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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

서울시립미술관

by 여.울.목 2016. 7. 18.

얼결에 휴가를 내게 되었다.

혼자 산에라도 오를까 생각하다가 아이들이 시간이 되면 함께 체험학습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아이는 청와대를 방문할 계획이라고... 작은 아이만 데리고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어디를 가고 싶냐는 말에 - 미술관에 가고 싶단다.

나하고는 안 어울릴 것 같은데 ㅎ 몇 번 설득을 해도 끝까지 미술관을 고집한다.

 

고속버스를 타고 - 고속터미널에서 3호선 도시철도를 타고 - 충무로 3가에서 2호선으로 환승해서 2개 역만 지나면 시청역 - 10번 출구를 나와 촌놈 티를 낸다고 조금 두리번 거려서 고풍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시립미술관을 만난다.

지도 상으로는 시립미술관과 시청이 꾀 떨어져 있어 보이던데, 같은 구역 내에 있더군.

 

서울시립미술관 건물을 보니, 본래 미술관 건물은 아닌것 같구. 근엄한 모습이 뭔가 있어보인다.

1988. 8. 19. 개관 후 2005. 5. 17.에 옛 대법원이 서초구로 이전하고 지금 자리로 이전·개관하였다. 본관은 르네상스식 건물인지라 고풍스러워 보였나보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재판소인 평리원(한성재판소)이 있던 자리에 일제가 1928년 경성재판소를 지었고 광복 후 대법원으로 사용되었다. 옛 건물의 아치형현관(2006년 3월 등록문화재 제237호로 지정)으로 일부만 남기고 새로 탄생한 미술관은 지하2층, 지상3층으로 신축하여 정동지역 문화의 거리 형성에 중심이 되고 있다고 한다.

<이상 -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에서 일부 인용>

 

10시가 조금 넘었는데 느즈막하게 대형 팬더풍선에게 바람을 불어넣고 있더군.

 

이 미술관 관람료가 원래 이리 비싼가 했는데, 원래 입장료는 무료인데 '드림워스 애니메시션 특별전'만 돈을 받는 것이다.

바로 이 특별전 때문에 아이가 이곳을 그리 고집한 것이여~

특별전은 올해 4.30.~8.15.까지 서울시립미술과 서소문본관 1층에서 이어진다.

예매는 only 인터파크인데,

어째 예매 구분을 보아하니 늦게 가면 줄을 서서 대기해야 하는 분위기라서,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아이와 함께 일찌감치 출발을 했구먼.

아이들이 줄을 서 있어서 헉~ 놀랬지만, 학교에서 단체 관람온 녀석들이네 ㅋ

일반은 13,000원/ 청소년은 8,000원/ 어린이는 6,000원인데 여유있게 인터파크에서 예매를 하면 주말에도 줄 안서고 할인된 가격에 입장이 가능할 것 같다.

아무튼 난 신한카드 할인 받아서 단체가격으로 2,000원씩 할인받아서 입장!

 

 

 

 

 

 

 

 

드림웍스 에니메이션 특별전


 

드림웍스 에니메이션 특별전 입구다.

여기를 들어가려면 티켓팅을 해서 유료로 관람을 해야 한다는 것.

2층 천경자 님, 3층 백남준 님의 작품도 무료인데 요것들이 상표값을 한다고 제법 돈을 받네~

 

 

부 제목이 '스케치에서 스크린'이다.

엄청난 규모의 비용이 들어가는 애니메이션도 이렇게 간단한 스케치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눈에 익은 그림에 아이가 깊은 관심을 보인다.

 

플래쉬만 안 터트리면 촬영도 가능하다.

 

 

 

마다카스카...

손동작 몇 번으로 펭귄의 표정을 바꿀 수 있다.

기본 그림이 그려지면 이렇게 첨단기술을 이용해서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나보다.

 

닭들의 모습이 정겹다.

 

 

그로밋 맞지?

녀석의 정원을 재현해 놓았다.

 

 

스피릿

야생마을 길들이려는 인간에 비해 자연과 동물을 더 연하게 그린 작품이었지.

 

 

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흥미로와 한다.

