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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공주 | 천태산(동혈사) 산행

by 여.울.목 2018. 3. 29.

공주 천태산(동혈사) 산행

5.7km 1:30 3.7km/h




2018-03-24_14-32-06_천태산.gpx


미세먼지... 주말마다 산행을 망설이게 하는 녀석이다.
그냥 조금 움직거리는 것이라면 마스크라도 쓰겠지만 헉헉대는 산행에 마스크가 웬말이냐~

예보에서 "보통"이라는 메시지를 보고는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선다.

공주 사혈사 중 하나인 동혈사가 있는 천태산을 찾기로 한다.
지난해 7월에 찾았다가 그만 징그럽도록 왕성한 생명력이 꿈틀대는 숲이 내뿜는 기운에 밀려 돌아서고 말았던 산이다.

그 때 느낌은 아래 포스팅한 글을 참조
http://yyh911.tistory.com/345

그리 높지도 않고 험하지도 않아 보이던데, 도저히 길을 찾을 수도 없거니와 정상까지 뚝심으로 밀고 올라가기에는 우거진 수풀, 아니 열대성 식물로 뒤덮이 숲이 무섭기까지도 했다.

그래서 녀석들 숨이 팍~ 줄어들었을 때 찾기로 하고 물러났던 산이다.



산행은 우선 첫 도전 때 그냥 되돌아서야 했던 그 막장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동혈사를 지나지 않고 광덕사를 지나 동혈사를 품고 있는 천태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다.



붉은색의 실선이 이번에 움직거린 루트다.


내비게이션에서 동혈사를 찍고 간다. 그럼 간단하지.
고갯길에 차를 받히고 오르기로 했다.
왜냐면 지도에 경로를 남기신 분의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싶었기 때문이지.

그런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동혈사까지 차를 쭈~욱 끌고 가면 편한 산행이 보장된다.

고개에 주차를 하고 몇 십 미터를 오르자 갈림길이 바로 나온다.
미리 말했던 것처럼 오른쪽 동혈사로 가면 편안한 산행이 보장된다. ㅎ
난 지난해 여름의 원수를 갚으려 지도 경로를 따라 왼쪽 광덕사 쪽으로 향한다.


드디어 그 막다른 길이다. 
아직은 겨울이라 불상 앞으로 다가서니 희미하게 길이 보인다.
길을 다라 오르면서도 반신반의...

그 길은 아래 사진의 바위 윗으로 오르자 이 바위를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여기까지 이어지는 제법 잘 닦인 길이 보이는 것이다.
그러니까 소방당국에서 재난신고 이정표를 설치하려고 물자를 나르려 기계로 낸 길이 아래 바위를 오른쪽으로 크게 돌아 만난 것이다. 한 여름엔 이것저것 다 안 보이더니...
다음 번엔 길을 잘 찾을 것 같다. ㅋ



바위를 크게 돌아 간다는 것은 아래 지도를 참고하면 좋을 듯...


활엽수 나무잎이 산 전체를 덮어서 길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렇지만 국가지점번호 이정표를 만들려 재료를 질질 끌고간 흔적이 아직까지는 역력하다.

반신반의하면서,
지도의 경로를 무시하고 깊게 패인 자국을 따라 간다.
아! 다행이다. 국가지점번호 이정표가 보인다.

정식 등산로가 맞다.
기계(아마 작은 트랙터 같은 것)로 짐을 옮기다보니 등고선을 직각으로 가르기 보다는, 등고선과 거의 평행하게 길을 낸 것이다.




아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소방당국에서 새로 낸 등산로가 거의 등고선을 따라 천태산의 뒤통수를 치고 있는 모양이다.


천태산 정상이다.
1.2km를 30분도 채 안 된 시간 동안 움직였는데,
헤맨느낌이라 그런지 한참 이동한 것 같은 느낌이다.

오히려 조망은 지난해 동혈사 석굴 앞에서 바라본 풍경이 훨씬 낫다.
봉우리가 바위인데도 나무에 가려 풍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좀 실망.

그나마 조망은... 지난해 글을 다시 참조하길 바람 http://yyh911.tistory.com/345


나만 헤맨 것이 아니다.
천태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에 리본이 달려 있다.
등산로는 떡갈나무잎으로 힘을 잃고 있다.



