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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세 분의 부처님과 관세음보살님께...

by 여.울.목 2024. 8. 13.

2024.08.11.(일)
상신리-남매탑-삼불봉(8.21.까지 공사)-자연성릉-관음봉-동학사
10.33km | 3:59 | 2.6km/H
 
역시 명산은 名山이다.
멋진 조망은 기본이고 폭염에도 서늘하고 무엇보다 날벌레 없는 탐방로!
 

 

산악회를 빠졌다.
애정 어린 산악회다.
마음이 편치 않다.
산행 후 산악회 밴드를 보니 여전하다. 내 맘만 그런가보다.
나 없어도 잘 돌아간다. 미안해 하지 말자.
조금 더 서두를 것을 상신리까지 태워다 주는 마눌님께 지송하다. ㅎㅎ

/
 
상신리 계곡길 | 탐방지원센터~남매탑 3.2km
시작부터 뙤약볕이 살을 파고들어 땀구멍이 숭숭 뚫렸다.
더위보다 걱정되었던 건 벌레였다. 지난 연미산 그 짧은 산행에 그리 벌레들에 치인 생각을 하니 괜히 산행이 걱정되었지.
역시 계룡산이구나. 상신 골짜기에서 잠시 멈추면 달려드는 모기 때문에 귀찮을 뿐 날벌레는 그리 심하지 않다. 다행이다.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오르는 코스기에 계룡산을 크게 돌 때 자주 찾는다.
들머리를 장군봉으로 잡아 자연성릉까지 걸음을 했을 때 너널거렸던 내 몸뚱이~ ㅜㅜ
지난 장마에 골짜기 상류까지 계곡스럽다.
그런데,
무진장 덥다.
걱정이 앞선다. 나무 그늘이지만 온도와 습도가 높다. 남매탑까지 가 산행을 접을지 고민하기로 한다.
큰배재 가까이에 다다르니 사람들이 왕창 보인다.
남매탑고개에 다다르니 찬 바람이 분다.

/
 
남매탑 ~ 삼불봉 고개 | 0.3km
남매탑 주변 - 조용하다. 조용한 곳이 아닌데, 더위에 지쳤는지 다들 그늘에 숨어 있다.
땀, 그칠 줄 모른다. 온몸이 흠뻑 젖었다.
힘들어도 삼불봉까지 가자. 300m 짧은 거리지만 45도 수준의 경사로 많은 사람들을 붙잡는 구간이다.
삼불봉만 찍고 내려설까나… 순간 삼불봉까지 오르는 미끄러운 철계단을 보수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우회하란다. 우회했다.
이쪽저쪽 다 막고 있다. 몰래 올라가렸더니 장비 움직이는 소음이 크다.
덕분에 아낀 에너지를 자연성릉 구간에 쏟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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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봉 ~ 자연성릉 ~ 관음봉 | 1.8km
최상의 구간이다.
철 따라 자신의 모습은 물론이고 내려 보이는 곳까지 멋진 풍경으로 땀에 대한 보상을 해준다.
조금 오르막을 견디면 삼불봉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자연성릉을 따라 동학사지구와 갑사지구의 풍경이 지루할 틈 없이 펼쳐진다.
능선이니 오르락내리락 재미까지 더해진다.
이제 관음봉이다.
그늘 거의 없는 계단 구간이다.
크게 숨을 내쉬고 출발~
지나온 자연성릉의 자태와 함께 천황봉과 문필봉-연천봉까지 이르는 장관을 선사한다.
그 멋짐에 취해 정상석 자리를 결코 내어주지 않을 듯한 한 무리의 젊은이들.
그들이 자리를 뜬다.
나도 시끌벅적한 그들의 소리를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
관음봉~동학사 | 2.5km
2.5km, 게다가 내리막이다.
시간을 가늠하고 마눌님께 전화한다.
친히 태우러 오신댄다. ㅎ
/
 
난 종교가 없다.
누군가 그러더군. 종교가 없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잠재적 불교신자라고 하더군.
긴 역사와 함께 섞여 있기 때문일 거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고,
울 아이 이야기다.
삼불봉 세 부처님을 향해 맘속으로 기도드린다.
관음봉 관세음보살님을 향해 깊이 기도드린다.
우리 아들 건강하게 군대 잘 다녀오도록 기도드린다.
걸으매 어머니 아버지께 기도드린다.
관음봉 계단을 오를 땐 이거이 눈물인지 땀방울인지…
 

멀리 연천봉
맨 오른쪽 봉우리가 연천봉
삼불봉
자연성릉
관음봉 목전, 계단...
관음봉 전망대에서 - 지나온 자연성릉
동학사 지구, 멀리 우산봉까지 보인다.

 

 

쌀개봉과 천황봉
문필봉(앞)과 연청봉(뒤)
치개봉
쌀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