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금)
휴양림 주차장-임존성 북쪽 성곽-봉수산(484m)-큰비티고개-무장애숲길-주차장(원점)
6.23km | 2:07 | 3.0km/H
세 번째 찾는 곳이다.
2020년 10월 중순 ‘임존성’이란 단어에 꽂혀 처음 찾아 억새보다는 구절초와 예당저수지가 어우러진 풍경에 빠졌던 산이다.
코로나에 찌든 일상에 산이 준 인상이 너무 좋아 가족과 함께 휴양림 반대 방향에서 쉽게 접근해서 성곽길을 걷기도 했다.
이렇게 이번이 세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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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수산(483.9m)
처음엔 봉화대/봉수대가 있던 터라 봉수산인 줄 알았는데,
봉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鳳首山이라고 한댄다.
대흥면의 진산. 넓게는 예산군 대흥면·광시면과 홍성군 금마면에 걸쳐 있다.
그래서 주체별로 세운 이정표가 3종류나 되니 헷갈릴 수도 있다.
1 (사)내포문화숲길에서 세운 것-가장 최근 것으로 합성목 재질
2 휴양림에서 세운 것-휴양림 기준 금속재 이정표
3 홍성군에서 세운 것-목재로 만든 이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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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존성(任存城)
이 산 정상부에 있는 城은 대흥산성이나 봉수산성이 맞지 않나?
임존산성도 아니고 임존성이라고 한다.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보니,
향토역사 연구과정에서 나온 것 같다.
조선시대를 한참 거슬러,
백제부흥운동과 관련한 사료에 흑치상지라는 인물과 ‘임존성’이라는 지명이 나온다.
조선시대 자료에도 임존성이라고 함께 기록된 것도 있다고 한다.
기와 조각에서도 그 명칭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백제의 흔적은 거의 없나보다. 망한 나라의 역사라 흔적을 찾기 힘들 것이다.
아무튼 ‘백제 부흥의 아이콘!’ 봉수산성보다는 확~ 다가온다.
그리고 ‘임존성’, 역사서에 기록된 내용에 비추어 1개의 산성-좁은 의미의 지명보다는 이 일대의 군사시설을 총칭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래서 산성을 빼고 임존성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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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코스는 1시간부터 3시간까지 다양하다.
비교적 완만하다.
예산군청에서 정상부 억새와 오른쪽 성곽 아래 진달래 군락지를 광고한다.
철 따라 둘러봄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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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북쪽 성곽을 지나 봉수산정상-큰비티고개로 하산하려고 한다.
①북동 치까지 2km 남짓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②북동 치(雉) ~ 봉수산 정상, 1km 정도 성곽길을 따라 걷는다.
③봉수산 정상~큰비티재 완만하게 1.2km
④능선 따라 무장애숲길로 하산
①북동 치까지 2km 남짓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주차장에 에어컨 되는 화장실이 있다.
가을이라지만 더위가 만만치 않다. 가장 더운 시간에 산행을 시작한다.
가파름은 아스팔트 포장으로 위장되어 있다.
뙤약볕을 피해 숲으로 들어선다.
땀구멍이 열렸다. 긴바지가 영 답답하다.
하지만, 이런 산에서는 긴바지가 필수다.
무성산 이후로 무성한 수풀과 벌레로 괴로운 여름 산이 무섭게 느껴짐이 심해졌다.
아무래도... ...
요즘 살면서 이런 느낌을 받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른다.
훌훌 자리 털고 일어나고 싶은 건가? 도망? ㅎㅎ
다행히 여기 오르막길엔 날벌레가 거의 없다.
아~ 그런데 산에 城이 있다. 거기에 산성을 쌓은 이유가 있다.
그런데 망각의 화신이 좋은 기억만 끄집어내 이끈다.
거칠거나 길지 않은 등산로지만 며칠 쌓인 피로와 식후 식곤증 탓에 젖산이 빠르게 퍼진다.
다행히 300고지에 올라서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 길지 않은 오르막이 더 다행이다.
②북동 치(雉) ~ 봉수산 정상, 1km 정도 성곽길을 따라 걷는다.
성곽의 북동쪽 치(雉)다.
오늘 가장 좋은 전망터다.
이곳 분들이 전국 제일(?)이라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예당저수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시원한 바람이 더위에 지친 내 엔진을 식혀준다.
이 맛이다.
4년 전에 이 경치에 내뱉은 감탄사!
얼마만 늦게 왔다면 구절초나 억새도 만끽했련만… 지금 이대로도 참 좋다.
봉수산 정상까지 북쪽 성곽길을 걸어간다.
요즘 뱀이나 야생동물이 많아 순성길은 생략하기로 한다.
예전에도 북서 치부터 내리막길에 수풀이 무성했는데,
이번엔 그때보다 풀더미가 더 무성해 장난 아니다.
성곽으로 쓰였던 돌무더기 위 구절초와 어우러진 예당저수지 풍경이 일품이었는데 아쉽다.
아무래도 아열대성 기후에 맞게 숲도 변하나보다.
아쉬움에 봉수산 정상으로 발길을 돌린다.
③봉수산 정상~큰비티재 완만하게 1.2km
봉수산 정상은 그냥 그렇다. 이 부근 최고봉이라 정상석 자리를 차지한 거다.
홍성군과 (사)내포문화숲길에서 설치한 이정목 때문에 내 하산 계획도 갈팡지팡이다.
봉수산 정상까지 양(陽)의 기운이었다면 비티고개까지는(陰)의 기운이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만나는 사잇길마다 수풀이 우거져 쳐다보기도 싫더라.
게다가 지나온 길에 배해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덜 찾는지 노면이 푸석푸석하다.
마치 눈길을 걷는듯한 느낌.
북쪽으로 늘어진 능선길이다. 볕이 덜 든다. 길바닥까지 푸석거리니 음산하단 느낌이 들지.
내려서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다만 정상을 내려와 만난 416m 봉우리를 지나면서 200여 미터 가파른 길이다.
길이 이러니 날벌레도 많다.
큰비티고개부터에서 콘크리트 임도를 만난다. 고개 근처에서 만난 벌레들 대드는 기세가 만만치 않다.
④능선 따라 무장애숲길로 하산
조금이라도 동선을 줄여볼 양 무장애숲길로 들어선다.
고갯길부터 왕성하게 달려 붙는 벌레를 떼어내느라 뛰다시피 걷는다.
뛰다시피 걸을 수 있는 쉬운 구간이다.
다만, 그간 무더위에 사람 발길이 뜸한 데다 산 북쪽이라 잘 닦인 길 위에 자잘한 이끼가 깔려 있더라.
길은 등고선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화장실이 깨끗하고 시원하니 흘린 땀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집으로 가자.
이 더운 날 울 아들 훈련 잘 받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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