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명산 1일 2산!
가지산~운문산
2025.11.08.(토)
석문터널-중봉-가지산-아랫재-운문산-아랫재-상양마을
14.3km
2.3km/H
요즘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에 배낭을 꾸리며 옷을 담을 때마다 고민하게 만든다.
오늘도 새벽밥에 고생하신 마눌님께 감사~.
내가 할 일은 아니지만, 버스 오르는 사람 수를 센다.
14명. 이번에도 차를 다른 곳으로 돌리려나?
그럴 거면 산악회 간판을 떼야겠지.
내게 그런 힘이 없으니 내가 결단을 내려야 할라나? ㅎㅎ
<가지산 1,241m>
경남 밀양시 산내면과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경북 청도군 운문면 경계에 있는 산
해발 1,000m 이상의 7개의 산이 몰려 있는 영남알프스 중 가장 높다.
기암괴석이 많아 석남산(石南山), 신라(흥덕왕) 때 ‘가지선사’가 석남사를 건립해 ‘가지산’
정상부근 바위 능선 – 사방이 탁 트여 억새밭 장관인데 안개구름에 갇혀 뜻을 펼치지 못함
봄엔 천연기념물로 지정(2005년)된 철쭉군락이 일품이란다.
<운문산 1195.1m>
신라 때 이 동네 높은 산을 까치산(가지산), 그 아래 절을 까치절 즉 작갑사(鵲岬寺)라 함
고려 태조 후삼국 정벌에 계책 준 스님을 작갑사 주지로 모시며 ‘운문선사’ 사액을 내려, 운문사(雲門寺), 산은 운문산이 됨
영남알프스 산 중 하나이다. 곳곳에 기암괴석과 바위 봉우리, 울창한 숲으로 유명함
무엇보다 구름에 오리무중이었던 가지산 낙동정맥을 억새 너머로 원 없이 안을 수 있어 좋았다.



긴 시간 앉아 눌리는 허리 통증을 견뎌, 드뎌 석남터널에 도착.
무르익은 단풍이 시야 가득 들어오고 구수한 멸치국물 향이 후각을 파고든다.
걱정스레 엄살을 피우면서도, 여기 와선 운문산까지 가야 한다는 호기로운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석문터널~중봉~가지산, 3.4km
중간중간 쉴 틈 주는 센스와 함께 정상부 암반 가파름이 압권
큰 나무 없어 정상부 조망이 일품인데 구름에 갇혀버림
새로 산 등산화가 내 발목을 잡는다 ㅠㅠ
출발부터 가파른 목계단, 그래도 첫 관문은 모두 무사통과.
석남터널~가지산 코스는 가파름 후 능선 같은 쉼을 주어 사람을 홀린다. ㅎ
그렇게 홀려 중봉 근처까지 들어서면 오르나 내려서나 그게 그거인지라 이젠 올라야 할 판을 만드는 것 같다.
꽤 멀리 걷는다기에 새로 산 중등산화를 신고 왔다.
벼르고 벼른 날인 만큼 기필코 1일 2산 등정을 이루리라 우하하~
근데 요것이 오늘 산행의 유일한 패착이었다.
1km 남짓, 뒤꿈치 부근을 바늘로 콕콕 찌르는 불편이 시작된다.
중봉을 지나 본격적인 암반 오르막부터 통증으로 번진다.
물집 잡힐 것 같다.
어쩌지? 나 자신을 제대로 관리 못해 스스로 무너지고 마는 건가?
엉터리 이정목 덕분에 중봉까지 쉽게(?) 오른 사람들이,
제대로 된 이정목 때문에 짜증을 낸다.
0.8km 남았다더니, 중봉 지나 밀양재 삼거리에서 다시 0.8km를 가르킨다.
미치것다. 통증도 심해진다.
중봉 목전까진 오를만한데, 갑자기 길이 험해진다.
출발하며 보였던 구름덩어리 속으로 빨려들어 조망도 보이지 않는 암반 산행을 한다.
뒤꿈치, 정확히 아킬레스건 바깥이며 아래쪽이다.
통증을 줄이려 발가락에 힘을 주고 중심을 잡으려다 보니 금새 체력이 소모되는 것 같다.
앞꿈치로 콩콩 찢듯 통증을 참으며 가지산 정상에 오른다.
요놈의 구름만 없었으면 시원하게 펼쳐진 풍경에 시름을 달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오르며 불태운 에너지로 뜨거웠던 몸이 세찬 바람과 낮은 기온 탓에 급격히 식어 든다.
구름 때문에 포기한 풍경이지만, 사진 찍다 폰이라도 떨어뜨릴라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을 피해 봉우리 아래 산장으로 내려선다.
비닐하우스 같은 산장?에서 풍기는 라면 냄새, 산죽 사이로 숨어 바람을 피하고 점심을 해결한다.
한 꺼풀 더 덮을 옷을 챙겨올 걸… 우둔하게 1000미터 고지라는 걸 쉬 생각했다.
식사 시간이 길어질수록 덜덜 떠는 시간만 길어진다.
후미 도착을 확인하곤 아랫재로 서둘로 아랫재로 하산한다.













