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재문화체험장-산장로삼거리-칠갑산정상(왕복)
11.07km | 3:03 | 3.6km/H
청양군청 안내자료에 따르면 ‘칠갑로’에 해당하는 코스다.
오르는데 2시간, 내려서는데 1시간 10정도 걸린다고 한다.
산행 난이도는 ‘중급’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산장로를 만나 정상 직전까지 거의 평탄한 길을 걷기 때문에… ‘걸을수록 쉬워지는 코스’로 소제목을 잡은 것 같다.
초반 가파른 나무계단만 오르면 평탄한 길이 계속되며 가볍게 산행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농부밥상이라는 식당을 가끔 찾는다.
밥 먹고 나설 때마다 보이는 산행 이정목이 자꾸 나를 유혹했다.
나무계단만 오르면 가볍게 산행할 수 있다는 안내와 달리,
산행 내내 불편하고 힘들었다.
거칠거나 가파르지 않지만, 사람들 자주 찾지 않아 위아래 가리지 않는 거미줄에 스산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래, 중급은 맞는 것 같은데 편안함을 주는 코스는 아니다.
다시 찾고 싶은 매력을 지니지 못한 경로다. 다시 찾지 않으련다. 이 코스 ㅠ ㅜ
무엇보다, 오후부터 산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맘이 바빴다.
해가 점점 짧아지니 맘이 급해진다.
거의 쉼 없이 걸었다.
칠갑산 정상까지 숨돌릴 조망점도 없다.
걷는 내내 거미줄이 안면에 달라붙어 불쾌감을 증폭시킨다.
며칠 전 거센 바람에 떨어진 참나무잎은 길의 흔적을 지우려 애쓰다 못해 스산함을 더한다.
군데군데 멧돼지 흔적에 쫄보 가슴은 콩닥콩닥~ ㅋ
그래도 이 코스의 장점이라면 200m마다 있는 국가지점번호 이정표다.
걸어온 거리와 남은 거리를 표시해 거리를 가늠하게 해준다.
중간중간, 이놈의 코스 포기할까 몇 번을 고민했다.
아님 산장로로 하산해 택시를 타고…
‘산장로’삼거리, 이거이 뭔 아스팔트 길 같더구나.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꽤 눈에 띈다.
평탄한 길에서 여유를 가졌으면 좋으련만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놓치면 안 된다.
쉼 없이 꾸역꾸역 기를 써 정상에 오른다.
이미 피크를 찍은 가을볕은 그림자를 길게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감흥을 배낭에 집어넣고 하산시작.
내려서는 길도 왜 이리 지루하다냐.
길게 늘어진 나무 그림자가 금새라도 숲을 깜깜하게 만들 것 같은 느낌이다.
200m마다 늘어선 이정표 - 거리를 한땀 한땀 줄여가며 혼자 싸움을 한다.
다행히 문명? 속으로 돌아와 한숨 돌린다.
이놈의 시끄러운 세상 보기 싫기도 하건만 그리도 악착같이 다시 찾아온다. ㅎㅎ
대충 거미줄과 땀자국을 걷어내고 차 안에서 남은 여유를 찾는다.
예상치 못한 행복이 차 안에 맴돌아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아~참! 무릎 아프지 않은 걸 보니 중급 코스는 맞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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