애니메이션과 함께 자란 어른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쳤던 작품이 이렇게 탄생했구나~ 하면서 더 관심을 보인다.

 

왼 쪽은 스토리보드 - 오른 쪽은 거기에 따른 실제 만화의 장면이 매칭되면서 보여진다.

 

그리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하네,

창의적인 생각을 이끌어내기 위해 폭풍처럼 의견을 쏟아내도록 브레인스토밍을 했다고 자랑 중

 

스토리보드를 쌓아 놓았더군

 

 

벽면 전체를 스케치로 도배를 했다.

 

바다의 표면이

아이가 선택하는 파동의 종류에 따라 거칠게 잔잔하게 구현이 된다.

 

같은 장면인데도,

아이가 파랑색 쪽을 선택하면 모닥불이 파랑색으로, 더불어 전체적인 화면도 푸르스름하게 바뀐다.

어떤 색상이 전체적으로 어울릴지 이런 작업을 통해서 다양하게 적용을 해볼 수 있을 것이다.

 

 

여백을 미를 살려 벽면에 프린트한 글귀다.

 

간단한 영상을 보여준댄다.

그리 긴 시간은 아니지만 줄을 서서 기다렸다.

 

한 2~3분 정도 드래곤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리얼하게 120도 이상의 화각에 담아서 상영~

 

 

이제 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전자펜으로 화면에 직접 그림을 그리고 채색을 하는 체험을 할 수 있게 코너를 만들었다.

아이가 공룡을 그린다고 펜을 들었다.

제법 잘 그린다.

 

 

 

1층 관람을 마치고,

2층 천경자님의 작품을 관람하려는데,

사진촬영이 금지라고 한다.

관리하시는 분들이 곳곳에 있기도하고 문화인답게 지킬컷은 지켜야하기에 사진은 안 찍었다.

그래서 그냥 밖에서 2층 전시장 입구를 찍어봤는데,

오히려 '백남준'이름만 3층 올라가는 길에 화려하게 부각이 되어 있네...

 

 

 

 

 

 

백남준 展


 

관람객이 체험을 할 수 있는 3층 한 공간에 '백/아베 비디오 오픈소스 프로젝트 1.0.0'이라는 글이 쓰여진 인쇄물 더미가 물끄러미 나를 바라본다.

하나씩 가져가서 읽어보라는 것인데, 사람들이 영상설치물에 정신이 팔려 프린터기로 뽑아 보잘것 없어 보이는 출력물에는 관심이 없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하고 한 장 집어와서 이 글을 쓰면서 읽어보게 되었다.

백남준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것 같다. 왜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드높이는지, 그 작품 안에 이런 깊은 뜻이 서려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그의 작품이 만들어진지 한참이다보니 디지털이 스마트폰을 타고 넘나들지 않는 곳이 없는 이 시대에 구닥다리 고물기계가 어떤 의미를 줄지 한심스런 맘이 들었는데, 이 날을 계기로 그런 잘못된 생각은 지워버릴 수 있었다.

 

나누어 준 인쇄물을 스캔해서 올려본다.

 

 

 

 

 

 

 

 

 

 

 

 

 

 

 

윌리-닐리,<백/아베 비디오 신디사이저, 오픈소스 프로제젝트, 버전 1.0.0>(2016)

작가 양아치가 기획하고 진석환이 개발, 조충연이 연구한 비디오 신디사이저 연구 그룹

백남준의 정신과 태도를 살려 제작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이번 전시로 처음 소개된 것 이란다.

새로운 기술과 지식을 결합하고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 및 기술자들과 적극 협업하며 비디오 아트와 퍼포먼스를 접합한 백남준의 정신을 계승한 이 작품은 관람객들의 참여로 완성이 된다고 한다.

 

 

옛날 텔레비전 케이스, 참 고상하다.

 

 

 

<조지 마키우나스> (1981)

플럭서스 창시자이자 작가, 이론가이며 백남준의 절친한 동료인 조지 마키우나스를 형상화함

바이올린을 들어 올렸다가 내리쳐 깨뜨리는 백남준의 퍼포먼스 작품을 공연하는 마키우니스를 표현

윤회설을 믿으며 자신이 개구리로 다시 태어날 것이라고 말한 그를 회상하여 몸통에 개구리를 부착시켰다네

-소개글 인용-

 

좀 장난스럽게 보이기도 하고...ㅎㅎ

 

 

겉은 고상한 건물인데 안에서 보니

철골조로 현대적으로 마감을 했다.

