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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계룡산 수정봉 갑사

by 여.울.목 2022. 6. 25.

 

Climbing_2022-06-25_수정봉_갑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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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경표(山經表)
조선 영조 때의 실학자인 신경준(추정)이 쓴 도표로 한반도 멧줄기의 발원지와 분포를 강물의 수계를 따져 가계도처럼 그림으로 표시한 것이 특징
산줄기의 표현을 족보(族譜) 기술식으로 정리하여 어떤 유역들을 거느리며 변형되고 생성해 왔는지를 상세히 밝히고 있고 표의 기재 양식은 상단에 대간(大幹정맥(正脈)을 산경을 바탕으로 옆에 거리(이수(里數))를 부기해서 이를 펼치면 조선의 옛 지도에 나타난 산맥들을 산줄기와 하천 줄기를 중심으로 모든 구역의 경계가 나오도록 도표화함
금남정맥(錦南正脈)
한반도 13정맥의 하나로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주화산(珠華山, 600m)에서 시작하여 왕사봉·대둔산을 지나 계룡산으로 이어지고 부여의 부소산에서 끝나는 산줄기의 옛 이름
왕사봉·배티梨峙·대둔산·황령(黃嶺개태산(開泰山 혹은 天護峰, 360m)·계룡산·널티板峙·망월산(望月山부소산 등, 118km
출처; 위키백과

 

뭘 잘 알지도 못하면서 금남정맥을 잇고자 가보지 않은 산길을 찾았다.
백두산부터 이어져 온 산줄기는 전북 진안의 주화산이란 곳에서 호남정맥과 갈라진다. 가지쳐 나온 금남정맥은 금강을 넘지 못하고 부여 부소산에서 내려앉아 금남이란 말이 붙었다.

갑사로 가다 살짝 왼편으로 돌아서서 계룡산갑사민박에서 길을 찾는다.
바람이 거세다. 덕분에 미세먼지 상황이 금새 좋아질 거라고 기대하며 들머리를 찾는다.
언제나 이런 길은 들머리 찾기가 힘들다.
로커스맵을 쳐다보며 몇 번 갈지자를 그리다 무선통신 중계기가 설치된 전봇대 주변을 훑어 길을 찾았다.
꾸역꾸역 숲으로 들어간다.

숲은 나 같은 이방인을 반기지 않나보다.
이런 길은 한여름에 찾는 법이 아닌데...
길의 흔적은 제법 뚜렷한데 나뭇가지를 피해 걷느라 제대로 중심을 잡기 곤란하다.

등고선의 미려함에 자꾸만 속는다.
촘촘한 선을 거슬러 오르자니 너무 힘이 든다. 이내 온몸이 땀으로 흠뻑 젖는다.
오랜만의 산행이라 그런지 오른쪽 무릎이 간질거린다. 이런~ 알고 보니 벌레에 쏘이고 말았다. 긴 팔에 긴 바지를 일부러 챙겨입었는데 어찌된 일인지... 무척 가렵다.

별로 매력이 없다.
달려드는 벌레보다 숲을 헤쳐 나가는 것이 버겁다.
그래도 군데군데 펼쳐진 소나무 군락지가 인상적이다.
소나무 군락이 자리 잡은 것은 암반이라는 험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 소나무 사이로 군데군데 펼쳐지는 뷰 포인트나마 뿌연 박무 때문에 상쾌함을 주지 못한다.

잠시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숨을 돌리고 나면 다시 힘이 날 법도 한데,
오늘은 아니다. 너무 힘들다. 고단하다.

아직 오르막이 한참인데 오늘 산행은 수정봉을 절정으로 금잔디고개에서 갑사로 도망쳐 내려오기로 한다.
아무래도 산행이 약이 아니라 독이 될 것 같다.

갑사 경내를 우회해 대적전으로 내려서는데 날벌레가 잡아먹을 듯 달려든다.
~ 징그럽다.

몸도 마음도 좀 쉬게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