천태산 정상부터의 능선길은 말 그대로 산책로 수준이다.
천태산에서 능선으로의 이동은 동혈사에서 임산물 재배로 그물을 쳐 놓은 경계를 따라 움직이면 그 것이 산행로다.



헬기장에서 바라본, 왼쪽이 천태산 정상이다.

저수지로 내려서는 갈림길

이정표는 정확한 위치에 있지만, 지도의 루트는 흔적도 찾을 수가 없다.
곳곳에 이정표와 운동시설 벤치를 설치한 것을 보면 꽤 돈을 많이 들인 것 같은데 사람들의 발길이 뜸하다.



다시 되돌아 설까?
아님 갈림길을 무작정 찾아 내려가 볼까?

그냥 가산사 갈림길까지 걸어보기로 한다.
정말 산책로다.

능선이 평온하게 이어진다. 산책길이다.



동혈사 주차장까지 차를 타고 와서 잘 닦여진 아래 사진의 길을 따라 천태산도 다녀오고,
능선을 따라 가산사 갈림길까지 산책하면 딱 좋을 것 같다.

참... 웃긴 것이 내가 여름이라고 물러났던 지난해 처음 도전과 달리
아이러니하게도 다른 쪽의 잘 정비된 등산로를 보니
이 코스는 우거진 숲으로 여름철이 더 제격인 것 같군.



동혈사 주차장에서 조금만 오르면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동혈사 주차장에서 바라본 천태산.
그냥 밋밋해보이는데... 역시 산은 산인가보다.
사람을 두 번이나 오라가라 했넹 ㅋ


내려서는 길에 동혈사지가 보인다.

안내판글을 대충 옮겨본다.

의당면 춸곡리 천태산 중턱에 자리잡은 절터다.
서혈사, 남혈사, 북혈사와 더불어 공주 4혈사 중의 하나로 전해온다.
東穴寺는 銅穴寺라고도 한다. 언제 세워졌는지 전해지는 기록은 없다고 한다. 산기슭에 4.5m 높이의 축대를 쌓아 터를 조성하여 세웠는데, 현재 절터에는 조선 후기의 것으로 보이는 2동의 건물지와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3층 석탑, 조선시대 부도가 남아 있으며, 절터 뒷면 암벽에는 자연동굴 형태의 석굴이 남아 있다.

관련해서 인터넷을 뒤져보니 충남도청에 아래와 같은 글이 있어 일부를 남겨본다.

공주시 반죽동에는 대통사지가 위치한다. '대통사(大通寺)‘는 성왕 4년 양나라 황제를 위해 지어졌다는 '삼국유사'의 창건 기록을 토대로 백제 시대 최초의 사찰로 알려져 있다. 문헌에 따라 '김미경' 교수는 '대통사'를 중심으로 동서남북 4혈사가 자리했으며 옛사람들은 이를 통합하여 하나의 우주로 여겼을 것으로 짐작했다 .

충청남도 기념물 제35호인 공주시 금학동 남산에 있는 '남혈사지'는 '남혈사'의 터로 백제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되며, 고려의 국사인 '정진 대사'가 출가한 명찰로 알려져 있다. 

공주시 웅진동 망월산에 위치한 충청남도 기념물 제37호인 '서혈사지'는 백제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되는 '서혈사'의 터이다. 보물 제979호 석불 좌상 등이 출토되었다.

공주시 의당면 월곡리에 있는 '동혈사지' 도 백제 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추정되는 '동혈사'의 터이다. '동혈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 마곡사의 말사이다.

남혈사지, 서혈사지, 동혈사지는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는 반면 '북혈사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전문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강좌를 맡은 '김미경' 교수는 '대통사'를 중심으로 하는 사혈사는 '공주'에 위치하며 같은 맥락에서 '북혈사' 역시 공주 안에 위치하는 것이 맞고, 마곡사의 암자인 '북가섭암'이 '북혈사지'로 유력한 것으로 추정하고 탐방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충남넷 도민리포터의 글>

대통사지와 나머지 사혈(서혈, 남혈, 북혈)사지를 관심을 갖고 천천히 둘러봐야겠다.

금새 봄이 올것 같아 후다닥 뛰쳐나와 녀석이 잠든사이에 몰래 다녀간듯한 느낌?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