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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갑하산 신선봉

by 여.울.목 2024. 6. 15.

갑동- 갑하산(468.7m)-신선봉(565.4m) | 왕복
6.62km | 3:30 | 1.9km/H
2024.6.15.(토)

 
산을 좋아하는 젊은 모임 > 산좋아 > 산조아 | sanjoa
탈회 후 다시 찾은 모임, 두 번째 산행이다.
 
아차~ 그래도, 먼저 산 이야기부터 해야겠지.
모임 이야기만 풀어놓을 뻔했다.
이 더위에 아침나절 산행을 하고 뒤풀이로 이른 저녁을 하면 딱인데,
이 더위에 저녁 만찬에 더 관심 있나 보다.
산행지 집결 시간 13:30.
오후 5시경에 산행을 마치면 만찬 시간에 맞춰주는 것이다.
갑하산이다.
우산봉까지 가볼 심산이었는데 신선봉까지라도 간 것이 다행이다.
내가 자주 찾는 곳이다.
내가 처음 갑하산을 통해 신선봉 가던 날 그 짧은 바위 능선에서 느낀 감성을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
일단 성공이다.
5명 중 둘은 갑하산 정자에서 쉼을 선택했다.
나머지 3명, 비 예보로 조용한 이 코스를 누빈다.
아직 젊음이 더 큰 자산인 두 친구, 전날 음주로 힘겨워한다.
더위에 반바지를 입은 탓에 잔가지와 곤충의 따끔거림을 견뎌야 한다.
포인트마다 이들도 내 느낌에 공감한다.
다시 와 보고 싶다는 말까지 하니 기특하다.
산을 좋아하고 뭔가 느낄 줄 아는 구석이 있는 친구들이다. ㅎ
갑하산 정자 그늘에서 한참 쉼에 익숙해 신선봉을 고민하더니, 오르길 잘했다.
산행은 크게 봉우리 두 곳에 기를 쓰며 오르고 내려 마무리한다.
발목을 다쳐 갑하산에서 쉬고 있던 친구.
역시 내려옴이 더 힘든 법이다. 고생했다.
이 산의 포인트는 포인트마다 펼쳐지는 멋진 풍경에 있다.
/
갑하산을 오르며 맞는 첫 포인트
옥녀봉과 이어진 아찔한 절벽을 품은 도덕봉의 이면
그 너머 한밭대와 새로 조성된 신도심
/
두 번째 포인트
갑하산에서 열을 식히고 내려서는 길이다.
먹뱅이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기 위해 내려섬이 짜증스럴 수 있는데
순간 계룡터널 진입부와 박정자, 동학사지구
이들을 감싼 장군봉 삼불봉,
반대편에선 치개봉 황적봉 천황봉 쌀개봉 …
마치 꿈 속에서 본 모습 같더라.
자주 찾는 동학사와 계룡산을 - 다른 관점에서 – 마치 드론을 띄워 바라보고 있다고나 할까?
/
세 번째 포인트
신선봉, 신선바위에서 옥녀봉-도덕봉에서 계룡산으로 이어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땀을 식힌다.
드디어 우산봉으로 향한다.
우산봉 가는 길 포인트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시각에 따라
-달리 보이는 계룡산을
-보이기 시작하는 꼬침봉(동쪽)과 대전 노은지구(서쪽) 전경이 펼쳐진다.
우산 끝처럼 뾰족한 우산봉에서는 남은 산행 일정을 행복하게 고민하면 된다.
우린 두 번째 포인트와 신선봉에만 만족하고 더 큰 만족(?)을 위해 내려선다.
 
이제 뒷담화 좀 해볼까?
단순한 뒤끝보단 이 모임에 대한 장기 참여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생각하면 좋을 듯.
 
지금까지 모임을 이어온 구성원들에게 경의를 표했건만
역시 변한 건 없는 건가?
/
스틱은 고사하고 배낭 메고 온 사람 없더라.
배낭은 고사하고 이 더위에 물 제대로 챙겨온 사람 없더라.
이들에겐 산행은 산책이다. 자신감의 발로인지 그동안 짧은 코스만 탔기 때문인지 모르겠다.
배낭에 물 담아온 내가 겸연쩍다.
산에 대한 관점? 거창하게 철학이 다른 걸까?
/
20명에 한참 모자라는 인원이니 참석률이 저조할 수밖에
그런데 여전히 산행보다는 만찬-뒤풀이라고 해도 되나?-위주다.
친목회인지 산악회인지 모르겠다.
회비 낸 사람들 참석률 높일 차원 일환으로 자극적인 회비 사용으로 봐야 하나?
이들은 뒤풀이는 자정을 넘긴다. ㅋㅋㅋ 여전하다.
예전에도 고민했던 대목이다.
목돈을 만들어 원거리나 해외 산행을 꿈꿔왔는데… 어쩌면 이런 방식이 더 현실적인 걸까?
 
자- 이제 나의 판단만이 남았다.
내가 다시 이 모임에 들어온 건 뭐냐?
그래도 많은 부분에서 코드가 맞고 이래저래 지역사회 생활에서 마주친다.
전부는 아니지만 우울함 내지 내 삶에 대한 억울함을 달래 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 면에서,
/
여전히 그렇다고… - 맘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나가지 않겠다.
그럴 거였으면 다시 들어오지도 않았다.
/
산행에 기본적인 사항에 대해선 조언하자.
강요하거나 짜증 내거나 과한 실망을 하지 말자.
/
모든 것이 다 맞을 수 없다. 다들 독립된 생각을 가진 성인이다.
나보다 나은 사람들이다.
다 맞아야 하는 게 아니다.
일정 부분 공감하면 된다.
부족하거나 맞지 않는 부분은 다른 수단(이를테면 다른 산악회)을 쓰던지
유료 회원으로서 불참하는 권리를 누리면 된다.
오늘처럼 술자리가 힘들 땐 자연스럽게 빠진다.
 
그럼 됐지? 정리.
그래도 산에 가는데 기본 장비는 갖췄으면 좋겠다.
물? 물론 물 같은 지극히 기본적인 건데…
담 달엔 안 간다네.
왜 그런지 이유도 없어. ㅎ
 
Dry,
아주 드라이하게 접근한다.
좋은 사람들이다.
산은 좋아하는데, 그 좋음의 방향이 다른 면도 있다.
적극성이란 것에 감정 상하지 말고 즐겁게 선별적으로
그렇다고 이기적이자는 게 아니다.
주량으로 껨도 안되는 술자리에 많은 에너지를 쏟지 말자는 거?
그리고, 나댈 군번도 아니다.
직장생활하며 생긴 마음의 고향이다.
희/노/애/락 중첩된... 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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