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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

by 여.울.목 2024. 6. 7.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 한 바퀴

주차장-도덕봉(535.2m)-금수봉(530.4m)-빈계산(413.8m)-주차장(원점)
9.03km | 3:22 | 2.7km/H

2024-06-06_계룡산_수통골.gpx
0.38MB

 

계룡산국립공원 내 수통골지구 산을 한 바퀴 뱅~ 도는 거다.
이곳에서 가장 날카로운 봉우리 도덕봉을 시작으로 하면 이후 대부분 수월한 산행이다.
여길 찾을 때 보통 삽재에서 올라오는 바람에 기력을 다 써 너덜너덜한 산행이곤 했지.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등산로도 시원시원하다.
이정표도 잘 되어 있어 길 잃을 걱정도 없다.
혹시 힘들면 중간에 포기할 수 있는 옵션이 많다.
그러니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산행 내내 숲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아뿔사!
오늘이 현충일이다. 유성CC 근처부터 막히는 이유가 뭔가 했더니.
가는 건 큰 문제가 아닐진데, 오는 게 더딜 것 같다.
아무튼 출발도 늦어 주차할 공간이 있을지 걱정이다.
조금 늦더라도 가족과 함께 식사한다는 게 어디냐.
역시나, 내 앞에 들어선 차들 2~3대 주차를 하니 공간이 나질 않는다.
포기하고 꼬침봉이나 둘러볼 생각으로 일방통행로 따라 다리를 건너니 도로 옆에 주차꼬리가 길게 이어진다.
노상이라망설이는 동안 주차 공간이 점점 줄어든다. 그나마 주차했으니 다행이다.

도덕봉(535.2m)까지 1.5km
이 구간만 고생하면 전체 구간 중 큰 어려움은 없다.
처음 시작은 만만한데 점점 가파름의 강도가 세진다.
그나마 여긴 고생한 만큼 멋진 풍경을 준다.
예전부터 눈 흘겼던 옥녀봉이 보인다. 도덕봉에서 내려뜨린 치맛자락이 옥녀봉으로 걸쳐진 듯 능선을 이룬다.
한 번은 가보고 싶은데, 지금 아니다. 분명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아 생고생할 텐데 여름 초입이라 희미한 길과 벌레로 고생할 게 뻔하다.
도덕봉 코 밑. 붙어 있던 바위가 떨어져 나간 것처럼 절벽을 이루고 있다. 잔도가 놓여져 있으니 다행이지 예전엔 밧줄을 타고 올라갔을 거다.
멋진 풍경은 실컷 감상해야 하는데, 포인트마다 먼저 온 사람들이 심장을 식히느라 일어설 줄 모른다.
몇십 미터 떨어진 도덕봉에선 나무로 둘러 풍경을 감상하기 힘들다.

옥녀봉
옥녀봉 옆으로 한밭대학교와 유성시내
멀리, 오늘 한 바퀴 돌아볼 '빈계산-금수봉'
도덕봉 절벽

 

도덕봉~금수봉(530.4m)까지 4km 넘게 전형적인 능선을 맛본다.
보통 내 나이대나 연세 지긋하신 분들이 많이 찾으신다.
그런데 여긴 연령대가 한참 내려간다.
군데군데 갈림길에서 올라오는 가족과 연인들, 산을 찾은 젊은 무리를 바라보니 내게서도 활력이 솟구치는 것 같다.
이정표를 웨이포인트로 기록하는 것도 거추장스럽지만,
그 무리들을 재빨리 추월해야 한다. 자칫 이들 꼬리 끝에서 내내 맴돌다 말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의 평지 수준의 능선을 걷다 보면 금새 자티고개까지 다다른다.
지금은 법정탐방로인데 그렇지 않을 때 민목재에서 고생 고생 여기로 넘어온 기억이 난다.
그러고 보니,
삽재~ 민목재~ 힘 쪽빼고 꾀재재한 모습으로 도킹을 많이 했네.
여유로운 산행하는 사람들 눈에 내가 얼마나 이상하게 보였을까?
금수봉 삼거리는 장터나 다름없다.
골짜기를 가장 길게 가로질러 산책 겸 산행하는 사람들이 금수봉을 찍고 내려가느라 어김없이 들르는 곳이다.
600미터 오르막을 견디면 금수봉이다.
금수錦繡 같은 산하를 볼 수 있어 그리 이름 지은 것 같은데 정상 팔각정에 올라도 시원한 전경은 없어 아쉽다.
포기하지 않고 빈계산 쪽으로 내려서면 데크 계단으로 된 포인트를 만난다.
앞으로 가야 할 빈계산과 대전 시가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공주대간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더라.
비가 오면 골짜기로 물이 모여들기 마련인 형상이다.
그래서 수통골이라고 불렀다나 뭐래나.

멀리 왼쪽 봉우리가 금수봉, 금수봉까지 이어진 평평한(?) 능선길
힐끗 치개봉을 바라본다.
이른 능선길에서 힘을 축적한다.

 

금수봉~빈계산(413.8m) 1.3km
성북동삼거리까지 내리막을 즐기다 4백 미터 바짝 가파른 오르막(데크 계단)을 이겨내야 한다.
물론 빈계산 정상도 말이 정상이지 숲으로 둘러싸여 조망은 없다.
정상 부근 솔밭에 평상까지 3~4개 설치되어 있어 머무는 사람들이 많다.
오늘 산행 중 제일 많은 인파다.
빈계산쪽으로 올라오는 인간들이 왜이리 많나 싶다.
몇 백 미터 내려서면 도덕봉 너머 계룡산 정상까지 대부분의 봉우리가 한눈에 보인다.
아무래도 주차장 쪽이고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으니 그나마 강도가 약한 이쪽 길을 택하나보다.

 

금수봉 바로 아래 포인트에서 '빈계산'을 본다.
빈계산 정상 - 솔밭이다.
도덕봉 너머 멀리 천황봉까지 웬만한 계룡산 봉우리를 다 볼 수 있다.

 

빈계산~주차장 1.8km
1.8km나 된다. 그러니 꽤 내려가는 길이다.
1.5km 알싸하게 오르는 도덕봉과 달리 계단식으로 살살 달래며 오르막을 선사한다.

역시나 막힌다.
20여 분 지체한 것 같다.
그래도 현충일인데 참아야지. 교통체증에 잠시 묵념이라도 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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