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3.1.(일)
병사골-장군봉-작은배재-지석골
6.2km | 2:30 | 2.4km/h



이 글을 쓰는 지금, 산행 후 1주나 지났다. 어떤 틈이 희미해진 게 분명하다.
오랜만에 산에 오르기로 했다.
걷다 보면 복잡한 것이 단순해질 것이라는...
그 동안의 기대감을 같이 품고 배낭을 짊어지고 나온다.
원점회귀 산행과 주차의 편리함을 생각해 장군의 늠름함을 비웃는 무인텔 앞에 차를 세워둔다.
무인텔과 글램핑장 사이를 지나 병사골부터 오르막을 맞이한다.
따스한 햇살에 못 이겨 나온 사람들이 적잖다.
딱 1km
딱 1km다. 시작하자마자 밀려드는 가파름. 그걸 견뎌내면 봉우리다.
병사골에서 장군봉에 오르는 길이 그리 만만치 않음에도 짧은 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는 만큼 멋진 풍경을 보답받을 수 있다.
그 보상 때문만은 아니다. 봉우리를 향하며 느껴지는 내 숨과 발걸음으로 날 체크해 본다.
“틈”을 내는 구실이자 흐트러진 일상을 되찾으려는 생각의 시발점이 된다.
그래서 이 장군봉 짧은 코스는 내 최애코스이며 바로미터다.
생각보다 땀이 많지 않다.
날은 풀렸지만 칼 진 바람 때문일 게다. 그래도 워머나 귀마개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
500m 정도 움직거리면 철계단과 함께 첫 번째 조망을 만난다.
동쪽으론 코 앞 박정자 삼거리와 삽재, 서쪽으로는 세종시 빽빽한 아파트 단지도 눈에 들어온다. 여기선 능선을 따라 올라온 그 늠름한 봉우리가 차분하게 보인다.
이제 500m.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사람들을 지나 장군봉에 거친 숨을 토해낸다.
수통골 지구 봉우리부터 치개봉-황적봉-천황봉-쌀개봉-관음봉-삼불봉까지,
연천봉만이 잠깐 숨어 있는 계룡산 능선 전경을 보며 쏟아낸 칼로리를 보충한다.







만만치 않은 능선 1.5km
한 숨을 돌리고 이제 하산?
냅다 1km만 올라보자던 심산은 전형적인 골산 능선에서 진땀을 뺀다.
몇 년 전에 완성한 철계단이 가파른 절벽 구간마다 정체를 풀어 대중성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구간이다.
내친김에 쭉 달려보고 싶다만, 임금봉-신선봉, 삼불봉 지나 자연성릉-관음봉-연천봉을 훓고 너덜너덜했던 기억은 얕보지 말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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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대 명산] 신분상승을 넘어 열반의 경지에 오르리라, 장군봉 삼불봉 관음봉
신분상승을 넘어 열반의 경지에 오르리라,계룡산 - 장군봉 삼불봉 관음봉병사골장군봉임금봉신선봉삼불봉관음봉시작은 미미한 일개 장졸이지만,오르매 장군이 되고포기하지 않고 또 오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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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바위 삼거리 돌아 작은배재 지나 지석골 전나무숲을 지나매 산행을 마무리한다.
땀에 절은 윗옷을 갈아입고 차에 올라타건만,
출발 때 가졌던 숙제는 잊고 주식 이야기를 경청하며 집으로 돌아온다.
뭐지? 뭘 생각하려 했는지, 찾으려 했던 그 틈-여유는? 이미 즐기고 있는 건가?
아직도 뭔가 나를 지그시 누르고 있다. 자만은 아닌데 허영인 듯 자신감 부족인 듯…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고 가끔 비틀거리는 날 느끼며 -제대로 걷고는 있는 건가? 그런 어울리지 않는 옷을 바라던 건 아니었나, 남들도 이렇게 고민하고 있을까?
언제나 그렇듯 답은 알고 있으면서 무언가 정갈한 채반에 걸러내고 싶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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