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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정선, 항골 숨바우길

by 여.울.목 2025. 8. 10.

정성, 항골 숨바우길

2025.08.09.(토)
4:12  |  11km  |  2.6km/H
천천히 걸음, 식사시간 포함

등산로를 외면하고 철저하게 계곡을 따른 트레킹
난이도 中下
제2용소까지 가족 단위의 나들이게도 무리 없을 듯

깊은 듯 깊지 않고
자연스러운 듯 인위적이고
시원한듯 깔끔함이 좀 떨어지고
…뭔가 쬐끔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편도 3시간 반을 달려와 감탄할 정도는 아닌듯.
내 입장에서의 가성비지, 분명 좋은 길이다.
한 번 가볼만한 곳.

2025-08-09_정선_항골_숨바우길.gpx
0.96MB

 

 

아침밥을 챙겨주려 일어난 아내의 부스럭 소리에 잠은 깼는데
자리에서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가기 싫다. 계곡 내내 그놈의 날벌레 때문에 짜증날 거다.
아니.., 아무런 의욕이 없는 거다.

 

평생 몇 번 오기 힘든 정선 땅을 20일 만에 다시 밟는다.


항골 숨바우길

::: 항골 :::
지명 유래를 찾다보니,
항골은 한(寒)골 - 차가운 물이 흐르는 계곡의 한자말이 ‘항’으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한[大]골 - 큰 계곡을 말하는 것 같다만,
강원도 정선에서는 한(寒)골의 의미가 맞는 것 같다.

::: 숨바우길 :::
숨바우길 유래는 크게 두 갈래로 찾아 보게 되었다.
1. (벤치마킹) 강릉의 바우길에 +숨을 붙이다.
2. (의미조합) 바우는 바위를 뜻하는 강원도 말이고, 호흡을 통해 힐링을 할 수 있는 길이라 숨바우라 하다.

 

항골 숨바우길은 50여 년 전 나무를 운반하던 길을 보강해 조성한 명품 트레킹 코스로,
호흡을 통한 숲 속 명상과 푹신한 원시림 바위숲길을 걸으며 산책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숨바우길로 정했다.
완만한 경사와 걷기 편한 코스로 산림청이 주관하는
걷기 좋은 명품숲길 50선에 선정되었을 정도로 아름다운 트레킹 명소로 평가받고 있다.
<강원일보>
‘바우’는 강원도 말로 바위를 가리키며,
따라서 ‘바우길’은 강릉을 중심으로 한 트레킹 코스를 친근하게 표현한 말이다.
또한 바빌로니아 신화에 손으로 한번 쓰다듬는 것만으로 중병을 낫게 하는 ‘바우(Bau)’라는 여신의 이름을 따서 사람들 모두가 건강해지길 바라는 염원을 담아 ‘바우길’로 표현하였다.
<향토문화전자대전>

 

 
주차장부터 경로를 기록했다.
주차장을 안내하시는 두 분의 아저씨들 왜케 친절한가?
공지도 안내판도 없는 마을 주민분들의 유료 주차장이었다.

 

너덜지대가 많다.
항골 입구부터 길가 너널에 돌탑을 쌓아 눈요기를 하게 한다.
난 그래서 숨쉬는 바위가 있는 길이라 ‘숨바우’인 줄 ㅋ

곳곳에 너널이 많다

 
에어컨 가동 화장실 ㅎ
볼일을 보고 등산안내도 앞에서 등반대장 없이 일정을 논의한다.
등반대장이 5개월 째 스트라이크 중이다. 아픈가보다.
보통 같으면 백덕산을 혼자라도 올라볼 양 고민했을 텐데 흥이 나질 않는다.
한 선배님께서 군불을 지피시는데 본심은 아닌듯.
혹시나 트레킹 대신 등산을 하시려나 갈릴길에서 기다렸는데 아무도 없다.
무거운 다리를 계곡으로 옮긴다.

 

금요일, 그 일로 멍~하다.
사무실 일은 의도치 않는데 스스로 배어 나오나보다.
아니, 주말 내내 내 마음을 지배했다.
이 글도 1주일이 지나서야 광복절 아침에 - 더 지워지기 전에 - 쓰고 있다.

숨바우길은 북평면 북평리 백석봉(1170m)과 상원산(1421m) 사이의 골짜기다.
두 세 사람이 함께 걸어도 될 만큼 넉넉하고 완만한데도 힘이 든다.
이런저런 좋지 않은 감정이 힘 빠지게 하나보다.

길 초입은 데크와 이런저런 안내판으로 제법 분위기가 난다.
제2용소 부근까지는 그럭저럭 걸으며 평온하게 이야기 나눌수 있는 정도다.
몇몇 곳에 전망데크와 이동용 다리를 새롭게 구성하고 있었다.
제2용소 지나서부터는 조금 가파름이 있지만 심박수가 크게 늘 정도는 아니다.
사무국장이 오늘 일정이 애매하다며 일찌감치 점심 전을 펴게 한다.
소맥 몇 잔을 연거푸 마시니 맘은 편안해지는데 술은 금방 오른다.

시작 고도 400, 돌담이 아직 남은 화전민 마을 터 800 중반의 고도
계곡은 길게 지치지 않고 물을 흘려 보낸다.
계곡을 따라 붙을듯 말듯 임도가 숨바우길 끝까지 7km넘게 이어진다만,
우린 화전민 마을에서 되돌아가기로 한다.

일행이 계곡에 발담고 있을 때 마을 공간을 한 바퀴 돌아본다.
그리 큰지 않지만 제법 평평한 밭이나 건물터가 되었을 법한 공간, 성황당 터도 있더군.
갈림길 안내가 부실해서 등산객들이 얼결에 마을 터를 돌아 내려가곤 한다.
한 무리 중 해설사가 끼어 있다.
예전에 많은 화전민이 골짜기를 따라 산 모양인데,
무장공비가 침투로 피해를 입는 일이 생겨 아래로 이주시켰다는 말씀.

되려 내려오는 길이 더 지루하고 깊게 느껴진다.
시간을 투자해 오긴 잘 한걸까?

숨바우길 시작
화전민 터를 형상화 한듯
쌍폭포
화전민터 성황당 터 옆 너덜

 

뒤풀이
꾸벅 졸다 깨어나니 평창군 진부면 송정2리 마을회관이다.
차가 식당 앞까지 못가니 내려서 걸으란다.300여 미터 걸으매 투덜대면서도 강원도 시골 풍경에 맘이 가벼워진다.
가벼워진 자리에 자꾸 소주만 채워댄다.
말복이라고 <‘산골이야기>집의 백숙을 먹는디, 참 맛나더라.

 

그만 쓸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