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4.(금)
장곡주차장-삼형제봉(544)-칠갑산 정상(561m)-장곡사-주차장(원점)
9.5km | 3:59 | 2.4km/H
어쩌다 덤으로 얻은 휴가다.
방구석을 벗어나 그동안 눈독 들이던 칠갑산 장곡지구를 가보리라.
아침저녁 일교차가 심하다.
껴입은 옷을 차고 차곡차곡 개 다시 배낭에 넣는다.
주차장-삼형제봉 | 3.7km
지도에 없던 다리를 건너 작은 공원을 조심스레 가로질러 들머리를 찾는다.
칠갑산 정상까지는 4.8km, 삼형제봉까지는 3.7km 거리다.
2시간 반 안팎이면 정상까지 다다를 수 있다.
들머리 이정표에서 턱 숨이 막히는 기분이다.
가파르거나 더워서가 아니다. 길이 서 → 동으로 이어지니 이틀 전 내린 습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괜히 이 코스를 잡았는지 후회 막심이다.
500m 정도 거친 숨을 몰아치니 능선부에 다다른다.
길은 널찍한데 사람이 잘 찾지 않는 코스라 그런 건지 산의 서쪽 면이라 그런지 온통 거미줄 천지다.
그래도 몇 주 전 무성산에서 느꼈던 것과는 천지 차이다.
백리산과 금두산에 정상석 같은 이정표식을 기대한 건 아니지만 산이 이렇다 보니 느끼지도 못하고 지나친다.
초반과 달리 능선부터는 그닥 험한 지형은 아니다.
다행히 도토리를 줍는 서너명의 사람들이 반대 방향부터 훓어오니 웬만한 거미줄은 사라져 있더라.
게다가 삼형제봉 근처부터는 햇볕이 골고루 드니 훨씬 쾌적하다.
사무실 전화만 안 왔음 더 가벼운 산행이었을 텐데... ㅎㅎ
칠갑산 정상에서 바라보니 뭉퉁뭉퉁 세 봉우리가 어우러져 한 봉우리를 이룬 형상이다.
그래서 삼형제봉이라고 하는가 보다.
별 다른 전설이나 지명 유래를 찾을 수 없다.
삼형제봉~칠갑산 정상 | 1.3km
1.3km 정도 평화로운 능선이 이어진다.
제법 속도를 낸다.
너른 정상 광장 그늘을 따라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연령대를 보니 다들 나와 같이 징검다리 연휴를 즐기는 사람들 같다.
태양이 가장 따가운 고도로 떠올라 따갑다.
쏟아 낸 땀 양을 생각해 열기도 식히고 곡기를 채우려 그늘로 들어서니 제법 서늘하다.
이렇게 흐지부지 지겹게 괴롭혔던 더위도 아쉬움 속으로 숨어드나보다.
칠갑산 정상~장곡사, 주차장 | 4.3km
사찰로를 통해 하산이다.
칠갑산 정상을 가장 쉽게 찾는 방법은, 천문대를 거쳐 빠르고 편하게 다녀 가는 거다.
그리고, 출렁다리 생긴 후로 동-서로 횡단하는 코스를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아무리 그래도 장곡사를 통해 오르내림이 가장 빈도수 높을 것이다.
하산길은 서울 근교 명산처럼 반들반들하다.
능선이 그리 험하지 않아 산행 시작 때부터 다양한 사람들과 무리지어 왔었지.
오늘은 혼자다. 꼽아보니 칠갑산을 혼자 찾은 건 처음이다.
걸음걸음 이런저런 추억이 쏟아진다.
나무 그늘이 따가운 햇살을 달래고,
시원한 바람이 숲을 부드럽게 휘젓는다.
약 10km. 제법 긴 편인데 그리 격정적이지 않으니 부담 없이 다녀갈만한 산이다.
지금은 휑하지만 주말이면 가득 찰 주차장에서 꼼꼼히 거미줄을 닦아내고 집으로 간다.
웬지 뭔가 불편? 불안함을 안고 있는 휴가,
그래도 이 정도면 잘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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