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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계룡산, 초겨울 자연성릉

by 여.울.목 2024. 12. 2.

 

2024. 12. 01. (일)
계룡산
상신리-금잔디고개-삼불봉-자연성릉-관음봉-동학사
10.3km  |  3:38  |  2.8km/H

 


 

우리집에서 김장이란 걸 했다.
채소 썰고 양념섞기나 절임배추를 나르다 김장 처음과 끝까지 동참했다.
토요일을 그렇게 보내고 일요일 산행에 나서려니 여기저기 알이 베여 움직거리기 귀찮아진다.

 

아이 학원시간에 맞추어 나가려니 서두르다 슬리퍼만 끌고 나섰다.
차에 있는 트레킹화에 기대를 건다.

 

포근하다는 일기예보 때문인가? 상신골에 봄이나 가을보다 사람들이 많다.
아는 사람, 말거는 사람 유독 많은 날이다.
아는 분 - 선배님을 만났다. 매주 상신골로 삼불봉을 지나 금잔디고개로 내려오신댄다.
그래서 오늘은 금잔디고개 갈림길에서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언젠가 내려온 적 있어도 오르길은 처음이다.
산악회에서 삼불봉 거치지 않는 B팀 코스를 잡은 기억에 얕잡아 보았다.
가을 단풍철엔 제법 운치 있을 법한 코스다.
한적한 길인데도 등산객 여러명과 마주친다.
그도 잠시, 금새 도착할 것 같은 금잔디고개는 만만치 않은 거리로 나를 희롱한다.
3km 넘는 거리다.
중간 즈음 화전민이라도 살았을 것 같은 석축 공간이 보인다. 서향 위치인데, 이런 침침한 곳에서 어떻게 살았을까?

 

금잔디 인근 - 희긋희긋 눈자국이 보인다.
며칠 동안 나 사는 동네에 내린 비만 생각했다.
아이젠이나 스패츠가 아니어도 바닥 단단한 등산화를 신고올 걸 후회스럽다.

 

삼불봉 철계단 올라 정상석 근처에서 버벅거리던 여성분을 추월하다 넘어지고 말았다. ㅠㅠ
가볍게 넘어졌는데… 스틱이 망가지고 말았어.
9월에 새로 구입한 건데 속상하다. ㅎㅎ


따뜻한 아침 햇살에 속아 나온 건지 많은 사람들이 자연성릉 내내 무리지어 다닌다.
관음봉 목전 계단길 끝까지 나를 쫓아오던 사람의 등산화 발자국 소리,
그냥 길 비켜주면 되는데 뭔 자존심에… 관음봉까지 기를 쓰고 앞장선다.

 

관음봉 정상, 늦은 점심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보름달빵 한 봉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하산길에 접어든다.
무리를 해서 그런지 등짝이 땀으로 흥건하다.
치개봉 보일 무렵 비가 내린다.
안팎으로 땀과 빗물에 몸이 무겁다.


시끌벅적한 식당가를 지나 마눌님을 만나 집으로 돌아온다.
아침무렵엔 앏게 깔린 안개 걸친 봉우리를 기대하며 나섰는데, 꿈도 야무졌다.
돌아오는 길 내내 시린 등짝 땜시 불편한 자세로 왔다.
무릎팍에 또 하나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맘 편하게 선재동자처럼 뭔가 느껴보려고 나선 길인데,
여전한 ‘욕심’ 때문에 꼬인 산행 같구나. ㅎㅎ

 

2024-12-01_상신_금잔디_자연선릉_동학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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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신리 당간지주
사람 살던 흔적
삼불봉에서 천황봉을...
천황봉~쌀개봉 당겨찍기
자연성릉 시작지점, 멋진 소나무
자연성릉(앞)과 쌀개능선(위-좌측), 문필봉!연천봉(위-우측)
지나온 삼불봉
관음봉에서 지나온 자연선릉과 삼불봉
관음봉에서 동학사지구
관음봉에서 문필봉과 연청봉
관음봉에서 쌀개능선
관음봉 정상석
하신길 마지막 내리막에서 보이는 치개봉(황적봉)
동학사 경내 마지막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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