가지산~아랫재, 3.7km
가파름은 잊어라! 능선이 주는 가을 산행의 묘미
아랫재로 내려서는 길 단풍 쥑인다.
내리막, 발이 앞으로 쏠리니 뒤꿈치 통증이 조용하다.
여전한 구름인지 안개인지?
친구 녀석이 벼랑길에서 갑작스런 비명(?)을 지른다.
반짝! 구름이 걷힌 것이다.
아랫재까지 3km 정도 1000 고도의 능선이 이어지며 서서히 절경을 드러낸다.
거친 영남알프스 산맥과 함께 비단결 단풍 물든 치맛자락 같은 산이며,
켜켜이 겹친 은박 비친 너른 사과밭 품은 구릉과 마을이 정겹게 어우러진다.
일행이 절경에 빠져 있을 때, 한숨 돌린 나도 등산화를 벗고 뒤꿈치에 거즈를 덧댄다.
여기까지 언제 또 온다냐? 운문산 함 가보자.
국립등산학교 갈림길을 지나나 조금씩 내리막이 시작된다.
머뭇거리는 선두를 제치고 운문산 욕심에 서둘러 아랫재로 향한다.
아랫재에서 1.5km*2 거리를 다녀와야 한다.
빨랑 아랫재에 닿고 싶은데…
급한 마음관 달리 내려서는 곳곳 단풍이 자꾸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아랫재~운문산~아랫재 왕복3km
전신에 퍼진 젖산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구름이 물러가 억새 넘어 낙동정맥과 영남 마을을 한눈에 담으니 피로 싹~ 가심
남들보다 3km 더 걷는다. 1시간 반 정도 시간을 벌어야 하는데,
아~ 요놈의 뒤꿈치 통증,
웨이포인트 기록하느라 멈춰서는 시간 ㅎ
아랫재부터 시작되는 오르막을 뛰어서라도 가볼 양이었나?
금새 숨 차오른다.
정신 차려 차근차근 오른다만, 내리막에서 추세 전환해 오르막을 맞이했을 때 그 버거움이란 엄청나다.
‘가지산~운문산’ 구간엔 충분한 물을 챙기라더니 맞는 말이다.
단백질바와 물 보충으로 심장을 식히며 이제 가시권에 들어온 운문산 정상을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냥 내려설까?
정상부 근처 가파름 만만치 않다.
거즈를 대 그나마 견딜만하던 통증이 재발한다.
그나마 통증이 뭉툭하게 밀려드니 다행이다.
조금만 더 힘내면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폐끼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페이스를 오버했다.
악을 쓰며 발길질 스틱질에… 갑자기 눈물이 돈다.
내가 왜 이러는 걸까?
울 아부지 생각 나는 건 왜 일까?
울음 비슷한 소릴 지르며 발길을 내딛는 순간
숲을 빠져나와 나무를 대신한 억새밭 넘어 절경이 펼쳐진다.
구름 가득했던 가지산이며 1000m 넘나들던 능선길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하늘빛도 곱다. 더 있고 싶었는데 더 기다릴 사람들 생각에 쿨~하게 돌아선다.
누적된 피로에 내려서는 일도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그 통증은 없다.

















아랫재~상양마을 3km
능선 내내 보이던 비단같이 물든 단풍 숲을 지나온다.
얼음골 마을 길 내내 따고 싶은 탐스런 사과
능선과 운문산에서 바라봤던 곱게 물든 단풍 숲을 지나 내려오는 길이다.
가파르지도 않아 급한 마음을 다독일 수도 있었다.
숲길 내내 각양색색 단풍이 성급한 발길에 워~워~ 부드럽게 엔진브레이크를 걸어준다.
숲을 나오니 마을은 온통 사과로 가득하다.
이 많은 사과, 근데 사과값은 왜 그리 비싼거야?
동네 길에 못온다는 산악회 버스가 멀리 국도변에 보인다.
눈엔 들어오지만 한참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좋다.
왠지 모르지만 1일 2산 말고도 뭔가 응어리를 좀 푼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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