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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공주 태화산 마곡사, 소나기 맞으며...

by 여.울.목 2023. 6. 11.

공주 마곡사 태화산, 소나기 맞으며...

주차장-활인봉(423m)-나발봉(402)-마곡사-주차장
9.56km | 2:50 | 3.4km/h
주차장부터 마곡사까지 오가며 평지 걷는 거리를 빼면 실제 산행은 6.5km 정도

주말마다 무슨 일이 생긴다. 사람 살다 보니 할 도리며 어울려 살려니 여기저기 기웃거려야 한다.
한편으로 그간 무슨 핑계로 버텼는지 모르겠어.
그러니 일요일 산행 빈도가 높아진다.

 

Climbing_2023-06-11_태화산.gpx
0.95MB

 

 

주차비 무료
마곡사 입장료 무료
5월부터 이곳도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하지 않는다.
습관 때문인지 매표소 건물 지나기 서먹하다.
주차장에서 활인봉 들머리까지 1km 조금 넘는 거리를 차분하게 걸어야 하는데,
보도를 분리했지만 많은 차량 통행으로 곳곳에서 보행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태화산 숲은 부드러운 肉山이다.
힘들거나 위험한 구간도 거의 없다. 길도 너른 편이어서 사람들과 함께 산행하기 좋다.
그러다보니 骨山이 주는 탁 트인 경치를 즐길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좋은 사람과 자연문화유산을 즐겁게 즐기는 곳이다.

활인봉 구간은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는 길이다.
오히려 들머리가 좀 흐릿하다. 잠시 참으면 솔잎 쿠션이 깔린 너른 길을 만난다.
조금 가파른 길을 정성껏 오르면 활인봉이다.
봉우리 정상 정자는 이미 단체 산행에 나선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다. 멀리서 왔나보다.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구나.
평온하게 쉬고 싶었는데 입맛을 다시며 능선길로 들어선다.
다행히 숲길은 터널과 같아 따가운 햇볕에 맞설 필요 없다.

소나기다. 
이제 갈림길까지 주로 내리막이다
. 그리고 오르막이면 나발봉(태화산) 이다.
활인봉부터 나발봉까지는 숲의 천이가 많이 이루어졌다.
떡갈나무와 잎이 넓은~ 잘 모르는 나무들.
덕분에 소나기를 효율적으로 피할 수 있다.
멀리서 비 내리는 소리가 제법 요란한데 아직 잎이 빗방울을 빨아들이고 있어 숲길은 여전해서 정말 비 오는지 헷갈린다.
하늘 군데군데 하늘색이 보이는데 비라니.
소나기니 참고 걸어 보련다.
예전 기억으로는 나발봉에 정자가 있었다.
안전하게 비를 피하고자 정자까지 좀 무리하며 걷는다.
잘 따라오는 아이가 고마울 따름이다.
나발봉 정상 정자에 다다르니 비가 그친다. 지랄~

아이가 가져온 간식에 별로다. 아예 꺼내기도 싫은 눈치다.
비인지 땀인지에 찝찝한데 웽웽 벌레들은 제멋대로 비행한다.
아직 아이라 이런 분위기에서 무언가를 먹는 걸 찝찝해한다. 사실 나도 그렇다.
그래도 난 참으며 먹을 수 있는데 아직 아이는 아닌가 보다.
해동한 떡 한 조각을 먹고 나니 비가 말끔하게 그쳤다.
비 덕분에 무덥진 않았지만 상쾌하지만은 않은 게 사실.
이런 기분을 날릴 멋진 풍경이 가미되면 좋으련만 조금 아쉽다.
같이 찍은 사진 한 장 없다.

내려서는 길은 얼마간 가파르다.
이제 솔밭이 주는 평온함과 함께 산행을 마무리하면 된다.
햇볕이 따가워져 한국문화연수원으로 계획했던 날맹이를 숲길로 바꿨다.
등고선 따라 숲길로 마곡사에 내려서니 언제 비가 왔냐는 듯 직사광선이 작렬한다.

마곡사 경내엔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선 사람들로 가득하다.

 

일주문
소나기 내리는 중
솔숲
마곡사 대웅전
대광보전 뒤에 대웅보전(대웅전) - 특이한 가람배치
천왕문을 나와 초록빛 단풍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