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리승마체험장 주차장-임도-무성지맥-무성산(614m,홍길동산성)-한천리[원점]
2024.09.14.(토)
9.88km | 2:51 | 3.5km/H
아직도 여름인가?
여름 보다 더 더운 거 같다.
➀임도 구간: 처음 길이지만, 관리되고 있는 널찍한 길. 인적이 드물어 섬뜩하기도
➁MTB 임도: 자전거 다니는 길이다.
➂능선-무성지맥: 임도에서 무성지맥으로 연결, 이런 시절에 오는 게 아니었다. 긴바지 긴팔 필수다.
➃하산길: 길이 좋다.
➄콘크리트 포장길
보통 산엘 가자면 전날엔 짧은 톡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금요일 내내 묵묵부답이다.
혼자 산행을 결심한다.
솔직히…
등산지도 공유 카페에서 9월 산행 자료 실적으로 새로운 지도를 준다니 욕심이 끓어오른다. ㅎㅎ
사람들 많이 가는 곳 –계룡산- 가봤자 건질만한 새로운 자료가 없을 테니
그놈의 지도 욕심에 친구 연락 없기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늦잠이다.
어영부영 연휴를 시작한다.
친구의 카톡. 당장 가야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다.
난 이제 일어났으니 씻고 어쩌고 하면 한두 시간 버리는 건 금방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만들고 말았다?)
따로따로 산행이다.
10시 너머 도착했다.
요즘은 한천리승마체험장 앞 버스 회차 주차장에 차를 댄다.
마을회관에 비하면 적절하게 타협한 거리 같다.
뜨겁다.
/
따갑다.
/
햇살.
그래도 숲에 들어가면 낫겠지…
새로운 등산로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밭일 마치고 종이컵에 믹스커피 한잔 심심하게 즐기시는 할아버지 뵙기 쑥스럽다.
갈림길에서 민가 농장을 부끄럽게 피해 솔밭 야자매트길 따라 콘크리트 임도로 들어선다.
콘크리트 포장길이 끝난다. 그래도 널찍하다.
수풀 너머 산신각,
사람 흔적 지운 두 채의 집이 내뿜는 분위기 좀 섬뜩하기도 하다만,
그러기엔 너무 덥다.
아직도 길은 넉적하다.
누가 길을 관리하나 보다.
곳곳에 야자매트도 깔려 있고
MTB 타는 임도 만날 즈음엔 방부목 계단까지 잘 짜여 있더군.
낯선 길 왠지 모를 두려움에 있던 신경은 임도를 만나자 끈질기게 달려드는 벌레들에 쏠린다.
달려 도망쳐도 지치지 않고 내 주위다.
짜증 제대로다.
온몸은 땀범벅이다.
임도가 국민안전교육연구단지 골짜기로 넘는 고갯길이 될 때 바이바이~ 무성지맥으로 옮겨 탄다.
능선-무성지맥을 타고 무성산-홍길동산성까지 오르면 오늘 산행은 마무리 수순이다.
순진한 녀석!
망각에 꽁꽁 숨어 있던 기억을 몸으로 체감하고서야 끄집어 내 후회한다.
인터넷, 여름 언저리에 오간 사람들 글이 많길래, 이젠 사람들이 많이 다녀 괜찮은가보다 생각했다. ㅠㅠ
나이드신 블로거 젊은 여성 유튜버까지 오르락 내리락~
그나마 길은 있다.
발아래부터 머리까지 수많은 거미줄 – 그 줄에 달라붙은 곤충 몸체.
땀범벅 내 팔뚝엔 그 잔해가 늘어 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수풀은 우거져 몸을 낮춰야 하는 곳이 많다. 헬기장 같은 공터는 무릎 위까지 차오르는 잡초로 긴장케 한다. 그래도 긴바지는 좋은 선택이었다.
고도가 낮아서 그런지 나무 그늘에 서 있어도 숨이 턱 막힌다.
땀 냄새에 벌레들이 잡아먹을 듯 달려드니 물 한 모금 편히 마실 사치는 없다.
능선이 어쩌고 조망이 저쩌고 따질 게 없다.
이왕 이리 된거 빨리 지나자.
지도에 예쁘게 그려진 선과 달리 땅은 거칠다. 헬기장을 지나고 홍길동굴 갈림길에 들어서자 길도 내 맘도 몸도 여유가 생긴다.
이젠 살았다는 안도이려나? ㅋ
무성산 정상부엔 나와 따가운 햇볕과 산성 성곽 잔해로 쌓아 올린 돌탑뿐이다.
봄/겨울철에 성곽을 따라 걸어 GPS 궤적을 그려본다고 깔작거리던 곳과 다른 시간이다.
그늘로 숨어들어야 한다.
정상부부터 하산 길은 잘 관리되어 널찍하다.
이렇게 거꾸로 올랐어야 했는데 요놈의 욕심이 내 속에 여전히 꿈틀거리고 있다.
그 욕심, 평정저수지 쪽으로 능선을 더 펼치고 싶지만…
날씨가 무섭다.
벌레가 지겹다.
임도로 다름질 쳐 도망 나온다.
콘크리트 포장길인데도 벌레들이 여전하다.
아이에게 전화 올 시간이다.
서두르자.
물티슈로 닦아내고 옷 갈아입고 거미줄을 털어내고… 무더위에 꽤 시간이 흐른다.
그 찰라에도 땀이 용솟음친다.
앞무릎이 시큰거린다.
오늘 산행 뭘 얻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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