산-지막곡산-우금치
동네 뒷산이라고 너무 얕보면 안 된다.
친구, 어제 장군봉을 돌아와 힘든 와중에도 굳세게 산행을 결심한다.
하지만 그리 만만치 않은 곳이다. 봉화대야 몇 번 올랐을 터이고, 지난 야간산행에 하도 힘들게 일정을 보내서 그런지 공주농업고 제2농장 뒷산까지는 그런대로 웃음 띤 얼굴로 후다닥 다달았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 이제 산행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고 기나긴 능선과,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인정사정 없는 공주골을 둘러싼 둘레산의 형세에 금새 거친 숨소리가 들려온다.
철마산에 다다르니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60대 쯤 되어 보이는 어르신들, 대단하십니다.
지막곡산에서 점심 전을 펴고 지나온 능선과 봉우리를 쳐다보니 소주 한 잔 맛이 끝내준다. 정말 이 한 잔 즐기는 순간은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다. 어느 산악인이 산 정상에서 마시는 소주 한 잔이 정주영 부럽지 않다던데, 우린 라면까지 손수 끓여 먹었다.
정말 거짓말쟁이가 되고 만다.
점심을 해결하고 나니 일어나는 데 다리 근육이 중력의 힘을 버팅기는 데 한계를 느끼려한다. 친구 왈 정말 미치겠다고 한다.
이제 내리막만 있을 줄 알았는데 또 오르락 내리락 이다.
내가 세어본 바에 따르면 지막곡산을 지나 그런 봉우리를 크게 4번 작게 1번을 지나야 한다.
언젠가 산좋아 회원들 데리고 왔을 때 나보고 윤구라라고 한 적이 있다.
‘이 곳만 넘으면... ’ 하는 말이 몇 번째냐고 따지더니, 친구도 그 말 나올만하다고 한다.
아~ 나도 한 두 번 온게 아니지만 정말 짜증난다. 참 피곤한 코스다.
그러니 그 사람들 나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
다른 때 같으면 친구와 소주 한 병씩은 하고 헤어졌을 텐데, 부루마블 때문에 집으로 향한다.
녀석 보자마자 자꾸 그 타령이다.
낮잠에서 깨어나니 오후 5시다. 2시간 넘게 누워있었다. 경식이가 부루마블 이야기를 꺼낸다. 도저히 앉아서 그 짓을 하고 싶지 않았다. 경식아 미안해!
피자 두 판과 부루마블 게임을 교환했다. 더군다나 일요일 밤을 등산 스틱 사느라 웹사이트를 헤매다 마는구나.
이러니 맘이 더 불안하다.
내가 태권브이가 아니니 맘 편하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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