 

 

 

 

사람이 오토바이를 타고 있는 것 같다.

 

 

<자화상 달마 휠>(1998)

내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던 해다.

그는 1996년에 뇌졸중으로 쓰러져 휠체어를 타고 움직여여만 했다.

그런 그를 1998년에 형상화 한 작품

바퀴의자를 탄 로봇을 제작해서 자화상으로... 전륜성왕

작품 그러니까  TV모니터에 비디오 작업이 아닌 손으로 그려넣은 천진난만한 그림은

바로 부처의 미소이자 백남준 자신의 이상적 모습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힘든 몸을 이끌고 예술활동을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시집온 부처>(1989-1992)

작가가 골동 가구점에서 직접 구입한 이층짜리 장안에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작은불상, 자신이 받은 훈장, 간련기사, 가족간의 애틋한 정과 추억이 담김 여러 자료가 함께 보관되어 있다.

 유가족의 의해 보관되어 오던 작품으로

전시기간 중에 딱 5번만 영상이 재생된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세월이 흐르다보니

그리고 그가 작업했던 해외의 전압이 다르고,

모든 작품에 전원이 필요하고

비디오 작업이 이루어져 인코더인지... 아무튼 영상변환 장치와 메모리 등

아래와 같은 여러가지 부수적인 기기들이 함께 따라다닌다.

 

 

자신이 부처가 되고 싶어했나보다.

부처에 대한 작품이나 해설이 많다.

모니터를 통해서 표현되는 불상의 모습을 작품으로 만들었다.

눈으로 느껴지는 불상, 부처의 사상과

모니터로 비춰지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아이가 신기한듯 카메라의 앵글 속에 손을 집어 넣어본다.

 

 

 

<W3>(1994)

1994년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지?

아~ 군대... 컴퓨터는 하나워드

원래 64개의 모니터였는데 60개란다. www (wold wide web)의 정보공간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 때만해도 인터넷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던 시절인데 대단하다.

'전자초고속도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위성과 광섬유 등으로 이어진 대륙 간의 전자 통신망의 출현을 예견했다고 한다.

1초 간격으로 다음 모니터로 전달하는 서로의 연결 흔름을 연출 -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세계가 소통하는 것을 20년 전에 예견한 통찰력과 예술적 비전을 볼 수 있다고 한다.

 

해설을 읽고 나니 별것 아닌 브라운관 덩어리들이 의미있게 다가온다.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은 적이 없다>(1998)

TV 화면조정을 위한 색띠로 이루어진 거대한 벽면의 모서리에 4개의 모니터를 설치

비트켄슈타인을 읽고 있었는데 너무 어려워서 하나도 이해못하겠다는 솔직한 고백

그 난해함을 표현했나보다.

*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철학자. 논리학과 언어철학.

-소개글 인용-

 

어린시절 정규방송을 기다리는 순수했던 그 마음과는 다른 복잡한 심경을 나타낸 작품이네 ㅋ

 

 

 

 

<세 대의 카메라 참여>(1969/2001)

독일 브레멘 쿤스할레 소장품을 2001년 재연한 작품

CCTV에 찍힌 자신의 모습을 컬러 코드로 볼 수 있는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영상 안으로 참여하여 작품의 주체가 된다.

-소개글 인용-

 

아이들이 신나한다.

우리 딸아이는 그런 와중에 소개글을 열심히 기록 중이다. ㅎ

열심히 공부해~

나중에 크면 이 작품의 작가의 의도를 알 수 있겠지?

 

 

관람을 마치고,

캐릭터 상품을 파는 1층의 한쪽 구석에서 바라본 건물의 모습

신-구의 조화가 절묘하다.

 

파는 상품이라고 걸어놓은 작품

몬스터 VS 에얼리언

둘러보다 지친 관람객 같이 피곤한지... ㅋ

 

미술 밖 야외 정원의 조형물

조작품과 정원의 화초가 잘 어우러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