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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공주, 꼬침봉(416m)

by 여.울.목 2024. 6. 27.

2024.06.23.(일)
봉곡리-대전교육연수원-꼬침봉(416m)-봉곡리(원점)
1:48
5.34km
3.0km/H

2024-06-23_꼬침봉.gpx
0.21MB

 

 
비 그친 틈을 타 배낭을 꾸려 나선다.
갈피를 잡지 못하고 겨우 생각해낸 것이 꼬침봉이다.
아침 식사 후 출발이 늦었기에 길게 산행하긴 곤란하다.
그래도 오후엔 가족들고 함께 하고픈 일요일이기 때문이다.

후덥지근하다.
새벽까지 내린 비로 습도가 제법 높다.
감나무 가든 앞... 영업방해한다고 할까봐 차마 차를 세우지 못하고,
근처를 배회하다 국도변 공터에 주차한다.
대전교육연수원, 내년 초까지 야영장 주변 공사를 한댄다.
안내문을 보니 들어서기 쉽지 않더군.
휴일에도 중장비 굉음이 연수원 골짜기에 가득하다.
잠시라도 멈춰 폰을 바라볼 참이면 여지없이 벌레들이 달려들어 심기를 불편하게 한다.
가파르지만 등산로 입구까지는 길이 잘 나 있다.
드디어... 1.4km 포장길 끝, 수련시설을 지나자 수풀이 장난 아니다.
거미줄까지 얼굴이며 팔뚝을 할퀸다.
내린 비로 바닥 돌맹이 밟을 때마다 신중을 기한다.
사실 꼬침봉 능선까지는 수련시설부터 0.6km만 걸으면 되는데,
기분이 별로 않 좋다.
바람이 불면 잎에 있던 물방울어 떨어지고
벌레들이 달려들고
밖과 달리 숲은 온통 하얀 안개로 가득이다.
쾌적함과 한~~~~~~참 먼 불쾌한 구간이다.
꼬침봉 가기전 남쪽 바위에 올라서면 하신리 마을과 장군봉 능선을 볼 수 있다.
볼만하다.
이 코스에서 이곳과 꼬침봉 바위 말고는 그닥 좋은 조망은 없다.
꼬침봉,
오랜만에 찾는 바위 봉우리다.
조금 더 컸으면 꼬침대(臺)라는 이름이 붙여졌을지 모른다.
근데 어디로 올라갔었는지.. 길을 찾을 수 없다.
기웃기웃-여기선 꼬침봉 바위 위에서 보는 풍경이 최고의 포인트인데, 포기해야 하나.
드디어 바위 덩어리 끝트머리에서 오르는 구석을 찾아 낸다.
비가 내려 너무 미끄럽다.
포기할까 망설이다 조심성을 한껏 발휘한다.
팔뚝 여기저기 긁힘.
이제 능선 끄트머리다.
하늘을 보니 금새 비가 다시 내릴 것 같다.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이놈의 날벌레 - 순간 미끈~ 넘어질 양 다행히 손으로 짚었는데 손가락에서 피가 새어 난다.
작은 돌작을 밟았는데 미끌했다.
크게 다치지 않은게 다행이다.
불쾌한 산행을 마치고 숲을 나서니 다시 해가 뜬다.
거미줄을 떼어내며 신발을 갈아신다 바닥을 다시 본다.
이런~ 바닥이 맨질맨질하다.
불쾌한 산생 때문인지 욱신거리는 손가락 때문인지,
조금의 아쉬움 없이 (아끼던) 등산화를 냉큼 버려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