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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이야기

공주 둘레산 - 무성산_2009.04.26.

by 여.울.목 2014. 8. 29.

무성산(武城山) 613M

누군가 슬리퍼를 신고 올랐다는 산이다.

아마 홍길동 아닐까?

10년이 훨씬 지나 오랜 친구와 함께 산행을 계획했는데 단비를 핑계로 또 다음 주로 미루고 말았다. 그냥 올라도 될 것 같은데 좋은 핑계거리를 찾은 것 같다.

나라도 혼자 가볼 양으로 공주교육청에서 근무할 때 올랐던 무성산이 생각났다.

어떤 산이든 계획하고 오르는 것과 다른 이를 쫒아 무작정 따라 오르는 건 크게 다른 것 같다. 아마 두 번째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번 산행에서는 산을 오르며 느끼는 경치에 대한 감흥보다는 홍길동산성에 맘이 더 갔다.

20090426 SUN

* 시간 : 3시간 30분 코스인데 길을 잃고 헤맨 덕분인지 3시간에 종료되었다.

* 계획한 코스

한천리 마을회관 ⇒0.9 영천고개 ⇒1.3 병풍바위 ⇒ 홍길동 동굴 ⇒0.6 홍길동 산성․무성산 ⇒1 쌍달․월가리/평정․한천리 갈림길 ⇒1.2 평정/한천리 갈림길 ⇒ 임도 ⇒ 한천리 마을회관

한천리 마을회관 11:00

마을어르신께서 마을회관 앞에 주차를 했더니 버스를 돌리는 곳이라며 다른 곳에 대라고 하신다. 매립한 논바닥에 차를 대고 회관 앞 등산코를 보니 영천고개와 병풍바위를 돌아가면 지난번 산행에 가보지 않은 곳도 갈 수 있으리라 맘먹고 올랐다.

마을회관 앞의 등산안내도

영천고개? 11:30

어른도 길을 잃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천진암 쪽으로 계속 갔어야 할 것을 그만 오른 쪽길을 택하여 예정과 달리, 시간은 절약했지만 등판력을 많이 필요로 하는 곳을 올랐다. 하늘이 보이고 드디어 능선에 다다랐다. 바로 이곳이 임도의 끝부분이다. 등산로와 임도의 갈림길에 빛바랜 리본이 있어 간신히 산행길을 찾아 나선다.

길을 헤매다 찾은 등산로와 임도

병풍바위 12:00

그냥 병풍바위라고 하자. 위도 36.32.23 경도 127.3.31 지점이다. 제대로 된 이정표를 처음 본다. 어찌나 반갑던지. 어지간히 위로 올라왔더니 큰 바위를 많이 볼 수 있다.

병풍바위가 어딘지 모르겠지만 여기 같다. 왼쪽으로 가면 사곡면 쪽이다.

헬기장 2곳 12:17

헬기장이다. 무성산 정상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서쪽으로는 대중리가 보이고, 동남쪽으로는 멀리 신관동 아파트단지와 옥룡도 우리 아파트도 보인다. 그 뒤로 같이 붙어 있는 듯 계룡산 줄기도 보인다. 613m가 장난은 아닌 것 같다.

코앞에 무성산이 보인다

멀리 신관동 아파트도 우리집도 그 뒤에 계룡산

홍길동 동굴 12:30

내려갔다 올라와야 한다. 1백 미터. 그러니까 2백미터다. 그냥 내려가도 된다. 아까 임도의 끝이라는 부분이 거꾸로 시작점이 되어 그냥 내리달리면 만난다.

언제 산좋아 회원들과 오를 때 지금코스를 거슬러 이곳으로 이렇게 내려 가면 될 것 같다.

홍길동 동굴이 진짜 있었나 보다. 동굴이 막혔다는 곳은 정말로 바위가 아직도 날카로운 정도를 보니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옛날에 무너져 내린 것 같다.

홍길동 동굴 위의 엉성한 전망대에 서 보니 평정저수지가 참 아름답게 보인다.

홍길동 산성 12:45

처음 산행 때 기억으로는 산꼭대기에 돌무더기 조금 있을 뿐이었다. 지금도 그 때 사진이 있다. 그래서 그냥 산에 잡석이 많으니 사람들이 지어내어 홍길동 산성이라고 했나보다... 생각했는데 상상외로 산성의 규모가 제법이다. 산성의 이곳 저곳을 둘러보느라 경치감상은 접어두고 말았다.

갈림길1 13:20

점심 먹는 시간이 꽤 길었다. 20분 이상을 먹고 나니 시간이 훌쩍 흘렀다. 그냥 반듯이 내리 달리면 월가리 쪽이다. 그러니까 참고 가면 천안 광정부터 시작되는 능선에 접어든다는 그 긴 코스다. 참자. 한천 쪽으로 향한다.

갈림길2 13:40

등산로를 낸 것인지, 산 정상에 산불감시 카메라를 설치하려고 통행로를 낸 것인지. 엔진 힘 좋은 4WD를 타고 정상까지 오르기 충분한 길이다. 하지만 내려가는데 발꼬락이 아플 정도로 경사가 있으니 오를 때 좀 힘이 들 것이다.

길을 헤매다 만난 그 임도가 여기까지 이어진다. 그러니까 여기까지 차를 몰고 올 수 있다. 관리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자물쇠를 열고 그 끝까지 갈 수 있으리라.

갈림길에서부터는 간간히 비포장길도 있지만 대부분 콘크리트 포장길로 한천 마을 회관까지 이어진다.

한천리마을회관 산행종료 14:00

이 산에 돌맹이가 많은가보다