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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주한 마음 틈으로 '제주'를 우겨 넣으니 참을 수 없는 평온이 몰려왔다
  • 비로서 허락한 소백산 비로봉 푸른 하늘과 초록 풀밭에 그리움까지 숨겨놓고 말았다
산행 이야기

계룡산, 신원사 - 연천봉 - 갑사

by 여.울.목 2024. 2. 19.

 

 

2024-02-17_08-04_신원사_갑사.gp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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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원사-연천봉-갑사
2024.02.17.(토)
6.6km,  2:50,  2.3km/H

산악회 시산제 지내는 날이다.
자리를 놓은지 1년을 가득 채웠는데, 아직도 날씨앱을 보며 진지한 걱정을 쌓고 있다.
매달 산악회에 낯선 얼굴을 보여주시는 분들이 계신다만 꾸준히 참석하심은 드물다.
나 조차도 아침마다 이른 시간에 일어나면 가기 싫다는 생각이 임계점을 넘나든다. 하물며 산악회에 대한 애정이나 산행에 대한 진심이 아직 덜하다면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요즘, 기온차가 심할 거라는 예보에 옷 챙겨 입는데도 고민스럽다.

한 주만에 다시 찾는 계룡산 신원사 - 연천봉이다. 그래도 날맹이는 갑사다.
신원사 일주문을 지나매 다들 오가는 차량 행렬에 쓴소리를 낸다. 신원사 지나 보행도가 사라지자 다들 짜증 범벅이다.
신원사에서 연천봉까지 3.5km
보광암까지 아직 우리 일행 열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하늘은 여전히 회색빛이다.
아침 해가 반짝일거라는 기대는 일찌감치 던져버렸다.
보광암을 비켜 비로서 흙길 걷는 본격 산행을 시작한다.
등운암까지 1.8km 좀 가파른 길을 걸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온이 점점 오른다.
등짝은 땀으로 흥건하다.
선두와 후미 간격은 점점 멀어진다. 그래도 포인트마다 담소를 나누며 뒤쳐진 일행을 기다려준다.
등운암에 다다르니 바람이 꽤 칼지다.
이정표 앞에서 남은 일행을 기다려 함께 봉우리에 오르려는데, 시간이 좀 지나자 열이 식으며 등짝이 얼음짝이 되고 말았다.
등운암과 연천봉 일원은 며칠 전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아 겨울 분위기를 자아낸다. 대신 미끄러지지 않으려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연천봉(743m)에 올라서자 눈 앞에 펼쳐지는 쌀개능선 장관에 다들 오름에 가치를 잔뜩 부여한다.
200m 내려와 연천봉 고개에서 갑사로 하산을 시작한다.
갑사까지 2km를 내려서야 한다.
연천봉-갑사 구간, 물이 많을 땐 생기 있지만 봄철 초록 빛과 가을철 단풍 잠깐을 빼곤 그닥 매력 없는 코스다.
게다가 햇볕이 들지 않는 음지라 내린 눈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산 아래 생활에 익숙한지라 다들 아이젠까지는 생각지 않았다.
발끝에 신경을 모으고 몸의 중심을 잡느라 체력소모량이 많더군.
400m 높이 지점까지 가파른 구간을 엉금엉금 다녔다.
갑사를 지나 여유롭게 시산제 장소에 들어서니 햇살이 지긋이 비친다.
뿌연 하늘 사이로 비친 볕이 얼굴에 내려 앉는다.
왈칵... 봄이 쏟아져내릴 것 같더라.

오늘은 로커스 앱을 켜고 일일이 구조목과 이정목에 대한 포인트를 기록했다.
자동으로 그려지는 트랙에 만족하다 포인트마다 멈춰서 그걸 기록하려다보니 산행이 더디더군.
가다 서다를 반복하니 수없이 선두와 밀당을 해댄다.
의미 있는 지도 하나 얻으려 카페에 가입했는데, 예전처럼 지도를 쉬 내주지 않는다.
앗사리 돈을 내고 구매하라고 하면 시원할 것 같다.
어떨 땐 노예부리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새 지도를 얻으려 성의 없는 자료를 올리는 사람도 많고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견제 필요성도 이해한다만,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넘실거린다.
나도 해볼만큼 하다 말련다.
평범한 사람들이 한땀한땀 힘과 지혜를 모아 만든 전자지도를 보며 민주주의란 이런 것이구나... 생각했는데.
요즘 여러 도구나 지도 자원도 많은데 이렇게까지 폐쇄성 짙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괜한 힘빼며 다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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