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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청벽-국사봉-마티

by 여.울.목 2022. 2. 2.

2022.02.02.(수)
산행 | 청벽대교-청벽산-진날산-매봉재-국사봉-마티  5.7km  1:58  2.9km/h
걷기 | 마티-청벽대교  4.2km  0:42  6km/h

Climbing_2022-02-02_청벽_국사봉_002.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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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은 그리 차갑지 않지만,
연휴 마지막 날 분위기를 타서 그런지 을씨년스럽다는 느낌이 딱 들어 맞는 날이다.
군데군데 먹구름이 섞여있지만 햇살이 귀하기만 한 날은 아니다.
매섭지 않지만 바람이 몸을 움츠려들게 한다.

어제 내린 눈으로 아이젠을 챙겨왔지만
얼마 안 되서 그런지 이미 게임은 끝났더군.

 

창벽인지 청벽인지... 푸른 절벽임은 분명하다.
10여분 조금 넘게 칼로리를 소모하면 멋진 풍경을 주는 곳이다.
멋진 낙조를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런저런 카메라를 들쳐 메고 찾는 곳이다.

서쪽으로는 비단강을 따라 푸른 강줄기가 이어지고,
고개를 오른 쪽으로 돌려 북동 쪽을 바라보면 불티교 너머 세종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한참이나 서서 따듯한 차 한 잔 마시며 감상하고 싶은데,
(ㅋ 신세 타령 좀 하고 싶었던 게지)
이 놈의 버릇... 땀 식기 전에 걸음을 제촉한다.

 

청벽의 뷰 포인트를 지면 비로소 청벽산의 정상인데, 정상은 나무로 가려 볼 거리가 없다.
그나마 조금의 내리막을 거쳐 오르막을 타고 오르면?
사실 전망이 주는 쾌감 때문에 착각을 한다만 15분 정도를 더 오르막을 걸어야 진날산 정상이다.
뭉둑한 정상은 양지바른 곳이다. 나무 사이로 매봉재와 국사봉이 겹쳐 보인다.

걸어 1시간 쯤 지나서 매봉재에 도착
매봉재는 매봉으로 가는 갈림길 3거리다.
매봉재까지는 잠깐의 오르막만 수고를 하면 생각지 않은 능선의 묘미도 느낄 수 있다.
가뿐 숨을 돌리기 딱 좋은 장소다.

국사봉은 작은 봉우리와 조금은 더 높은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그런 봉우리들을 국사봉이라고 한다고... 신하가 임금 앞에 엎드린 모양이라고.
1시간 반을 걸어 도착한 국사봉
아무래도 누군가 돌무더기를 쌓아 올린 것 같다.
커다란 돌무덤,
일광욕을 즐기던 뱀을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 도망쳤던 기억이 난다. ㅎ
이 짧은 코스의 최고봉이라고 사람들이 정성껏 돌탑까지 쌓아 올렸다.
그냥 세상 사는 생각하다가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봉우리다.

 

국사봉만이 봉긋하고 정상부는 너른 평지 수준이다.
예전에는 뭐래도 세워졌을 법한 지형세다.
지금은 무인 산불감시 카메라가 전망 좋은 곳을 차지하고 있다.
카메라 울타리를 살짝 돌아보면 두 번째 뷰포인트다.
마티부터 금강까지 골짜기와 어우러진 풍경이 발길을 잡는다.

청벽 포인트는 사람들이 꽤 찾는 곳이라 뭔가(?)가 거추장 스럽거든.
근데 여긴 찾는 이가 드물다.
내 점심 또는 간식 포인트다. 오늘은 구기자차 한 잔과 초코파이.

 

거의 두 시간이 다 되어 산행을 마친다.
마티다.
오르기 힘들어 말도 쉬어 가는 고개라고 마티란다.
터널이 뚫리면서 드라이브나 자전거 라이더 코스로 사람들이 찾는다.

 

이제 내리막길만 남았다.
점심끼니를 생각한다.
돌아가는 길에 아이들과 먹을 탕수육과 짜장 짬뽕을 찾아가기로 한다.

다 식은 줄 알았던 등짝의 땀이 베어 나와 자동차 의자에 서려있다. 오랜만에 흘린 땀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