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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오대산 선재길

by 여.울.목 2024. 11. 19.

 

2024-11-09_10-41_오대산_선재길.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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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길은 월정사 일주문을 지나 전나무숲길을 걸으며 시작한다.

 

우르르 우리처럼 관광버스에서 내린 사람들이 뭉텅뭉텅 몰려든다.
그 무리의 흩어짐을 확인하고 훨씬 한적한 길을 걸어본다.
길게 숨을 뱉고 깊게 마시며 전나무 가지로 가리워진 하늘을 바라본다

 

우리는 월정사에서 상원사 방향의 편도를 택했다.
반대 방향에 비해서 오름의 정도가 있다.
월정사 부근이 630m이고 840m로 200m 이상 고도차가 나지만, 10km를 나눠가지니 평지나 다름없다.
전반적으로 평지에 가까운 길인데, 상원사 근처로 갈수록 가파름이 좀 있고
월정사에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월정사 부근 길은 잘 다져졌고 군데군데 편의 시설도 있다.
상대적으로 사람이 덜 찾는 상원사 인근 길은 등산로 들머리나 날머리 정도 수준이다.
공식 전재길은 9km 정도인데,
총 길이는 10.64km  |  2:58소요  |  3.6km/H 식사시간은 포함되지 않았다.

 

길을 요약해보면,
전나무숲길 약 1km를 걸어가 월정사에 도착한다.
월정사에서 오대천을 따라 차도와 숲길이 나란히 이어지거나 엇갈리며 상원사까지 이어진다.
차도는 상원사에 가까워지며 비포장도로로 바뀐다.
비포장길을 바라보자니 어릴적 생각에 잠시 멍~ 때리며 서 있었지.
시간에 구애 받지 않는다면 평온한 마음으로 혼자 걸으며 머릿속 이것저것 버릴 것 버리며 선재동자 흉내를 내도 좋을듯하다.

아이와 전화 통화도 하다 보니 중간 풍경은 어땠는지 가물거린다.
숲속 계곡치고는 제법 너비가 된다. 그런 맑은물이 끊임 없이 흐르는 그런 길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풍경과 느낌을 준다.
조금은 지루하다. 그래도 등짝이 땀으로 흥건하게 걸었다.
맞춰놓은 점심식사 때문에 상원사 구경은 생략하고 버스에 올라 걷기를 마무리한다.

 

그나저나 3주나 지난 일을 왜 이제서야 기억해 쓰고있는지 모르겠다.
선재길, 깨달음의 길이라는데 뭐 이리 맘만 분주한지 모르겠구나.

선재라… 안내판을 보아하니,
오대산 월정사, 월정사 말사인 상원사는 신라시대 자장율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자장율사는 중국 오대산을 방문하고 문수보살을 만나 오대산을 문수보살의 성지로 만들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문수보살은 불교에서 지혜와 깨달음을 상징하는 대표적 보살이라고 한다.
‘화엄경’에 문수의 지혜를 시작하는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향해 나아가는 수행자가 ‘선재(동자)’라고 한다.
길을 걸으며 참된 나를 찾아 보라고 한다.

 

 

 

나룻배가 다닐 수 없는 낮은 강에 임시로 놓는 다리를 섶다리라고 한다. 잘 썩지 않는 물푸레나무나 버드나무로 기둥을 만든다. 소나무와 참나무로 상판을 만들고, 그 위에 섶-솔가지와 작은 나무 잎이나 잔가지를 엮어 깔아 흙을 덮어 다리를 만든다. 가을걷이 후 10~11월 마을사람들이 만들어 겨우내 이용한 후 여름 홍수에 떠내려 보내기에 ‘이별 다라’라고도 한다.
월정사에서 멀어지면 차도도 비포장길이다.

 

점심... 메밀국수 먹으러 갔는데, 옆 집이 이효석 생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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