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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꼬침봉(416.1m) 대전교육연수원 뒷산

by 여.울.목 2020. 11. 29.

2020.11.29.(일)
대전교육연수원-꼬침봉(416.1m)-대전교육연수원
3.78km  1:23

2020_11_29_꼬침봉_대전교육연수원.gpx
0.15MB

 

주말 내내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금요일 하루 휴가까지 냈는데,
피로 때문인지, 감기가 제대로 들어서려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그렇게 주말을 보내기 너무 아쉽다.

산행.
장군봉으로 낙점하려다 가족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려고 수준을 낮춘다.

발이 무겁다.
눈높이를 낮춰 여기 오길 잘했다.

금요일 저녁 모르는 번호로 벨이 울린다.
국제전화다.
모른척했다.
금요일 저녁을 낯설음으로 채우고 싶지 않았나보다.
너무 솔직했나?
어쩌다 낯설음이 되어버렸나.

베트남에 있는 친구의 전화다.
그리 절친이었는데 얼굴을 본지 10년은 다 되어가는 것 같다.
녀석에게 쓴소리를 듣는다.
국제전화 번호가 조금 미심쩍었지만
한 번쯤 제대로 확인하거나 연락하지 않은 미안함에 얼굴이 달아 올랐다.

꼬침봉을 오른다.
10년은 된 것 같다.
'산좋아' 친구들을 끌고 올랐던 기억이난다.
얼굴 본지가 한참이다.

10년 사이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직장생활을 한다는 핑계로 멋지게(?) 가지치기 해왔다.
직장...
함께 올랐던 꼬침봉,
게운함이 없이 드문드문 파고드는 두통처럼
10년 사이를 채웠던 '일'과 '사람들'이 퉁퉁 머리를 때린다.

일도, 사람도, 건강도... 요즘 골 때릴만하다.
없이 살아도 나만의 철학은 가지고 산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것저것 내 머리를 퉁퉁 친다.
요즘 그럴 때고 그럴 나인가보다.

군데군데 지워졌던 10년 전 산행이 떠오른다.
10년 전 사람들이 생각난다.

앞 산이 가마봉, 10년 전 이 길을 따라 꼬침봉 오르는 길을 찾아 냈었지.
하신리 너머 삼불봉
하신리 마을, 왼쪽 우산봉 오른쪽 장군봉
우산봉-장군봉-삼불봉-멀리 천황봉까지
바위가 꽂친 것 같다. 그래서 꼬침봉인가?
왼편 능선; 마티~수정봉을 연결하는 능선인데, 여기서 보면 참 부드럽다.
꼬침봉 근처 500 정도의 능선에 꽂혀 있는 바위들...
아~ 저리 부드러워 보이는데, 실제 걸어보면 왜 그리 험하다냐. 수정봉~마티고개 연결 능선
꼬침봉 바위에서 반포 들녘을 지나 세종시까지 조망
잠깐의 전나무 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