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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주미산 숲길 - 치유의 편백나무 숲을 기대한다

by 여.울.목 2021. 2. 13.

주미산 숲길 걷기
1:30, 약 6km

 

연휴 내내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미세먼지만 아니면 포근한 날씨에 파란 하늘이 참 좋은 날이다.
좀 움직이고 싶은데... 즐겨하는 등산을 하기엔 그냥 육안으로 보기에도 짙다. 미세먼지.

가족과 함께 걷기로 했다.
KF-94마스크를 쓰고 걸어보자.
2주 전에 알게된 완만하게 오르고 내릴 수 있는 숲길을 같이 걸어보기로 한다.

2021-02-13_주미산_트레킹.gpx
0.59MB

 

 

차에서 내려 길을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작은 아이가 등산로 이정표를 찾아 오르려고 한다. ㅋㅋ

등산하는 줄 알았나보다.

오늘은 산길[林道]를 따라 쉬엄쉬엄 걸어보자.
마스크 벗지 않고 건강하게 걸어보자.

지난 해 초가을 처음 만났던 이 길이 길게 주미산 허리를 감아돌 줄은 진정난 몰랐다.
솔직히,
속으로 '이 것들이 미쳤나. 공주대간길을 아예 쓰레기 더미로 만들려고 임도를 내나보다.'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공사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산림치유를 위한 편백숲 조성사업"
사업은 중부지방산림청 부여국유림관리소에서 시행하고 있다.
중부지방산림청은 공주에 있는데, 산하기관에서 공사를 한다. ㅎ

헐벗은 산과 잘려나와 껍데기 다 벗겨진 나무더미를 보니 괜히 걱정스럽기도 하고,
큰 비라도 내리면 일부 임도는 유실될 것 같아 아슬아슬하기도 하다.
그래도 편백나무 숲을 가꾸기 위해서 일을 꾸미고 있다니 다행이다.

편백숲 조성사업이 잘 진행되기를 기원한다.
지금 당장 그 빛을 보지 못하겠지만 내가 조금 더 늙었을 땐
성숙한 이 숲이 상큼한 공기를 내 폐에 가득 불어 넣어 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한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멋진 편백숲을 지날 땐
내가 찍은 이 사진을 보면서 그 땐 그랬지... 회상할 수도 있겠다.

오랜만에 밖으로 나온 아이들
미세먼지 사이로 뚫고 나온 햇살 성화에 못이겨 두꺼운 옷을 벗어 던지고
씩씩거리며 산길을 오른다.

임도에서 바라 본 주미산 정상
참나무 숲 사이로 햇살이 부서져 내린다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조금만 성의를 보이면 약 6km정도의 거리를 깜냥껏 걸을 수 있다.
우린 환경성질환센터부터 시작되는 임도를 걸어 원점회귀 했다.

생태공원 주차장부터 걷기시작하면 8~9km정도도 될 수 있을 게다.

봄이 되면 더 상큼하고 힘찬 기운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 과격한 운동하기엔 벅찰 때 마스크 잘 쓰고 걸으면 좋은 길이다.

임도 반대편까지 걸어오니 공주대간길이 보인다.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뚝에 힘을 주려 뿌려 놓은 풀씨가 따듯한 날씨에 초록 싹을 내어 보인다.
화전민이 살던 터전도 보인다.
통통하게 살 오른 물오리가 도망가지도 않고 망중한을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